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저작권자의 신고 없이도 문화 컨텐츠의 표절여부를 가려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SBS 대하사극 <연개소문>의 <리니지 II> 음악 도용, 가수 아이비의 뮤직비디오 <파판 7 AC> 표절 파문 등으로 문화 컨텐츠의 게임 표절문제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문화관광부가 표절기준 및 표절방지 대책을 추진하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최근 영화·음악·출판 및 학술 논문 등의 표절논란과 관련, 표절 방지 및 창작 의욕 증진을 위해 ‘저작권법상 표절 기준 및 표절 방지 대책’을 15일 발표했다.
◆ 저작권자 신고 없어도 표절여부 수사 가능
이번에 문화부가 발표한 표절관련 대책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현행법상 친고죄로 명시돼 있는 ‘출처명시 위반’을 일본 등 외국의 입법 사례를 참고해 ‘비친고죄’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다.
‘출처명시 위반’이 비친고죄로 전환될 경우 저작권자의 신고 없이도 당국 수사기관이 위반사실을 파악했을 경우 처벌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관련법이 해외 컨텐츠에도 그대로 적용될 경우, 가수 아이비의 뮤직비디오 표절파문도 스퀘어에닉스 등 저작권자의 신고 없이 위반사실을 조사하고 처벌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문화부는 표절위반 여부를 공정하게 가려내기 위해 문화예술 분야의 경우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 관련 저작자단체 등을 중심으로 표절심사위원회(가칭)의 설치도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또, 오는 6월 29일부터 시행될 개정 저작권법에 ‘감정제도’를 도입, 향후 표절 등 저작권 침해에 대한 논란이 생길 경우 감정전문위원회를 통해 저작권 침해에 대한 전문적인 감정을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 저작권법 제어기능 강화, UCC도 대상
저작권 침해 등의 감정은 법원 또는 수사기관으로부터 재판, 또는 수사를 위해 요청 받았을 때 실시할 수 있으며, 감정절차 및 방법 등 필요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해진다.
하지만 관련 법규정은 인용 및 출처표시 기준이나 방법 등이 불확정적 개념으로 규정돼 있어 표절에 대한 제어 기능이 약하다는 비판을 받아와 구체적인 기준제시가 시급하다.
이에 따라 문화부는 저작권법상 ‘인용’ 및 ‘출처표시’의 기준, 방법 등 표절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현재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저작권법상의 불확정적인 개념을 보다 구체화할 수 있도록 저작권법시행령 전부개정안에 이를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외에도 일반인이 손쉽게 자신의 표절여부를 검증해 볼 수 있도록 ‘표절검색 시스템’을 2009년 12월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문화부의 ‘출처명시 위반’ 비친고죄화 검토는 사용자제작컨텐츠(UCC)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게임컨텐츠 제작사와 주요 포탈, UCC 전문업체 간의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도 높다.
엔씨소프트의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검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제제할 것이다. 여러 사람에게 보여지고 재미를 느껴야 하는 게임이란 컨텐츠 특성을 감안해 유저가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황에 따른 제제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표절의혹으로 논란이 일어난 아이비의 뮤직비디오 <유혹의 소나타> 중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