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작았고, 생각보다 가벼웠습니다. 그런데도 진동 하나는 끝내줬습니다. Xbox One 컨트롤러를 처음 만져 본 소감입니다. 직접 체험한 Xbox One 컨트롤러는 기존의 Xbox360 컨트롤러와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느낌을 줬습니다. MS가 괜히 수 십 가지를 고쳤다고 자랑한 게 아니더군요.
다만 컨트롤러를 처음 잡는 사람에게는 조금 어색했고, 지나치게 민감한 아날로그 스틱처럼 사람에 따라 좋고 싫음이 나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미국(LA)=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 생각보다 작다! 그리고 가볍다!
Xbox One 컨트롤러는 일단 작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이미지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Xbox360 컨트롤러에 비해 전체 크기가 조금 작아졌고, 볼록하던 외형도 평평해졌습니다. 덕분에 손으로 잡아 보면 실제 크기보다 많이 작다고 느끼게 됩니다. 무게도 상당히 가볍습니다만 E3 행사장에 전시된 컨트롤러는 케이블이 연결된 만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습니다.
크기는 작지만 손에 쥐는 느낌, 일명 ‘그립감’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일단 손바닥 안에 컨트롤러 전부가 들어가고, 트리거 버튼이 길고 바깥으로 휘어 있어서 안정적으로 컨트롤러를 잡을 수 있습니다. 트리거를 누르기도 쉽고요.
아날로그 스틱의 크기도 조금 줄었는데요, 대신 매우 민감해졌습니다. 아주 조금만 움직여도 즉각 반응하고, 조금만 크게 꺾어도 화면이 휙 돌아갈 수준입니다. 스틱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탄성도 좋아진 덕분에 오동작을 낼 확률은 적어 보입니다만, 민감한 아날로그 스틱이 싫다면 약간 당황할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전면 버튼 사이의 간격도 줄었습니다. 일단 X, Y, A, B 버튼 전부가 이전보다 아래로 내려왔고 버튼 사이도 좁습니다. 버튼을 오가며 ‘비비는 동작’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2개 이상의 버튼을 동시에 누를 때도 손이 매우 편합니다. 엄지에 힘을 주지 않고도 가볍게 Y 버튼에 손가락이 닿는 게 좋네요.
트리거는 최고! 손가락이 미끄러지지 않고 누르기도 편합니다.
■ 4개의 모터로 구현되는 환상적인 진동
기능면에서는 대폭 발전했습니다. 특히 진동이 환상적입니다. Xbox One 컨트롤러는 내부에 4개의 진동모터를 탑재했습니다. 2개의 모터는 기존처럼 컨트롤러 양쪽 하단에, 새로운 2개의 모터는 상단의 트리거 부분에 위치합니다.
4개의 모터가 전부 다르게 움직이고, 진동의 세기도 다릅니다. 덕분에 다양한 경험도 가능한데요, 예를 들어 자동차 바퀴가 굴러가는 도중에는 컨트롤러 양쪽 아래에 묵직하게 진동이 울리다가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왼쪽 상단의 모터가 툭, 툭 치듯 울립니다. 마치 브레이크가 바퀴의 휠에 닿아 튕기는 것처럼요.
심장박동을 나타낼 때는 컨트롤러 상단의 모터가 좌우로 번갈아 아주 가볍게 떨립니다. 고속으로 회전하는 개틀링건에서는 4곳의 모터가 모두 크게 진동하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대신 상단의 2 모터는 하단의 모터와 다른 박자로 울립니다. 진짜로 흔들리는 느낌을 받게 되죠.
감각이 둔한 손바닥에는 묵직한 진동을, 상대적으로 예민한 검지손가락에는 가볍고 약한 진동을 줌으로써 컨트롤러 하나로 다양한 진동을 구현한 셈입니다. 이를 자랑이라도 하듯 MS 부스에서는 컨트롤러의 진동을 보여주기 위한 특별 체험대가 마련됐을 정도입니다. 영상으로 보시죠.
■ 발전한 D패드. 손이 큰 유저는 아쉬울 수도…
Xbox360에서는 악평을 듣던 D패드도 나아졌습니다. 일단 패드가 십자키 부분만 남기고 컨트롤러에 묻혔습니다. D패드의 높이가 낮아진 덕에 패드를 누르다 다른 방향이 함께 입력되는 오작동 확률도 많이 줄어들었죠. 한 바퀴 입력도 이제는 자연스럽습니다. 쓰고 나니 좋아진 부분이라기보다는 이제야 평범한 ‘십자키’답게 변한 것 같네요.
아날로그 스틱의 탄성도 좋습니다. (관계자에게 한 소리 들을 때까지) 이리저리 튕겨도 스틱이 꼬박꼬박 정확한 자리로 돌아갑니다. Xbox360의 아날로그 스틱이 사용할 때마다 기본 위치가 조금씩 달라지던 것과 비교됩니다. 크기가 줄어들면서 아날로그 스틱을 이리저리 움직이기가 조금 더 편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만 손이 큰 유저는 이전의 Xbox360 컨트롤러에 비해 불편함을 느끼기 쉽습니다. 컨트롤러가 작아지면서 양손이 지나치게 가까이 붙게 되고, 가까운 간격의 버튼도 실수로 누르기 십상입니다.
그립감부터가 확 다르다 보니 기존의 Xbox360 컨트롤러를 사용하던 유저라면 탄성부터 크기까지 약간의 적응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손가락이 굵은 기자들은 X 버튼을 누를 때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에 엄지 손가락이 닿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익숙해져야만 해결될 문제로 보이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