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탐방은?] 최근 ‘스마트한’ 모바일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사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디스이즈게임은 스마트게임 개발사를 찾아가 그들의 비전과 주요 신작을 살펴보는 연재물을 준비했습니다.
오늘 소개할 개발사는 <잼잼 블릿츠> <지켜라! 버니타운> <프릭런> 3종을 개발 중인 누리게임즈입니다. 개발사를 설립한 2012년에는 해외 시장을 겨냥한 겜블 게임을 주로 개발했고, 지금은 캐주얼 게임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채경석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누리게임즈를 살펴보겠습니다. / 디스이즈게임 전승목 기자
※ 개발 중인 화면입니다. 실제 게임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잼잼 블릿츠> <지켜라! 버니타운> <프릭런> 소개 영상
■ 겜블, 보드 게임에 이어 캐주얼 게임 개발에 도전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채경석 대표: 게임업계에 입문한 것은 1993년 대학생 공모전을 준비하면서다. 졸업 후에는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자가 됐다. 피쳐폰 게임 외주도 맡아보고, 친구들과 함께 개발사를 차려 <서치 아이>란 틀린 그림 찾기 게임도 만들었다.
스마트폰 게임 개발은 형님이 설립한 '펑그랩'이라는 개발사에서 일할 때부터 했다. 한국에 스마트폰이 도입되기 전에 먼저 개발해야겠다 싶어서 도전했고, 스마트폰이 먼저 보급된 해외시장을 겨냥해 겜블이나 빙고 게임을 출시해봤다.
그때 얻은 수익으로 2012년 3월 누리게임즈를 설립했다. 현재 누리게임즈 인원은 총 16명이다. 게임 제작에만 몰두하는 개발자는 14명이다. 나 또한 대표를 맡으면서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누리게임즈 채경석 대표.
1999년 스카이팀 소속일 때 만든 <서치 아이>. 틀린 그림 찾기 게임이다.
누리게임즈는 어떤 게임을 만들고 있는가?
지난해에는 겜블, 카드 등 서양인들이 즐기는 보드 게임을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주로 만들어 미국, 영국, 호주 등 영어권 중심으로 서비스했다.
올해 상반기부터는 캐주얼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더 다양한 게임을 만들기 위한 것도 있고, 개발자들의 조카나 친구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물론 회사의 생존을 위해서도 대중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만 했다. 겜블류는 호응을 얻으면 큰 수익을 얻지만 그렇지 못하면 별 이득을 못 보기 때문이다.
현재 개발 중인 게임은 <잼잼 블릿츠> <지켜라! 버니타운> <프릭런> 총 3종이다. 9월 초부터 자체 서비스로 출시할 예정이다.
서울시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알앤디타워의 한 사무실에서 게임을 개발 중.
정보통신부가 있던 시절 정부 심사를 받고 입주했다.
3종의 타이틀을 동시에 준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누리게임즈는 자체 개발한 엔진을 사용한다. 멀티플랫폼 게임 개발용 엔진이고 누구나 익숙한 OS인 윈도우에서 실행할 수 있다. iOS 버전과 안드로이드 버전을 따로 개발하는 수고도, 엔진 사용법을 익히는 수고도 덜어냈다.
덕분에 게임 하나에 담당자 한 명, 도우미인 디자이너와 기획자를 붙이는 것만으로도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동시 출시를 준비해도 부담이 크지 않다.
■ 9월 중에 캐주얼 모바일 게임 3종 출시 예정
본격적으로 게임 소개를 듣고 싶다. 먼저 <잼잼 블릿츠>는 어떤 게임인가?
<잼잼 블릿츠>는 3매치 퍼즐 게임이다. 방식은 기존 게임과 비슷하다. 터치 조작으로 보석을 이동시켜 같은 색끼리 3개 이상 짝지어주면 보석이 터지고 점수가 올라간다. 다만 차별화를 위해 다양한 새로운 시스템을 넣어뒀다. 보스 몬스터가 대표적이다.
일반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다 보면 보스 몬스터가 등장하는 스테이지가 열린다. 이 스테이지에 진입하면 보석들 중간에 자리 잡은 보스 몬스터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려면 보스 몬스터 주변의 보석들을 3색 이상 모아 터뜨려 체력을 깎아야 한다. 콤보로 여러 색의 보석들을 터뜨리면 더 빨리 잡을 수 있다.
보스 몬스터 말고 보석 한 개를 못 움직이게 하는 쇠사슬과 같은 방해요소도 넣어뒀다. 어떻게 하면 보스 몬스터, 방해요소를 극복하고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지 머리를 쓰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잼잼 블릿츠>는 정해진 시간 내로 최대한 많은 보석을 터뜨리는 방식이 아니라, 정해진 횟수만큼 보석을 움직여 최대한 많은 보석을 터뜨리는 방식이다. 최대한 두뇌 회전하는 재미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왼쪽 스크린샷에서는 보스 몬스터 공략을,
오른쪽 스크린샷에서는 쇠사슬 모양의 방해요소를 확인할 수 있다.
<지켜라! 버니 타운>은 디펜스 게임인가?
토끼 보안관이 마을로 몰려드는 악당들을 처치하는 슈팅 디펜스 게임이다. 총을 쏘는 토끼를 위아래로 드래그해 여러 열로 달려드는 적과 보스 몬스터를 처치하면 된다. 만약 적이 너무 많이 달려온다 싶으면 광역 공격 스킬로 쓸어버리면 된다.
다른 디펜스 게임과 차별화하기 위해 아이템에 공을 들였다. 플레이어는 권총, 석궁, 로켓 런처 등 위력과 연사속도가 다른 무기 중 자기 입맛에 맞는 무기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달려오는 적을 총과 스킬, 용병의 엄호사격으로 막아내야 하는 <지켜라! 버니타운>.
더 강한 무기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애착이 가는 무기를 강화하거나, 두 개의 무기를 조합해 상위 등급 아이템을 만들어내는 식으로 말이다. 게임 보상을 모아 좀 더 강한 아이템을 맞춰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고 보면 된다.
한편 유저들끼리 협력할 수 있도록 친구가 키운 캐릭터를 용병으로 고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할까 논의하고 있다.
균형잡힌 성능을 갖춘 권총, 연사 속도는 낮지만 위력 좋은 로켓 런처, 등 여러 무기 타입을 준비.
아이템을 합쳐 더 높은 등급의 아이템을 얻을 수도 있다.
미어캣 용병. NPC뿐만 아니라 친구 캐릭터를 용병으로 고용하는 시스템도 고려 중.
마지막으로 <프릭 런>에 대해 소개해달라.
<프릭 런>은 4명의 유저가 실시간으로 경쟁할 수 있는 런 앤 점프 게임이다. 아이템을 이용해 상대를 방해하거나 점프를 이용해 좀 더 빨리 갈 수 있는 길을 찾아내는 등, 앞서나가기 위해 운과 실력을 겨루는 방식이다. <카트라이더>처럼 캐주얼 레이싱 게임으로 만들고 싶었다.
캐릭터 중에서 프랑켄슈타인이 눈에 띈다. 괴물 캐릭터들이 달리는 게임으로 콘셉을 잡은 것인가?
시연 버전의 캐릭터들은 외국에서 친숙하게 여기는 할로윈 콘셉트로 만들었다. 어디까지나 게임에 등장하는 코스튬의 일부일 뿐이다. 서비스를 시작하면 미식축구 선수, 우주인, 중세 기사 등 다양한 캐릭터를 등장시킬 것이다.
또한 상하의, 모자를 조합해 좀 더 다양한 캐릭터를 꾸밀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특정 콘셉트에 맞춰서 캐릭터를 만들 생각은 없다.
실시간으로 4명이 속도를 경쟁할 수 있는 런 게임 <프릭 런>.
■ “사람들과 함께 하는 재미를 위해 네트워크 게임 만들겠다”
<프릭 런>을 실시간 멀티플레이 게임으로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다른 사람들이 나의 플레이를 볼 수 있는 게임이 더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오락실에서 <스트리트 파이터>를 한창 하던 어린 시절, 줄 서서 기다려도 아무도 심심해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으니까. 물론 내가 플레이할 때 다른 사람들이 구경하는 상황도 굉장히 좋아했고.
그런 어린 시절 기억이 있어서 늘 유저들이 함께 하고 다른 사람들의 플레이를 볼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했다. 그래서 네트워크 게임에 도전했고, 기술적으로 실시간 멀티플레이를 안정화할 방법을 연구해왔다.
실시간 멀티플레이를 하다 보면 통신 환경에 따라 랙이 발생할 수 있을 텐데.
랙을 보정해주는 시스템을 넣어 최대한 문제를 줄이려 노력했다. 다행히 2D 횡스크롤 게임이라서 그런지, 가속과 최고 속도만 보정해주는 조치만으로도 랙 문제를 줄일 수 있었다.
해외 유저와 국내 유저가 함께 플레이하는 경우도 대비하고 있다. 우선 200mm/s 핑 차이를 고려해 보정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원활한 플레이를 위해 랙을 보정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앞으로도 네트워크 게임을 개발할 생각인가?
지금까지 만들어온 게임도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약하든 강하든 네트워크 요소를 넣으면 유저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과거 개발한 슬롯머신 게임은 다른 사람이 레버를 당긴 결과를 플레이어에게 보여주는 식으로 네트워크 요소를 넣어 큰 호응을 얻었다. 굉장히 단순한 요소인데도 유저들은 다른 사람이 무엇을 뽑았는지 궁금해하고 부러워하다 보니 쉽게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마트폰용 겜블, 보드 게임을 개발할 시절부터 약한 수준의 네트워크 요소를 도입해왔다.
더군다나 네트워크 게임, 특히 TCP/IP 기술을 활용해 PC 온라인 게임처럼 서버와 플레이 내역을 항상 연결해 놓은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노하우를 누리게임즈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솔직히 모바일 싱글 게임은 굉장히 많지 않은가. 싱글 게임 형식의 모바일 게임을 잘 만드는 개발사는 당연히 많고, 외국에는 그런 게임을 잘 만드는 학생 개발자, 1인 개발자도 많다. 기술적인 도전으로 차별화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 “개발자가 일하고 싶어하는 개발사 만들겠다”
3종의 게임을 출시한 후의 계획을 알려달라.
내부에서는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만들길 원한다. 최근 유행하는 카드 배틀 게임이든, 모바일로 즐기는 RPG든, 욕심나는 장르는 산더미같이 많다. 단, 너무 낯선 게임을 당장 만들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니 잘 만들 자신이 드는 장르부터 만들 생각이다.
겜블, 보드 게임을 주로 만들던 과거보다 다양한 게임들을 만들게 됐는데, 그에 맞춰 기업 전략을 수정할 생각이 있는지 궁금하다.
회사를 창업할 때 한국 게임 시장에만 매달리지 말자고 했는데, 그 전략은 계속 유지할 예정이다. 외국에서 200등 안에만 들면 회사를 운영할 만큼의 수익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는 실리도 있고, 수출기업 같아 멋져 보인다는 명예도 있으니까. (웃음)
“한국 시장에만 얽매이지 않고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싶다”
앞으로 누리게임즈는 어떤 비전으로 운영해나갈지 궁금하다.
나 자신은 늘 “우리의 목표는 게임을 만드는 것, 프로그래밍이나 그림 그리기가 목적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프로그래밍만 한다고, 멋진 그림만 그린다고 재미있는 게임이 나온다는 보장이 없어서다. 그만큼 게임을 만드는 데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유기적으로 묶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개발자들이 열정적으로 게임 개발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치지 않도록 복지도 신경 쓰고 싶다. 일이나 상사 때문에 눈치 보고 휴가 쓰고 은행 용무 보고 병원 예약 잡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야근, 상사 눈치에 시달리지 않고 게임 개발에만 열중할 수 있는 환경을 완성하고 싶다”
물론 회사를 차린지 얼마 안 돼서 지금 일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해주지는 못했다. 다른 회사와 비교했을 때 휴가나 금전적인 보상이 더 많은 것 같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소위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것처럼 출퇴근 시간을 자유로 운영하지도 못했고…
하지만 정해진 틀에서는 충분한 혜택을 주고 싶다. 개발자가 다니고 싶어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나도 누리게임즈의 대표이면서 개발자니까. (웃음) 지금 내가 마흔 살인데 쉰, 예순이 돼서도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물론 누리게임즈 일원들도 그랬으면 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
잘 되는 게임을 만들어도 자만하지 않고, 잘 되지 못한 게임을 만들었다고 해서 일희일비하지 않고 싶다. 설령 악플보다 무섭다는 무플을 유발하는 게임을 만들더라도, 더 좋은 게임을 만드는 데에 필요한 자산으로 삼고 앞으로 나아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