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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E3토크] 키넥트를 품은 XO, 현실에 집중한 PS4

E3 2013에 다녀온 기자들의 전체적인 소감

현남일(깨쓰통) 2013-06-17 19:03:52

 

차세대 콘솔이 실체를 드러낸 E3 2013이 지난 13일(미국시간)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E3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Xbox One과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의 PS4 실물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한편으로는 <비욘드 투 소울즈> 같은 현세대 콘솔용 기대작도 다수 공개됐습니다.
 
뜨거웠던 E3 2013. 그렇다면 과연 직접 발로 뛰면서 현장을 취재한 기자들은 올해 E3를 돌아보며 무엇을 느꼈을까요? LA로 출장을 다녀온 깨쓰통(현남일), 한낮(안정빈), 석모도(남혁우)의 마무리 토크를 정리했습니다. /정리: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 맛보기 성격이 강했던 차세대 콘솔 전쟁
 
깨쓰통(출장팀 대장): 자,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올해의 E3도 끝났고, 다들 한국 돌아와서 부족했던 잠도 충분히 보충했을 테니 슬슬 마무리해 봅시다. 각자 올해 E3 2013에 다녀온 소감을 말하자면?
 
석모도(출장팀 막내, 올해 첫 E3 취재): 저 같은 경우에는 올해 E3 현장취재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하나하나가 다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차세대 게임기를 직접 만져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고, 아직 발매가 한참 남은 신작도 미리 체험해볼 수 있어서, 몸은 피곤하지만 정말 신나고 즐거웠던 경험이었습니다.
 
다만 세계 최대의 게임쇼니까 행사장 곳곳에 코스튬 플레이한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무언가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도 많은, 게이머들의 순수한 열기로 가득 찬 게임쇼일 줄 알았는데, 전체적으로는 좀 얌전(?)해서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깨쓰통: E3는 일반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쇼(컨슈머 게임쇼)가 아니라, 미디어 관계자들이나 비즈니스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니까 어쩔 수 없지. E3는 일반인들 입장료가 우리 돈으로 100만 원이 넘는다고? 그런 분위기를 원했다면 독일 게임스컴이나 일본 도쿄 게임쇼를 가야해.
 

아, 물론 그렇다고 해서 코스튬 플레이가 하나도 없고, 이른바 ‘덕스러운’ 게임이 전혀 없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른 게임쇼에 비해 적었다는 뜻이죠.(사진 위쪽은 코에이테크모 부스의 모습, 아래는 <베요네타 2>의 코스튬 플레이)
 
한낮(출장팀의 든든한 허리): 전체적으로 봤을 때 올해 E3는 그래도 ‘최악으로 볼 것 없었던’ 지난해보다는 훨씬 나았다는 느낌이었어요. Xbox One과 PS4를 직접 만져볼 수 있었고, 다양한 신작들도 체험해볼 수 있었죠. 게다가 지난해는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게임들밖에 없어서 “아, 이것이 세기말인가” 하는 느낌이었는데 올해는 나온 게임들의 장르도 다양했고, 참신한 신작도 많아서 즐거웠습니다.
 
다만 기대했던 Xbox One과 PS4의 경우에는 ‘하드웨어’ 외에 차세대 게임기에 어울리는 새로운 신작들이 생각보다는 많이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무언가 맛보기로만 살짝 보여줬다는 느낌?
 
깨쓰통: 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E3 사전 컨퍼런스에서는 <파이널 판타지 15>라든가 <메탈 기어 솔리드 5> 같은 차세대 라인업이 적지않게 공개됐지. 하지만 정작 E3 2013 현장에서는 해당 게임을 찾아볼 수 없었어.
 
한낮: 그나마 전시돼 있었던 Xbox One이나 PS4용 게임을 살펴보면 대부분 ‘현세대 콘솔용 게임과 별 차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Xbox One 부스에서 가장 크게 밀었던 타이틀 중 하나인 <라이즈: 선 오브 로마>의 경우에는 그냥 Xbox360 게임과 큰 차이가 없었잖아요? 무언가 ‘차세대 게임기’에 걸맞는 신작을 현장에서 많이 볼 수 없어서 아쉬웠어요.
 
석모도: 그러고 보면 소니 부스 역시 PS4에 특화된 타이틀은 극히 적었어요. 현장에서 PS4 컨트롤러(듀얼쇼크 4)를 이용하는 게임, 아니 그 이전에 듀얼쇼크 4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할까요?
 

차세대 콘솔용 체험존이 있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그 비중은 높지 않았습니다.

 

석모도: 다만 Xbox One이나 PS4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순수하게 ‘게임’만 생각하고 E3 행사장을 둘러보면 굉장히 다양하고 재미있는 신작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배틀필드 4>의 EA, <더 디비전>과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의 유비소프트, <라이트닝 리턴즈 파이널 판타지 13>의 스퀘어에닉스, <디즈니 인피니티>와 <판타지아>의 디즈니…. 흥미로운 게임들이 너무 많아서 즐거웠네요. 대부분 PS3나 Xbox360 같은 현세대 콘솔용 게임이라는 게 반전이기는 하지만요.
 
깨쓰통: <비욘드 투 소울즈>를 빼놓으면 안 되잖아?
 
한낮: 아오… 최고예요. 최고. 말이 필요 없음. 이번 E3 최고의 타이틀을 꼽으라면 전 그냥 <비온드 투 소울즈>에 몰표를 주겠습니다. <헤비레인> 이후 퀀틱드림이 진짜 제대로 신내림 받았어요. 나오면 무조건 사야 합니다.
 

 
깨쓰통: 결론적으로 차세대 콘솔은 이번 E3에서 ‘맛’만 보여줬다는 느낌이고, 아직은 현세대 콘솔이 주류라는 점을 각인시켜줬다고 봐야겠네? 하긴 Xbox One이나 PS4나 발매일까지는 시간이 꽤 남아 있으니(2013년 말 발매) 벌써부터 모든 것을 다 공개하기에는 이르다고 할 수 있지.
 
 
■ 그래도 일단 결론을 내보자! Xbox One VS PS4

깨쓰통: 자, 생각만큼 ‘본격적으로’ 나오진 않았어도, 어찌되었든 이번 E3에서 최고의 화제를 모은 것은 Xbox One과 PS4였단 말이야. 그런 만큼 이번에는 어느 쪽이 더 좋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고.

한낮: 뭐, 현재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보이는 반응도 그렇고, 실제 현장에서 Xbox One과 PS4를 둘다 만져보고 라인업을 본 저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PS4의 승리 아닐까요? 공개된 라인업은 ‘최대한 좋게 봐줘서’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고 쳐도, 현장에서 Xbox One은 너무나도 보여준 것이 없었어요. 

솔직히 저는 Xbox One 부스에서 <타이탄 폴>이나 <데드 라이징 3>정도는 시연대가 공개되어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두 게임 모두 시연대는 커녕, 개발자들이 게임에 대해 소개하는 비공개 세션이 전부였잖아요? 그렇다고 두 게임 빼고 뭔가 특별한 게임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좌우지간 보여준 것이 너무 없었어요.

석모도: 저도 PS4에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현장에 공개된 타이틀도 PS4가 Xbox One에 비하면 괜찮았고, 무엇보다 두 게임기가 어마어마하게 차별화되는 것도 아닌데 ‘100 달러’라는 가격 차이가 난다는 점은 Xbox One 입장에서는 치명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PS4는 399 달러, Xbox One은 499 달러로 본체가격이 공개되었다)


[관련기사]  “399 달러!” PS4 가격에 열광하다

 

깨쓰통: 아, 그런데 나는 두 게임기 중 어느 쪽이 더 좋다고 판단하기는 좀 미묘하다고 생각해. 특히 그 가격 부분에서 할 말이 있는데, 기억해야 할 것은 Xbox One은 ‘키넥트’가 포함된 가격이고, PS4는 ‘플레이스테이션 카메라’가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라는 사실이란 말이지.(59 달러에 별도 판매) 그런 만큼 단순히 가격만 놓고 무조건 PS4 우세라고 단정 짓는 건… 글쎄. 좀 미묘하달까.
 
그리고 난 여기서도 두 게임기가 방향성이 차이를 드러냈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Xbox One은 키넥트를 본체에 내장시킴으로써 앞으로 차세대 게이밍에서 키넥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인 반면, PS4는 모션센서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기존과 흡사한 게임환경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이거지.
 
실제로 이번 E3 행사장을 살펴보면 Xbox One은 신작 타이틀보다는 Xbox One용 패드의 새로운 기능이나 새로워진 키넥트의 기능을 알리는 데 많이 힘을 쏟고 있었잖아? 반면 PS4는 듀얼쇼크4의 새로운 기능을 알리는 것보다는 ‘타이틀’ 그 자체에 집중하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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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생각해 보면 확실히 그렇네요. 이번에 Xbox One 기술 매니저를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매니저는 ‘키넥트 전용’ 게임이 아닌, 기존 장르의 게임이라고 해도 키넥트를 활용해서 보다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해진다는 점을 강조하더라고요.
 
가령 FPS게임에서는 (굳이 키넥트 사용을 위한 3미터의 공간을 확보하지 않아도) 키넥트가 플레이어의 움직임을 읽어서, 깜짝 놀라는 반응을 보이기만 하면 자동으로 ‘방어’ 동작을 취한다거나,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면 그에 대응하는 움직임을 게임 속에서 구현한다는 식이었어요.
 
석모도: 흥미롭기는 한데, 그와 같은 키넥트 활용은 MS가 직접 개발하는 게임에만 해당하는 이야기 아닐까요? 그러니까 과연 서드파티 게임들도 그렇게까지 키넥트를 적극 활용해서 게임을 개발할까 하는 거죠. 그냥 그건 MS가 제시하는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느낌이 드는데요?
 
깨쓰통: 물론 그렇긴 하지. MS가 저렇게 키넥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하고는 있지만, 서드파티 게임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있지. 그러니까 Wii U라든가 Wii U라든가 Wii U처럼 말이야.
 
한낮: 흠… 결론을 내려 보면 Xbox One은 키넥트를 활용한 ‘미래’에 승부수를 띄웠고, PS4는 막연한 미래보다는 가격처럼 보다 ‘현실적인 부분’에서 승부수를 띄웠다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물론 그 승부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할 테고 말이죠.
 
깨쓰통: 아, 물론 키넥트나 가격을 떠나서 중고게임에 대한 정책이나 온라인 인증 시스템에 대해서는 나도 PS4의 압승이라고 생각해.

석모도: 그건 뭐, 볼 것도 없지 않나요? 업자가 아닌 게이머 입장에서는 당연히 PS4 쪽이 훨씬 좋죠.(웃음)


■ 올해 E3는 게임스컴을 위한 예고편?

깨쓰통: 이야기가 길어지니까 슬슬 마무리를 짓자. 다들 올해 E3를 총평하자면? 

한낮: 전체적으로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도 있었던 E3였네요. 비록 Xbox One과 PS4가 기대만큼 많은 것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행사장에 공개된 신작들은 예년에 비해 장르도 다양했고, 볼거리도 많았어요.
 
대중의 관심에서는 많이 벗어나 있었지만, 닌텐도가 공개한 Wii U용 신작들도 기대되는 타이틀이 많았을 정도였으니 할 말 다했다고 할까요? 특히 <베요네타 2>는… 이거 Wii U를 사야 하나 고민이 들 정도로 좋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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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모도: 저도 전체적으로 재미있었습니다. 최근 들어 “E3가 재미없다”. “예년만 못하다” 같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올해는 그런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차세대 콘솔의 진면목을 체험할 만한 기회가 없어서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뭐라고 할까요? E3 이전의 차세대 게임기 발표행사와 컨퍼런스가 ‘발단’이었다면 이번 E3는 ‘전개’였다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그런 만큼 오히려 이번 E3도 E3지만 오는 8월에 열리는 독일 게임스컴도 기대됩니다. 제대로 ‘절정’을 보여줄 것 같은 느낌이라서요. MS와 소니가 이 정도로 끝낼 것 같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한낮: 결국 올해 E3는 게임스컴을 위한 추진력을 얻기 위한 발판이었다?(웃음) 아, 이거 게임스컴 엄청나게 가고 싶어지네.
 
깨쓰통: 자, 어쨌든 올해 E3 모두 수고했어. 아직 쓰지 못한 기사들도 어느 정도 남았으니까 모두 마지막까지 힘내자고.
 
한낮&석모도: 수고하셨습니다~!
 

2014년 6월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E3 2014. 과연 상황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