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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KGC] 탐나는 서양 시장, 좋은 퍼블리셔를 고르는 방법

모바일게임 개발자가 해외 진출을 원할 때 알아야 할 것들

권정훈(실리에) 2013-09-27 13:09:09

피처폰 게임에서 스마트폰 게임으로 전환기를 맞은 일본, 급속도로 모바일게임 시장을 키우고 있는 중국, 그리고 온라인게임 중심에서 모바일게임이 대세가 된 한국. 아시아 모바일 시장에 대한 정보는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고 직접 겪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서양 모바일게임은 간헐적으로 아시아 앱스토어 상위권에 등장하는 히트작을 제외하면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더욱이 서양의 시장은 업계 종사자 중에서도 정확하게 ‘이렇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미개척지나 마찬가지다.

 

Storm8의 공동 투자자이자 CEO인 페리 탐(Perry Tam)은 “아시아에서 성공한 게임이라면 서양 시장에 도전해보라. 이 때 현지 퍼블리셔를 적극 활용하라”고 말한다. 직접 시장을 개척하지 않더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퍼블리셔를 만나면 서양 시장의 진출도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26일 열린 KGC 2013 강연에서 그가 발표한 글로벌 진출을 위해 좋은 퍼블리셔를 고르는 방법, 파트너로서 일하는 방법, 퍼블리셔가 원하는 개발사가 되는 방법을 소개한다. /디스이즈게임 권정훈 기자


 

페리 탐 Storm8 CEO


페리 탐 CEO는 강연의 대상을 아시아에 있는 소규모, 애자일 팀이라고 정했다. 이미 자리를 잡은 대형업체보다 소규모 팀이 퍼블리셔의 도움이 필요하고, 몸이 가벼워서 빠르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소규모 팀이 서양 시장에 진출하려면 두 가지가 더 필요하다. 현지 시장에서 성공한 게임과 비즈니스 확장에 대한 열망이다. 이미 지역 시장에서 검증을 받았다면 불확실성이 줄어든다. 성공한 게임이 있더라도 확장할 의향이 없다면 당연히 서양 시장의 진출은 의미가 없다. 그는 “이 세 가지를 만족하는 대상이라면 본격적으로 서양 진출에 대한 고민과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 것이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아시아 시장이 있는데, 왜 서양으로 진출해야 하는가?

 

먼저 할 이야기는 서양으로 진출해야 하는 이유다. 지금 게임시장을 동양과 서양으로 나눠서 살펴보면, 동양은 한·중·일 3개 국가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서양은 서유럽과 북미를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그는 “양쪽의 전체 매출 규모가 비슷하다는 점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지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게임을 서양에 내놨을 때도 비슷한 수준으로 성공한다면, 단순 계산으로만 봐도 매출이 2배가 된다. 처음 론칭할 때처럼 차근차근 유저를 모아서 몇 개월 후에 얻는 매출이 아니라 오늘 당장이라도 가능하다. 이것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또 하나 놀라운 수치는 ‘성장률’이다. 지난 2~3년 동안 페이스북이나 스마트폰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현재 미국 내에만 1억2,500만 명 정도의 게이머가 있다. 이는 미국 인구의 39.8%에 해당하는 수치로, 2017년까지 미국 게이머는 2억 명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도 2011년과 비교해서 200% 늘어났고, 2017년까지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게이머 인구와 매출로만 봐도 2011년과 비교해서 현재의 미국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3배로 커졌다. 지금 서양으로 진출한다면 오늘의 매출과 내일의 성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다.

 




 

 

왜 퍼블리셔와 일해야 하나?

 

페리 탐 CEO는 서양 시장으로 진출을 결정했다면 퍼블리셔와 일하라고 권한다. 여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먼저 고객 수가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게임을 론칭하고 입소문을 기다렸다가 몇 개월 후에 얻는 매출보다 당장의 매출을 바랄 것이다. 퍼블리셔를 통해 매출의 원동력인 유저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리스크의 감소다. 강연의 대상인 소규모 개발사가 서유럽이나 북미에 지사를 두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나의 게임을 퍼블리싱하기 위해서 갑자기 지사를 세우고 직원을 고용해서 파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퍼블리셔를 활용하면 이런 과정 없이 미리 유저 반응을 보고 이해를 따져본 다음에 지사 설립을 고려해볼 수 있다.

 

마지막 이유는 시장 정보를 얻기 좋다는 것이다. 아시아 시장에서도 한·중·일의 모습이 다르듯이 서양에서도 시장 성격은 각각 다르다. 퍼블리셔는 각 나라의 시장마다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보는 데 도움을 준다. 전문가를 통해 어떤 유저 행동과 취향이 있는지 빠르게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서 게임을 다듬어서 내놓을 수 있다.

 


 

 

좋은 퍼블리싱 파트너를 찾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성공적인 게임으로 진출을 원하고 퍼블리셔를 활용하기로 결정했다면, 어떤 퍼블리셔와 일할지 고민해야 한다. 게임과 회사의 성격, 퍼블리싱할 지역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궁합’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페리 탐 CEO는 좋은 퍼블리셔를 구하는 것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좋은 퍼블리셔의 조건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먼저 네트워크 접근성과 마케팅 능력을 봐야 한다. 한마디로 얼마나 발이 넓은지 보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유저들이 우리 게임을 만날 수 있을지 결정하는 요소인 만큼 굉장히 중요하다.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 GDP가 높은 국가에서는 고가치 유저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가용 수입이 많기 때문에 더 많이 지출하고 그것은 매출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런 치열한 경쟁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이럴 때 강력한 네트워크와 마케팅 역량을 가진 퍼블리셔를 활용함으로써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퍼블리셔의 유저 네트워크를 꼼꼼하게 체크해 게임 타입에 맞는 유저를 확보한 경험은 있는지, 무작정 찾아 나서는 게 아니라 원칙과 전문 지식을 근거로 접근하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마케팅 비용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지 예산도 잘 봐야 한다.

 

추가로 소프트웨어에 강점이 있어서 게임을 지원할 수 있는지, 플랫폼 관계가 어떤지, 다른 키 파트너와의 관계가 어떤지도 점검해보면 좋다. 소셜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도까지 높다면 금상첨화다. 이런 조건들이 건강하게 잘 갖춰진 퍼블리셔라면 믿을 수 있다고 봐도 좋고, 유저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조건은 현지화에 대한 전문성이다. 현지화는 단순히 언어를 번역하는 것이 아니다. 나라마다 이벤트나 휴일이 다르고, 같은 캐릭터에 대한 인기도 다르다. 게임 내의 어떤 스토리는 문화에 따라 내포된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을 고려해서 능통하게 해내는 것이 진정한 현지화다.

 

아시아에서는 ‘서비스’로서의 게임이 익숙하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전통적인 개발사의 입장이 강하기 때문에 서비스하는 입장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개념을 낯설어 하지 않고 잘 이해하고 있는지도 대화를 통해 알아내야 한다.

 

현지화에는 고객 지원도 포함된다. 향후 사용자의 문의가 있을 때 현지어로 대응이 잘 되는지, 새로운 콘텐츠가 있을 때 바로 업데이트가 될 수 있는지 파악해야 리스크가 줄어든다. 예를 들어, 미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면 따로 영어를 잘하는 직원을 고용해서 대응하지 않아도 되고, 미국의 특별한 휴일이 있을 때 한국에 앉아서도 그에 맞는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다. 모든 것을 퍼블리셔가 알아서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조건은 데이터 정보화 능력이다.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분석하고 서비스 개념으로 이해한 다음 게임에 발전적인 제안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SDK부터 출발해서 개발자가 가능한 분석 툴이나 데이터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지도 봐야 한다.

 

이 관계를 통해 더 많은 협력이 가능하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성공을 염두에 둔 퍼블리셔와 이야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시아에서 굉장히 성공한 게임이라면, 서양에 진출할 때 단순히 현지화가 아니라 해당 게임의 IP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퍼블리셔도 단기적으로 돈을 벌어 보려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브랜드를 키워 나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면 건설적인 협업이 가능하다.

 

 

퍼블리셔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앞서 말했듯이 퍼블리셔와 개발사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다. 개발사도 좋은 퍼블리셔를 원하지만, 퍼블리셔도 좋은 개발사를 찾고 싶어 한다. 좋은 퍼블리셔를 원한다면 그만큼 개발사도 매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퍼블리셔가 원하는 좋은 개발사는 간단하다. 좋은 게임과 열정적인 개발자다. 여기서 좋은 게임에 대한 해석은 달리할 필요가 있다. 개발자의 시각뿐 아니라 퍼블리셔의 시각에서도 좋은 게임이어야 한다. 어떤 퍼블리셔는 완전히 새로운 메커니즘을 원하기도 하고, 어떤 퍼블리셔는 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게임을 찾는다. 유저 베이스를 유지하는 게임을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퍼블리셔도 있다.

 

개발사는 스스로 선택한 퍼블리셔가 원하는 ‘좋은 게임’의 조건에 맞출 수 있어야 하고, 이것이 왜 좋은 게임인지 간결하고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좋은 협력 관계가 시작된다.

 


 

또 하나, 퍼블리셔는 자국 시장에서의 성장 지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싶어 한다. 너무 겸손한 나머지 “딱히 대박을 바라지는 않고요….”라고 게임의 가치를 줄일 필요는 없다. 너무 부풀리는 것도 곤란하다. 투명하게 하나의 지표(수치)를 갖고 설명하는 것이 좋다. 특히, 게임을 보여주면서 장점과 솔직한 문제점, 그리고 어려운 점도 있다는 것을 설명하면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이 때 기대치 설정을 잘해야 한다. 장단점을 솔직하게 말하지 않거나 문제점을 숨기면 기대치가 너무 올라가서 나중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페리 탐 CEO는 “이 관계는 양방향 소통이므로 솔직할수록 건강한 관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게임 이용자에 대한 명확한 이해다. 게임이 주로 끌어오는 유저는 어떤 타입인지 잘 설명하고 파트너와 지식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애자일, 즉 민첩함도 중요하다. 즉각적으로 모든 것이 잘 될 수는 없더라도 점진적인 개선은 필요하다. 이런 이터레이션(소프트웨어 개발 단계에서 꾸준히 반복 점검하며 개선하는 것)을 민첩하게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개발사 구조와 인력으로 효율적인 이터레이션이 가능한지 파트너와 공유하고 가용성을 확보한다. 

 

마지막은 열린 마음가짐이다. 퍼블리셔는 도움을 주고 싶어한다. 게임이 성공하면 혜택을 입는 것은 양쪽 모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퍼블리셔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게임의 성공이라고 믿고, 좋은 아이디어를 줄 때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소통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