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에서 벌어지는 도박을 규제할 수 있을까?
미국 FBI는 4일 가상현실 게임 <세컨드라이프> 내의 카지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세컨드라이프>의 개발사인 린든랩의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린든랩은 문제될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수시로 당국에 검토를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부터 서비스되기 시작한 <세컨드라이프>는 엄청난 사실성으로 주목을 받은 가상현실 게임. 유저들은 직장을 다니며 돈을 벌고, 이를 이용해 부동산을 구입하거나 쇼핑을 즐기는 등 현실세계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일을 <세컨드라이프> 내에서도 즐길 수 있다. <세컨드라이프>에서 오가는 하루 동안의 경제규모는 15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실제생활과 비슷한 게임이다보니 부작용도 생겨났다. 최근 미국 정부의 온라인도박 금지정책에 철퇴를 맞은 도박사이트 업체들의 상당수가 <세컨드라이프>로 몰려들어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것. 특히 <세컨드라이프>는 게임머니를 실제 화폐로 교환할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세컨드라이프>에는 포커, 슬롯머신, 블랙잭 같은 도박을 즐길 수 있는 카지노가 수백개에 이른다. 이 카지노들의 수익을 모두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상위 3개 업체들은 매월 1,500달러 이상의 순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법률 전문가들은 <세컨드라이프>가 도박금지법 위반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난 해 통과된 불법인터넷도박강제법과 불법도박사업법에 저촉된다는 것. 때문에 개발사인 린든랩이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현재 미국 정부는 게임 속 도박에 관한 명확한 규정을 가지고 있지 못한 상태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FBI도 아직 이 문제에 대한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만약 <세컨드라이프>의 카지노가 불법으로 판정나더라도 이를 어떻게 단속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는다. 린든랩측은 “게임 내에서 도박이 이뤄지는지 감시하거나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에서는 YNK코리아의 <로한>에 ‘바카라’ 형태의 카드게임이 서비스되자 문화관광부에서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논란이 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