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는 12일(현지시간) 미국 LA 옥스포드 호텔에서 <와일드스타>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지난해 게임스컴에서 처음 공개된 <와일드스타>는 엔씨소프트가 북미와 유럽 시장을 겨냥해 <길드워 2> 다음 신작으로 준비 중인 MMORPG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과거 <울티마 온라인 2>의 리드 프로그래머였던 제레미 가프니가 처음으로 기자들고 만나 직접 <와일드스타>의 핵심 디자인과 주요 콘텐츠를 설명했다. 현재 카바인 스튜디오를 총괄하고 있는 그를 E3에서 직접 만났다./LA(미국)=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와일드 스타>는 전형적인 SF(공상과학) 기반의 MMORPG다. 제레미 가프니의 말을 빌리면 “최고의 MMORPG”를 목표로 레벨업의 재미와 최고 레벨 달성 이후 즐기는 엔드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빠른 전투와 다양한 액션, 이를 위한 조작의 재미에 개발력을 집중했다.
여기서 말하는 ‘조작의 재미’는 빠른 액션에 대응하는 쉴 틈 없는 컨트롤이다. 이를 위해서 <테라>와 <리니지> 같은 MMORPG의 조작요소를 살펴보고 영감을 얻어 <와일드스타>만의 빠르고 쉬운 조작을 구현해냈다.
콘텐츠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강조해온 ‘개인의 선택’(Path)을 통해서 기존 MMORPG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게임 안에서 과학자, 모험가, 군인, 정착민 등 직업에 따라서 다른 유저와의 교류, 전투, 탐험 등 자신의 성향에 맞는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예를 들어 군인은 전투라는 개인의 선택에 따른 성향적 플레이를 가능하게 한다. 10~20레벨이라는 비교적 초반부터 거대한 로봇을 상대하는 레이드를 즐길 수 있는데, 이는 제대로된 전투를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특화 콘텐츠다.
정착민 직업의 경우 건물을 만드는 등 다른 유저들이 필요한 생활 공간을 직접 구축할 수 있다. 이처럼 직업별로 즐길 수 있는 차별화된 지역을 만들고, 각자의 선택에 따른 플레이와 서로 교류하는 플레이를 경험해 나가도록 유도했다.
엔드 콘텐츠 중의 하나는 하우징 시스템이다. <와일드스타>의 하우징은 건물 외부는 물론 세부적인 내부 인테리어까지 유저가 선택할 수 있다. 건물 밖의 일부 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등 다양한 생산활동도 가능하고, 이를 위한 퀘스트를 자신이 만들어 수행할 수도 있다.
제레미 가프니는 “<와일드스타>의 콘텐츠는 현재 약 100~200 시간 분량이 준비돼 있다. 우리 목표는 풍부하면서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레벨이 낮아도 즐길 수 있는 전투 외에도 다른 유저들과의 교류를 통해 다양한 성향을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발표회 현장에서 제레미 가프니와 한국 기자들이 나눈 질의응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카바인 스튜디오에서 <와일드스타> 개발을 맡고 있는 제레미 가프니.
최근 MMORPG도 모바일 연동을 하는 추세다. <와일드스타>도 개발 단계부터 모바일 등 멀티플랫폼을 생각했나?
제레미 가프니: 세계적으로 점점 멀티플랫폼이 추세를 이루고 있는 것 같다. 특히 한국은 모바일게임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북미는 아직이다. 현시점에서 <와일드스타>의 멀티플랫폼, 혹은 모바일 연동에 대해 고려는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나온 <길드워 2>는 성공적인 성과를 얻었다. <와일드스타>는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예상하고 있고, 아시아 지역 서비스는 일정은 어떻게 되나?
카바인 스튜디오가 <길드워 2>를 개발한 아레나넷과 함께한 지 2년 정도 됐다. <길드워 2>의 놀라운 성과를 잘 보고 있고, 또한 게임 자체도 좋아한다. 이를 보면서 <와일드스타>는 더 잘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아시아 지역의 서비스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북미 유저들과 아시아 유저는 취향이 다른 만큼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하우징 시스템을 매우 강조하고 있는데, 길드를 중심으로 자신만의 마을이나 도시를 만들어 낼 수도 있는지 궁금하다.
아쉽지만, 하우징은 개인에게 안전하면서도 재미있는 공간으로 마련되어 있어 1인으로 사용이 제한된다. 대신 길드를 위한 공간으로 ‘워팟’이라는 요새가 준비돼 있다. 이 안에서 40명이 함께 전투할 수 있는데, 워팟 내의 보스를 납치하는 등 다양한 재미를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앞서 2개 진영으로 나뉘는 것으로 설명했는데, RvR 등의 전투는 어느 정도 규모로 준비하고 있나?
가장 거대한 규모의 전투는 엑자일과 도미니언 진영의 팩션 전투다. 사실 온라인게임은 전투를 즐기는 유저와 전투 외의 콘텐츠를 즐기는 유저로 나뉜다. 팩션 전투는 전투를 즐겨 하는 유저들을 위한 것으로 이를 원치 않는다면 또 다른 탐험 등 다른 콘텐츠를 즐기면 된다.
통계적으로 북미 유저의 60~65%, 한국은 40~45%가 혼자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싱글플레이를 즐기는 사람들도 <와일드스타>에서는 더 많은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정말 전투가 싫다면 아예 하지 않고 레벨업도 가능하다.
PC 요구사양과 향후 OBT 일정이 궁금하다.
지금 CBT를 진행 중으로, 테스트를 통해 안정적이고 콘텐츠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OBT를 시작할 것이다. PC의 요구사양은 글로벌 서비스를 목표로 하는 만큼 중국 유저들도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낮은 사양에서도 무리 없이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리니지>와 <테라>를 참고했다고 했는데, 기존 MMORPG를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한국 MMORPG를 보고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전투에 대해서는 잘 만들어진 만큼 이를 참고해서 <와일드스타>의 전투를 어떻게 발전 시킬지 고민했다. 특히 그룹 전투에서 유저간 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는 영감을 얻었다. 예를 들어 유저 사이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일일이 말하거나 채팅할 필요 없이, 텔레그래프를 통해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개발 중인 콘텐츠를 유튜브에 공개하고 있다. 영상 공개 전략은 무엇인가?
비디오 통해 입소문을 많이 내는 것이다. 그 덕분인지 2만 명 모집이 목표였던 CBT에 지금은 49만 명 이상 참가를 신청했다. 그동안 많은 것을 보여주지 않았는데도 많은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하다. 영상은 마케팅 용도가 아니다. 팬과 유저의 반응을 듣고 재미있는 것을 추가하고 그렇지 않은 것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IP보다 게임 자체의 재미로 승부하려 한다.
아시아 유저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요소가 있다면?
아시아를 위해서 한국의 본사와 많은 의견을 주고받으며 공부하고 테스트도 하고 있다. 북미에서는 바위로 만들어진 ‘그라녹’이라는 캐릭터를 좋아하는데, 아시아는 못생긴 캐릭터를 별로 안 좋아하더라. 그래서 지역별 그래픽 옵션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