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전성시대가 열리면서 크게 성장한 유니티 엔진은 개발 환경이 3D 기반이다. 엔진 자체적으로 2D를 지원하지 않아서 개발자들은 유니티 엔진으로 2D 게임을 개발하려면 ‘2D 툴킷’이나 ‘플레이메이커’ 등 플러그인과 외부 프로그램을 활용해야 했다.
국내에서 유니티 엔진으로 개발한 게임은 2D가 60%일 정도로 3D보다 많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사용률(5.3%)을 기록한 서울의 개발 환경을 고려한 유니티 본사는, 유니티 엔진에 2D 개발 기능 지원하기로 했다. 그리고 26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KGC 2013에서 유니티 2D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기존의 강력한 2D 게임 개발 툴인 ‘코코스 2D’나 상용화까지 무료인 하복 ‘프로젝트 아나키’의 도전에 맞서 유니티가 꺼내 든 새 무기는 어떤 것인지 확인해 보자. /디스이즈게임 주재상 기자
‘유니티 2D’를 소개한 유니티 코리아 지국환 에반젤리스트.
유니티 2D는 새로운 엔진은 아니고 올 하반기에 진행될 유니티 4.3 업데이트에 적용될 신규 기능이다. 유료 상품인 프로 버전만이 아니라 무료 버전에서도 사용해볼 수 있다. 이번 강연을 진행한 유니티 코리아의 지국환 에반젤리스트는 “기존 유니티 엔진으로도 2D 게임을 충분히 제작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유니티 2D가 나온다는 소식에 직원임에도 심드렁했으나, 직접 써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유니티 2D는 매출이 가장 높은 플러그인인 ‘플레이메이커’와 2D 게임 개발자라면 으레 사용하는 2D 툴킷이 섞여 있는 느낌이다. 단, 드래그&드롭 등 시각적인 조작으로 개발하는 ‘플레이메이커’ 스타일의 비주얼 스크립트 툴은 아니므로 최소한의 스크립트는 작성할 줄 알아야 한다.
유니티 2D는 ‘2D 스켈레톤’과 ‘2D 스프라이트’ 방식을 모두 지원한다. 2D 스켈레톤부터 살펴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기능은 ‘Auto Slice’다. 그동안 안정적으로 캐릭터 애니메이션 구현하려면 따로 3D 프로그램을 이용해 텍스처를 맵핑하고 3D 좌표 정렬까지 끝낸 뒤 유니티로 불러와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포토샵 등으로 제작한 캐릭터를 그대로 유니티에 불러오기만 하면 된다. 그 뒤엔 스프라이트 에디터 기능을 통해 간단하게 신체별로 저장할 수 있다. 크기도 조절할 수 있다. 레이어 기능도 지원되므로 깊이(depth) 값을 조절하면 보여줄 이미지 순서도 따로 지정해줄 수 있다.
※ 2D 스프라이트: 그림 여러 장을 차례로 보여줘서 캐릭터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방식. 대부분의 국산 2D 게임이 이 방식으로 개발된다. <윈드러너>나 <쿠키런>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 2D 스켈레톤: 머리, 몸통, 팔, 다리 등 신체 관절을 각각 따로 그리고 3D 상에서 캐릭터 움직임을 구현하는 방식. 국내보다 국외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배틀하트>나 <림보>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그동안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메카님(유니티의 애니메이션 기능)도 강화된다. 그리고 애니메이터에서 설정해둔 키를 애니메이터 창에서 바로 활용하는 등 애니메이터 창과 애니메이션 창을 이벤트 형식으로 서로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원샷’으로 이벤트를 추가할 수 있는 강력한 샷 트리거 함수가 추가돼 그동안 애니메이션 중간에 이벤트를 넣기 어려웠던 문제가 해결됐다. 이를테면 그동안은 캐릭터가 손을 뻗는 동작을 완전히 끝내야 장풍을 날릴 수 있었다면, 이제 손을 뻗는 중간에도 장풍을 날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텍스처의 알파를 불러와 콜라이더가 자동으로 적용되는 ‘오토 콜라이더’가 생기면서 콜라이더 배치 반복작업을 더는 할 필요가 없어졌다. 물론 자동으로 적용된 뒤에도 콜라이더를 수정할 수 있다. 이 기능에 대해서는 특히 현역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한다.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을 연출할 수 있게 됐다.
현업 종사자들이 반긴 오토 콜라이더는 2D 전용이다.
2D 스프라이트 애니메이션을 구성하기도 편리해졌다. 그래픽 디자이너가 전달해준 애니메이션 폴더를 드래그&드롭해서 자동으로 애니메이션이 구성할 수 있다. 추가로 2D 스프라이트 애니메이션에도 강화된 스크립트 머신과 메카님 기능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코드도 기존과 비교해 굉장히 단순해진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대부분의 2D 게임은 아틀라스를 만들어서 적용했으나, 유니티 2D에서는 ‘오토 아틀라스’ 빌드를 지원한다. 단, 이 기능은 아직 모바일 최적화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미완성 상태라서 이 기능을 사용하는 것은 약이 될 수도 있지만, 독이 될 수도 있다.
※ 아틀라스: 여러 장의 스프라이트 동작 이미지를 하나의 큰 이미지 안에 모아 놓은 것. 관리 효율 향상과 로딩 속도 개선에 도움된다.
지국환 에반젤리스트는 끝으로 유니티 2D는 기존의 인기 플러그인인 ‘2D 툴킷’, ‘스프라이트 매니저’ 등과는 다른 방식으로 2D 제작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유니티 애셋 스토어의 플러그인제작자들과 상생하는 구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