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성전>의 오픈베타가 2월로 연기됐다.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는 24일 심의자료 확보 불충분을 이유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불타는 성전>의 등급심의를 다음 주로 연기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에 발송했다.
게임위는 <불타는 성전>의 심의자료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등급심의 이틀 전까지 심의위원들에게 전달돼야 할 ‘전문위원 검토 보고서’를 완성하지 못한 상태다.
게임위의 등급심의는 매주 수요일, 금요일에 진행된다. 수요일인 24일까지 보고서가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주 금요일 등급심의에서 <불타는 성전>은 빠지게 됐다.
만약 다음주 월요일까지 전문위원 검토 보고서가 완성되면 1월 31일(수요일)에 <불타는 성전>의 심의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검토 보고서 완성이 다음주 월요일도 넘긴다면 2월 2일(금요일) 심의로 넘어가게 된다. 게임위 관계자는 “다음주 언제쯤 심의가 진행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심의가 지연되면서 <불타는 성전>의 오픈베타는 사실상 2월로 연기됐다. 다음 주 첫 심의가 열리는 1월 31일에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다시 진행하는데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게임위, “고레벨 계정이 없어 자료 확보 못했다”
게임위의 관계자는 “어제(23일)까지 블리자드 코리아가 제공한 <불타는 성전>의 계정으로 테스트 서버 접속이 불가능했다. 또, 제공받은 4개의 계정이 모두 저레벨이라 추가된 컨텐츠를 체험할 수 없어 자료 확보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블리자드 코리아의 관계자는 “처음 게임위에 제공한 계정 4개는 모두 70레벨 짜리였다. 계정 하나에 70레벨 캐릭터가 네 개씩 들어 있어 총 16개의 70레벨 캐릭터가 제공됐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블리자드 코리아의 관계자는 “추가로 제공된 각 계정에는 20레벨, 40레벨 이상, 70레벨의 캐릭터들이 골고루 들어가 있다. 게임위에서 중저레벨 캐릭터도 요청했기 때문에 이렇게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게임위는 5명 이상이 필요한 인스턴스 던전의 컨텐츠 확인을 위해서 전 직원이 <불타는 성전>을 설치하고 테스트 서버에 접속, 심의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위 출범 이래 하나의 게임 심의를 위해 전직원이 투입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 블리자드 코리아, “최악의 상황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주 등급심의가 무산되었다는 공문을 받은 블리자드 코리아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언제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의 15세 이용가보다 높은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이 나올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블리자드 코리아의 관계자는 “가능성이 아무리 희박하더라도 등급이 바뀔 경우도 준비를 해야 한다고 판단,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일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이 나올 경우 기존 18세 이하 이용자들의 요금을 환불해줘야 하는 등 큰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
<불타는 성전>의 등급심의 연기, 혹시 모를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 결정에 대한 걱정. 여기에 게임위가 재심의를 받지 않은 상태로 유통중인 <불타는 성전>의 패키지를 ‘불법게임물’로 간주, 고발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진퇴양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가 설립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Update]
“초기에 제공된 4개의 계정에 들어있던 캐릭터의 레벨이 낮아서 자료확보가 어려웠다”는 게임위의 주장에 대해 블리자드 코리아가 “1차로 제공된 계정 4개에는 모두 70레벨 캐릭터가 들어 있었다. 계정 하나에 네 개씩 70레벨 캐릭터 16개가 지원됐다”고 해명 의사를 전달해와 기사를 수정했음을 밝혀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