국내 라이트노벨 출판사의 게임시장 진출이 시작됐다.
국산 라이트노벨 IP(지적재산권)의 게임화가 계속되고 있다. 이미 시장에 나온 작품이 하나, 이외에도 현재 2개의 신작이 개발 중이다. 게임화를 주도하고 있는 라이트노벨 출판사는 이번 사례가 단발성 이슈가 아닌 새로운 사업모델임을 분명히 했다.
처음 포문을 연 것은 장르문학 전문출판사 ‘디앤씨 미디어’였다. ‘시드노벨’이라는 라이트노벨 브랜드를 보유한 이 회사는 올해 5월 자사의 라이트노벨 IP를 이용한 소셜게임 <My Egg ~ 시드 농장 이야기>(이하 시드 농장 이야기)를 론칭했다.
디앤씨 미디어는 모바일게임 개발 스튜디오 ‘디앤씨 게임즈’를 통해 자사 IP와 연계된 모바일게임과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개발팀이 독자적으로 진행 중인 오리지널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라이트노벨 전문 출판사 ‘노블엔진’은 최근 2차례에 걸쳐 자사 라이트노벨 IP의 게임화를 알렸다. 5월 21일에는 ‘가랑’ 작가의 라이트노벨 <우리집 아기고양이>의 모바일게임 개발 계획을 공개했고, 6월 4일에는 라이트노벨 <엔딩 이후의 세계>를 쓴 ‘류세린’ 작가의 미출판작 <당신과 나의 어사일럼>을 비주얼 노벨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노블엔진은 현재 외부 개발사와의 협업을 통해 두 작품을 개발 중이다. 노블엔진은 앞으로도 외부 협업을 통해 자사의 라이트노벨 IP를 게임으로 만들어 선보일 계획이다.
■ 콘텐츠 수익률 증대와 독자 유입효과 기대
그동안 다른 문화콘텐츠 IP의 게임화는 게임사가 주도적으로 나선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IP를 보유한 출판사에서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각 출판사 관계자들은 이러한 흐름의 이유로 ‘원 소스 멀티 유즈’를 꼽았다. 소설 하나가 나오기까지 적지 않은 노력이 들어가는 만큼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IP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최근 모바일 소셜게임 <시드 농장 이야기> 론칭한 디앤씨 게임즈의 관계자는 “출판시장은 나날이 독자가 줄어드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라이트노벨이 다른 콘텐츠로 진출할 창구도 많지 않다. 하지만 게임은 이미 많은 독자에게 익숙해진 콘텐츠이며 라이트노벨과 궁합도 잘 맞는 편이다. 라이트노벨 IP의 게임화는 출판사와 원작자 모두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출판사 관계자들은 또 다른 이유로 게이머들의 라이트노벨 유입 효과를 꼽았다. 현재 온라인 CCG <소드걸스>의 소설화와 자사 라이트노벨 IP의 게임화를 진행 중인 노블엔진의 관계자는 “지난해 <소드걸스> 시리즈를 소설화하면서 게이머와 독자 간의 많은 교류가 있었다. 소설을 읽고 게임을 시작한 이는 물론이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많았다. 이처럼 게임과 라이트노벨은 상당 부분 관심사를 공유하기 있다. 출판사 입장에서도 작품 홍보나 시장확대 측면에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블엔진의 <우리집 아기 고양이>(왼쪽)와 <당신과 나의 어사일럼> 게임화 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