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이 8시간씩 하루 24시간 동안 풀(Full)로 돌려드립니다. 당신의 캐릭터는 당신이 지정한 기간 안에 당신이 바라는 레벨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 서비스는 당신이 지루하지 않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온라인게임 캐릭터의 레벨을 올려주는 한 외국계 서비스업체가 하는 말이다.
한동안 국내에서 유행하던 캐릭터 레벨업 서비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제는 ‘가이포게임’, ‘파워레벨링닷컴’ 등 외국 서비스업체까지 국내에 진출해 새로운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얼마나 많은 유저들이 ‘레벨업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파악된 것이 없다. 다만 향후 아이템이나 게임내 골드 거래 못지 않게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이 한 게임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최근 한국 고객에게까지 사업영역을 넓힌 ‘파워레벨링닷컴’ 같은 경우는 미국과 한국 사이트를 열어놓고 고객유치에 나섰다. 이들이 레벨업을 대행해주는 게임은 <리니지2> <길드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에버퀘스트2> 등의 MMORPG다.
캐나다에 본사를 둔 ‘가이포게임’도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멕시코 등 4개 나라에서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이포게임’에서 제공하는 게임도 ‘파워레벨링닷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아크로드> <메이플스토리> <실크로드> 등 한국에서 만든 게임이 몇 개 더 추가돼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서비스는 개발사가 정한 약관에 의해서 ‘제재대상’이다. 사용자 계정이 영구블럭될 수 있는 사항이기도 하다.
블리자드코리아 한 관계자는 “레벨업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블리자드가 정한 ‘계정공유 정책’에 위반되는 행위이기 때문에 제재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서비스 가격은 얼마?
전세계적으로 고른 사용자 분포를 보이고 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 같은 게임이 레벨업 서비스업체에게 가장 좋은 ‘돈벌이 게임’이다.
‘파워레벨링닷컴’ 같은 경우 <WOW>에서 2레벨 단위로 15~60달러의 돈을 받고 있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다음 레벨을 올리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점점 가격이 올라가는 형식이다.
물론 60레벨까지 한꺼번에 올려주는 프리미엄 서비스도 있다. <WOW>에서 (확장팩이 나오기 전) 60레벨까지 올리는 데 드는 비용은 500달러(한화 약 48만원)다. 확장팩 최고레벨인 70레벨까지 키워주는 비용은 900달러(한화 약 86만원)다.
‘가이포게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가이포게임’에서 <WOW> 레벨을 60까지 올리는 데에는 556달러(한화 약 53만원)가, 60레벨에서 70레벨까지 올리는 데에는 239달러(한화 약 23만원)가 든다. 결국 처음부터 70레벨까지 키워주는 서비스 비용은 795달러(한화 약 76만원)다.
원하는 캐릭터 레벨을 골라 신청한 후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가장 비싼 게임은 <리니지2> <RF온라인>
외국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레벨업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이유로 <리니지2>와 <RF온라인> 같은 국산 온라인게임은 서비스 가격이 비싸다.
<리니지2>의 경우 60레벨까지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평균 530달러(한화 약 50만원). 하지만 그 이후 레벨업이 극도로 힘들기 때문에 75레벨까지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무려 1,300달러(한화 약 124만원)이나 된다. 75레벨에서 78레벨까지 3단계를 올리는 데에 드는 비용 역시 600달러(한화 약 57만원)에 달한다.
<RF온라인>도 대체적으로 비슷하다. <RF온라인>의 경우 40레벨까지 키우는 데에 499달러(한화 약 47만원), 50레벨까지 키우는 데에는 1449달러(한화 약 138만원)이다.
레벨링 서비스업체들은 이 같은 비싼 가격에 대해 캐릭터를 고레벨로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50일에서 120일까지 소요되기 때문에 가격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레벨링 서비스 업체의 규모는?
지디넷에 따르면 이들 레벨업 서비스업체들은 웬만한 중소기업보다 많은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다.
10개 게임에 대한 레벨업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는 ‘GmLvl닷컴’ 같은 경우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고객이 원하는 상태로 캐릭터 레벨을 올려주기 위해 2,000명 이상의 직원이 활동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
‘가이포게임’ 역시 15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고 자신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10만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템 현거래 못지않게 대형화, 다국적화되고 있는 추세인 셈이다.
마땅한 단속방법 없어
레벨업 대행 서비스는 아이템 현금거래와 마찬가지로 규제할 방법이 마땅하지 않다. 일부 게임업체들이 약관을 통해 자체적으로 규제에 나서고 있지만 이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유저들 사이에서도 대신 레벨업을 해주는 것에 대해 찬반이 갈리고 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아이템 레벨업 대행 서비스 역시 현금거래와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다. 약관에 따라서 유저들의 계정을 블록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마땅한 대응방법을 찾아내지 못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과거 레벨업 서비스업체에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기각됐다. 법적인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강제로 서비스를 막을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