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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캐주얼과 하드코어를 잇는 다리가 되겠다”

스마트탐방: 8년차 모바일게임 개발사 에이앤비소프트

김승현(다미롱) 2013-07-24 13: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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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탐방은?] 바야흐로 모바일의 시대. 모바일게임은 어느덧  대세가 되었고, 모바일게임을 만드는 개발사도 부쩍 늘어났습니다. 디스이즈게임은 모바일게임 시대를 맞이해 스마트게임 개발사를 찾아가 그들의 비전과 주요 신작을 살펴보는 연재물을 준비했습니다.
 
오늘 소개할 개발사는 <리듬스타>로 이름을 알린 에이앤비소프트입니다. 지난 8년 동안 모바일게임 개발 외길을 걸어온 회사로, 지난 23일 카카오와 연계된 모바일 RPG <애니머스> 출시했죠. 에이앤비소프트의 최신작 <애니머스>의 영상부터 보시죠.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 귀여운 캐릭터로 즐기는 가벼운 액션 RPG

게임을 시작하면 귀여운 동물 캐릭터 3명이 유저를 맞이합니다. 덩치 크고 머리도 좋은 곰 마법사 ‘베르곤’, 작은 몸집처럼 날렵한 다람쥐 총잡이 ‘치포’, 그리고 늘씬한 고양이 검객 ‘캐티아’. <애니머스>는 제목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처럼 수인들의 활약을 그린 모바일 소셜 RPG입니다. 유저는 한 마리의 동물정령이 되어 고대인의 유물을 노리는 인간과 맞서 싸워야 하죠.


<애니머스>의 기본 캐릭터 3종. 왼쪽부터 다람쥐 치포, 곰 베르곤, 고양이 캐티아. 
 
조작법은 다른 모바일 액션 RPG와 유사합니다. 화면에 표시되는 가상 패드를 이용해 캐릭터를 조종하고 적을 공격할 수 있죠. 하지만 조작과 판정이 빡빡하지 않습니다. <애니머스>의 가상 패드는 상당히 초보자 친화적인데요, 조작을 칼같이 반영하기 보다는 적당히 화면을 비벼도(?) 알아서 이동하고 주변의 적을 공격하는 등 가상 패드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을 배려한 느낌입니다.

캐릭터 액션도 간단명료합니다. 특수 액션을 위한 커맨드 조작은 없습니다. 각 캐릭터에게 주어진 3개의 액티브 스킬도 게임의 완만한 성장속도와 결합돼 유저가 각 스킬의 쓰임새를 익힐 충분한 시간을 주고요. 초반부터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기보다는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가 게임에 익숙해지기를 느긋하게 기다려주는 느낌입니다.


미션(=던전)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모바일 RPG처럼 광활하고 복잡한 던전은 없습니다. 대부분의 던전은 간단하게 구성돼 있고, 길이 또한 미션 시작부터 보상 수령까지 5분도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짧고 간략하죠. 전반적으로 모바일 액션 RPG를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에 맞춰 캐주얼하게 만든 느낌입니다.

이러한 느낌은 게임 시스템에서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션 중에 카카오 친구의 캐릭터(AI)와 함께 던전을 깰 수 있는데요, 일반적으론 미덥지 않은 인공지능의 성능도 <애니머스> 특유의 간결한 액션과 던전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카카오 게임의 상징(?)과도 같은 경쟁 요소도 빠지지 않습니다. <애니머스>의 최종 콘텐츠라 할 수 있는 ‘아레나’는 제한된 시간 동안 쏟아지는 몬스터를 사냥하는 순위경쟁 모드입니다. 몬스터들 사이로 자신의 친구나 다른 유저의 AI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 독특한데요, AI 캐릭터는 플레이어의 캐릭터처럼 강력한 스킬로 무장하고 있지만, 상대를 쓰러트리면 아레나 모드의 제한시간을 늘려 고득점을 가능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AI 캐릭터를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고득점 비법이 되는 셈이죠.
 

직접 체험해 본 <애니머스>는 기존의 모바일 액션 RPG를 캐주얼하게 다이어트시킨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다채로운 액션이나 진땀 빼는 난이도의 던전은 없습니다. 캐릭터를 내 몸처럼 움직이며 불지옥에 도전하던 하드코어 게이머에게는 다소 싱거운 게임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게 짜여진 가벼운 콘텐츠는 짬짬이 즐길 수 있는 RPG를 만들어 냈습니다. RPG 경험이 없는 캐주얼 게이머들에겐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 “캐주얼과 하드코어 사이를 잇는 다리가 되겠다”
 

왼쪽부터 에이앤비소프트 주민석 개발팀장과 한동호 이사.

다음은 에이앤비소프트의 한동호 이사와 주민석 개발팀장과의 일문일답입니다.
 
에이앤비소프트에 대한 소개부터 부탁합니다.
 
한동호: 올해로 8주년을 맞이하는 모바일게임 전문 개발사입니다. 피처폰게임을 개발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스마트폰 세상이 돼버렸네요. 모바일 MORPG <EOS>나 스포츠게임 <라켓스타> 등 적지 않은 게임을 만들었으나 유저 분들께는 리듬액션 게임 <리듬스타>가 가장 유명할 것 같네요. 어쩌면 <리듬스타>를 아는 이보다 에이앤비소프트를 아는 이가 적을지도….(웃음)

 
이번에 만든 신작 <애니머스>는 어떤 게임인가요?
 
주민석: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가벼운 모바일 액션 RPG라고 할까요? <애니머스>는 모바일에서도 네트워크 요소가 있는 RPG를 만들고 싶어 개발한 게임입니다. 아무래도 모바일 플랫폼은 PC온라인만큼 하드코어 유저들이 많지 않으니 게임의 콘셉트나 디자인은 귀엽고 가볍게 잡았습니다. 귀여운 그래픽과 초보자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가벼운 콘텐츠가 <애니머스>의 특징입니다.
 
에이앤비소프트의 대표작 <리듬스타>.


모바일에선 아직 캐주얼 게임이 대세입니다. <리듬스타>라는 IP를 가지고 있음에도, RPG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주민석: 회사에 여러 팀이 있는데, <애니머스>를 개발하고 있는 우리 팀은 그중 RPG를 가장 잘 만드는 팀입니다. 가장 RPG를 잘 만드는 팀이 런게임이나 퍼즐게임을 만드는 것도 우습잖아요.(웃음) 물론 자존심만 세우다가 ‘쪽박’이 나오면 바보 같은 일이죠. 그래서 <애니머스>는 전작 <크림슨하트>와 달리 난이도를 낮췄습니다. 게임의 화사한 그래픽처럼 던전도 간결하고, 보스 패턴을 디자인할 때도 초보자도 쉽게 익힐 수 있게 신경 썼죠.
 
한동호: <리듬스타> 시리즈는 이전에도 계속 나왔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다른 장르의 도전은 계속 해야죠. 물론 노림수가 없진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RPG는 한국 게이머에게 가장 대중적이고 익숙한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흐르고 유저들의 게임 경험도 깊어진다면 모바일에서도 RPG와 같은 코어 장르가 결국 대세를 차지하게 되겠죠. <애니머스>가 이러한 캐주얼 게임과 코어 게임을 잇는 연결고리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전작인 <크림슨하트>와 달리, <애니머스>는 화사하고 동화풍의 그림을 내세웠습니다.

주민석: 아무래도 캐주얼 게이머도 즐길 수 있는 RPG를 만들다 보니 화풍에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애니머스> 주인공이 의인화한 동물인 것도 보다 많은 이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함이죠. 현재 고양이, 곰, 다람쥐 3종의 캐릭터가 준비돼 있으며, 앞으로 오랑우탄, 거북이, 양, 흑표범 등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한동호: 사실 <애니머스> 개발팀 대부분이 유혈낭자한 성인 취향의 게임만 만들던 이들이라 캐주얼 RPG를 만든다고 할 때 걱정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애니머스>를 개발하다 보니 화풍 때문인지 사람들이 순해지더군요. 앞으로도 종종 이런 분위기의 게임을 만들어야겠습니다.(웃음)
 

<애니머스>의 배경원화.
 

<애니머스>의 핵심 콘텐츠를 꼽자면 무엇일까요?
 
주민석: 미션에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과 다른 유저와 경쟁할 수 있는 ‘아레나’죠. 아이템은 캐릭터의 성장을 가장 쉽게 체감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특히 <애니머스>에서는 레벨별, 아이템 등급별로 외형이 다르기 때문에 체감 효과가 더욱 크죠. 방어구는 ‘마그마 곰’이나 ‘황금로봇 다람쥐’ 같이 코믹한 설정도 있으니 많은 이들이 즐거워할 것 같네요.
 
아레나는 한정된 공간에서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적들을 상대로 오래 버티는 순위경쟁 콘텐츠입니다. 캐주얼한 던전에선 확인하기 힘들었던 자신의 강함을 가장 잘 체감할 수 있는 콘텐츠라고나 할까요? 카카오 친구들과 경쟁하기 때문에 승부욕도 무시하지 못하고요. 더군다나 아레나에서는 카카오 친구나 다른 유저의 AI 캐릭터가 유저를 방해하기 때문에 이런 승부욕이 더욱 불붙죠.(웃음)



 
캐주얼한 게임성을 강조하긴 하지만, <애니머스>는 액션 RPG입니다. 최근 모바일게임처럼 짬짬이 즐기는 식의 플레이는 힘든데 이것이 시장에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 같나요?

주민석: 맞습니다. <애니머스>는 RPG입니다. 아무리 던전을 간략하게 만들고, ‘탐험’처럼 별다른 컨트롤이 필요 없이 캐릭터가 자동으로 재료를 구하고 경험치를 얻는 콘텐츠를 넣는다고 하더라도 본질은 변하지 않죠. 우리가 아무리 진입장벽을 낮춘다고 하더라도 <애니머스>를 즐기려 하는 유저는 RPG에 관심 있는 유저나, 코어 장르에 관심 가지는 유저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흥행의 실패일까요? 매주 출시되는 카카오게임을 보면 저 같은 하드코어 게이머가 즐길 게임을 찾기 힘듭니다. 이는 하드코어 게이머뿐만 아니라 캐주얼 게임에 질려가는 모바일 게이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이들이 적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애니머스>는 그런 분들을 위해 우리가 준비한 선물입니다.
 


 
유저 간 경쟁요소도 있는데 과금모델이 콘텐츠에 관여하는 정도는 어느 수준인가요?

한동호: 일반적인 MORPG의 과금모델과 유사합니다. 강화 확률이나 업그레이드 확률을 높여주는 아이템도 있고, 독특한 외향의 아이템도 판매하죠. 하지만 과금의 유무가 게임의 콘텐츠를 즐기는 것을 방해하진 않을 겁니다. 무과금 유저라도 시간과 노력만 들인다면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앞서 예를 든 독특한 장비도 결국은 게임 속에서 구할 수 있고요. 다만, 유료 아이템은 시간을 줄여줄 뿐이죠.

 
마지막으로 <애니머스>를 즐길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주민석: <애니머스>는 캐주얼게임에 익숙한 모바일 게이머에게 코어게임의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만든 RPG입니다. 선혈낭자한 하드코어 RPG만 만들던 개발자들도 정화(?)될 정도로 게임 곳곳에 캐주얼 게이머를 위한 요소를 넣었으니 <애니머스>를 통해 코어게임의 재미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개발진 또한 유저 분들께 보답하기 위해 한창 마무리 작업 중에 있습니다. 5년 뒤에는 <애니머스> 5주년 인터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래가는 게임, 좋은 게임을 보여드리겠습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