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SKT, 두 거대 이동통신사가 클라우드 서버 전쟁에 뛰어들었다.
KT와 SKT는 지난 3일과 4일 열린 ‘게임테크 2013’에서 자사의 서비스를 소개하고 홍보하는 시간을 가졌다. 두 통신사의 발표는 공교롭게도 ‘클라우드 서버’라는 동일한 주제로 진행됐다.
■ 알 수 없는 모바일게임 흥행, 클라우드 서버가 해답?
클라우드 서버를 들고 나온 두 통신사가 주목한 대상은 중소 모바일게임사였다. 자본이 풍부하지 못한 중소 모바일게임사에게 서버와 같은 인프라 확충은 언제나 골치 아픈 문제다. 섣불리 서버를 늘렸다가 예상과 달리 게임이 흥행하지 못하거나, 예상보다 빨리 흥행세가 꺾이면 확장비용은 고스란히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최근 급격히 짧아진 모바일게임 흥행주기는 중소 모바일게임사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었다. 1년 전 <애니팡 for Kakao>는 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는 데 39일이 걸린 반면, 지난해 12월 출시된 <다함께 차차차 for Kakao>는 1,000만 다운로드까지 17일, 올해 1월 나온 <윈드러너 for Kakao>는 불과 12일이 걸렸다.
유입속도가 빨라진 만큼 서버 문제도 커졌다. 서버를 마련하고 설치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 기간은 고스란히 접속장애와 같은 서비스 품질 하락으로 이어진다. 미리 서버를 늘리면 알 수 없는 흥행 때문에 운영비용이 부담되고, 그렇다고 유저의 급격한 증가를 대비하지 못하면 모처럼 찾아온 ‘대박’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 중소 모바일게임사로서는 진퇴양난이다.
KT와 SKT는 약속이라도 한듯 ‘클라우드 서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클라우드 서버는 서비스 제공자가 소유한 거대한 서버 안에 다수의 가상서버를 만들고, 이를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고객(게임사)에게 제공하는 방식의 서비스를 말한다.
클라우드 서버는 네트워크로 가상서버를 제공하기 때문에, 실제 서버를 설치하는 것보다 확장과 축소가 용이하고 운영비가 적게 드는 것이 장점이다. 그동안 클라우드 컴퓨팅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받은 네트워크 문제도 발달한 통신기술 덕에 문제요소가 줄었다는 것이 두 통신사의 주장이다.
■ “검증된 서비스로 스타트업 육성” VS “다양한 서비스로 운영대행까지”
똑같이 클라우드 서버를 주제로 발표했지만, 두 통신사가 강조한 강점과 미래 구상은 달랐다.
이미 많은 모바일게임사와 제휴를 맺고 있는 KT는 이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검증된 서비스’라는 이미지를 전달했다. KT에 따르면 이미 넥슨, 액토즈소프트, 컴투스, 에이콩 등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이 KT의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제공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카드배틀 돌풍을 일으켰던 액토즈소프트의 <밀리언아서>는 KT가 내세우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대표적인 사례다.
KT는 클라우드 서버 특유의 유연성과 그간 자신들이 쌓은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스타트업 육성 의사를 밝혔다. 현재 KT는 스마트개발자협회와 제휴해 26개 개발자 커뮤니티에 클라우드 인프라를 지원하고 있는 중이다.
SKT는 게임엔진부터 보안 솔루션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내세우며 중소 모바일게임사의 어려움을 대신 해결해 주겠다고 나섰다.
현재 ‘SKT 클라우드 비즈(biz)’가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는 클라우드 서버 외에도 게임 개발툴, 보안 서비스, 교육 등 게임 개발과 서비스 다방면에 걸쳐 있다. 특히 SKT는 유니티 엔진의 개발 도구 중 하나인 UPS(Unity Park Suite)를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혀 개발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SKT는 이러한 다양한 서비스를 바탕으로 운영대행 모델까지 구상 중이다. 이미 중소 모바일게임사가 난색을 표하는 보안 관련 서비스를 대행해 주고 있으며,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연계해 개발사들의 필요사항을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