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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야구게임으로 페이스북에서 ‘홈런’, 비결은?

‘베이스볼 히어로즈 글로벌 론칭 사례’ 강연

김진수(달식) 2013-07-03 20:14:43

‘페이스북 선정 2012년 올해의 게임 12위 및 스포츠 게임 중 1위, 최고 월간 사용자 수 410만 명, 총 설치 수 1,600만.’

 

이 성과는 북미나 유럽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페이스북 소셜게임 시장에서 한국 개발사 신타지아가 <베이스볼 히어로즈>로 거둔 것이다. <베이스볼 히어로즈>는 페이스북을 통해 서비스하는 소셜 야구게임으로, 페이스북 소셜게임에서 스포츠 장르에 도전해 눈에 띄는 성과를 얻었다.

 

그렇다면 <베이스볼 히어로즈>는 어떻게 이런 결실을 맺었을까? 신타지아 이성민 대표는 3일 ‘게임테크 컨퍼런스 2013’에서 ‘베이스볼 히어로즈 글로벌 론칭 사례’ 강연을 통해 비결을 공개했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관련기사] 국산게임, 페이스북 소셜게임 ‘스포츠 1위’


 

신타지아 이성민 대표

 

 

■ “검증된 소재이면서 남들이 쉽게 따라할 수 없어야 한다”

 

신타지아는 2009년 설립됐을 때부터 해외 서비스를 생각하고 게임을 개발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그리고 과거의 어떤 시장에서든 검증받은 게임 구조와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과거 사례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신타지아가 처음으로 찾은 답은 ‘도시건설’이었다. 이미 <심시티>로 검증받은 게임성과 소재이니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고 기획에 착수했다. 기획이 마무리될 무렵, ‘이 게임은 너무 쉽다’는 의문이 생겼다.

 

징가의 성공 사례 등으로 페이스북 소셜게임에 거대 자본이 유입되던 시기였고, 개발자가 5명 정도였던 신타지아에서는 남들과 비슷한 소재를 사용한다면 자본력에 밀려 성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렇게 도시건설에 대한 기획을 버리고 다른 소재를 찾았다. 이번에는 야구였다. 이 대표는 “야구는 그 자체로 게임이자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그리고 SNS 플랫폼에서 야구를 소재로 한 게임들이 나오지 않은 시기였으면서도 검증받은 게임성을 갖고 있다. 남들이 쉽게 도전하지 않는 소재를 택해야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의 첫 번째 예측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도시건설 게임이 앞다퉈 나오면서 서로 경쟁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중에서 징가의 <시티빌>은 한 달 만에 월간 사용 유저 1억 명을 모으며 최고 흥행작으로 떠올랐다. 이 대표는 여기서도 ‘시사점’을 얻었다. 적절한 시기에 게임을 출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게임의 완성도라는 점이다.

 

<시티빌>은 다른 도시건설 게임보다 늦게 나왔다. 그러나 1년 반을 투자해 그동안 검증받은 게임성을 두루 담아낸 결과, 늦게 나왔음에도 가장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는 게 이 대표의 분석이다.

 

그는 <시티빌>의 사례를 통해 다른 야구게임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으니 남들이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완성도가 있는 게임을 출시하기로 마음 먹었다. 바로 ‘선택과 집중’이다. 신타지아는 게임이 재미있을 때까지 개발하기로 작정했고, 실패했을 때를 대비한 차기작을 구상할 시간조차 <베이스볼 히어로즈>에 집중하기로 했다.

 

페이스북에 등장했던 도시건설 게임들의 성과. 수직 상승한 선이 징가의 <시티빌>이다.

 

 

■ “글로벌 서비스, 10개 이상의 언어를 준비하라”

 

이 대표가 <시티빌>에서 얻은 또 하나의 교훈은 처음부터 다양한 언어를 지원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전 세계 서비스를 목표로 하는 <베이스볼 히어로즈>는 가급적이면 많은 언어를 지원해야 유저 수를 늘리는 데 유리했다.

 

그는 “보통 야구는 한국, 미국, 일본, 쿠바에서만 인기가 많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미국 주변 국가나 대만 주변의 동남아 등지에서도 인기가 있다. 유럽에도 야구 동호회나 사설 리그가 있을 정도다”며 야구는 세계 곳곳에 전파된 스포츠임을 강조했다.

 

유럽 한 국가에서 10만 명의 유저가 생기고, 옆 나라에서 10만, 20만 명의 유저가 더 있다면 여러 나라를 합쳐 100만 명이라는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유저풀이 생기는 셈이다. 그는 이렇게 유저 수를 확보하기 위해 출시 시점부터 10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베이스볼 히어로즈>가 지원하는 언어는 15종 이상이다.

 

이런 다국어 지원 정책은 <베이스볼 히어로즈>의 초기 흥행에 큰 도움이 됐다. <베이스볼 히어로즈>는 클로즈 베타테스트(CBT) 당시 작은 규모의 마케팅만 집행했기 때문에 론칭 초기에 어떻게 유저를 끌어모아야 할지가 고민이었다.

 

그런데, 처음에 핵심 시장으로 기대했던 북미가 아니라 멕시코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멕시코에서 CBT 1주일 만에 1만2,000 명으로 유저 수가 증가했다. 처음부터 다국어 지원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 <베이스볼 히어로즈>의 밑바탕이 된 멕시코 유저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 “잘 키운 유저 하나, 열 마케팅 안 부럽다”

 

신타지아는 CBT 기간 중에 1만 여 명의 유저를 모았지만, CBT 종료 후 또 하나의 고민이 생겼다. 게임을 정식으로 서비스하기 전까지 유저들이 게임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일이었다.

 

그들이 찾은 답은 페이지 운영이었다. CBT가 끝난 후 <베이스볼 히어로즈>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에는 1만여 명의 팬이 남아 있었고, 게임 서비스를 기다리며 댓글로 의견을 주고받는 등의 활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신타지아는 CBT 종료 후 정식 서비스를 하기까지 3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개발일지 등을 올리며 유저들을 페이스북 팬 페이지에 묶어 뒀다.

 

 

이번에는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1만여 명의 유저를 통해 신규 유저들을 게임에 끌어들여야 한다는 고민이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 소셜 API의 기능을 잘 활용하면 마케팅 없이도 신규 유저를 유치할 수 있다”며 페이스북 소셜 API의 활용을 강조했다. ※ API: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plication Program Interface), 어떤 처리를 위해서 호출할 수 있는 함수의 집합.

 

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페이스북의 소셜 API는 알림, 스코어 API, 요청, 오픈 그래프다.

 

알림 메시지의 경우, 자유도가 높으면서 유저들에게 대량으로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 게시 기능의 경우, 게임을 하는 유저의 친구들에게도 공개되기 때문에 게임을 하지 않은 유저들에게 노출되는 비율이 25%에서 50%에 달한다. 게임을 접하지 않은 유저들의 실제 클릭 비율은 3%에서 20%에 이를 정도로 높은 신규 이용자 유입 효과가 있다.

 

<베이스볼 히어로즈>에서는 팀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 친구를 초대하도록 유도하고, 보상을 제공하는 등 소셜 API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친구를 팀에 영입해 사용하는 게임인 만큼, 아예 플레이 초기부터 친구를 초대하도록 유도했다. 더불어 유저가 실제로 친구를 초대할 경우 팀이 강해지는 모습을 시각적으료 표현해주며 만족감을 주었다.

 

“핵심은 두 가지다. 사용자가 거부감 없이 본인의 필요에 의해 반복적이면서 대량으로 요청 등을 발송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인터페이스(UI) 등이 불편하면 유저는 이런 기능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클릭 횟수 등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소셜 API 활용에 대한 이 대표의 정리다.

 

 


■ “밑 빠진 독에 물 붓지 말자. 신규 유저를 붙잡아라”

 

소셜 API를 활용해 신규 유저를 유치하면 게임이 계속 흥행할까? 아니다. 게임을 새로 시작하는 유저들도 있지만, 게임을 그만두는 유저들도 있기 때문이다. 유저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새로 유치한 유저가 게임을 재미있게 할 수 있게 유도하면서 쉽게 빠져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는 신규 유저들이 게임을 실행하고 난 뒤 남아 있는 비율을 보여주며 게임 초기부터 신규 유저를 위해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새롭게 게임을 시작한 유저들은 로딩 단계부터 7%나 게임을 그만두며, 튜토리얼 단계마다 계속해서 게임을 그만두게 된다. 따라서 튜토리얼 등을 최대한 간소화할수록 유저의 이탈률이 감소한다.

 

 

<베이스볼 히어로즈>는 게임 시작 1분, 3분, 5분, 10분마다 유저들에게 목표를 제공하도록 했다. 유저에게 개발자가 원하는 것을 하도록 안내하고, 유저가 목표를 잃고 다른 길로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 대표는 새로 게임을 시작한 유저들이 첫 주에 얼마나 게임을 다시 찾는지를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 소셜게임들의 유저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신규 유저의 재방문율은 첫 주차에 큰 폭으로 감소하고, 첫 주차에 게임을 다시 찾은 유저들은 꾸준히 게임을 즐긴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신규 유저의 첫 주 재방문율이 10%정도라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다. 신규 유저 유입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게임 초반에 유저들이 게임을 많이 이탈한다면 초반 콘텐츠나 튜토리얼 등을 꼭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러 소셜게임의 주차별 유저의 재방문율을 나타낸 그래프.

재방문율은 1주차에 급속히 낮아지지만, 이후에는 꾸준히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