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 <블레스>의 콘셉트는 ‘리얼 판타지 월드’다. 말 그대로 있을 법한 세계를 만드는 비주얼에서의 목표다. 이는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비슷한 콘셉트의 게임들과의 차별화를 위한 것이며, 오랫동안 서비스해야 하는 MMORPG에 확장성과 개연성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다.
<블레스>의 그래픽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송민규 아트디렉터(AD)는 27일 KGC 2013에서 숱한 조사와 답사를 통해 캐릭터마다 이야기를 담고 배경마다 세세한 설정을 추가해 그래픽을 생명력 있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먼저 발표와 함께 공개된 <블레스>의 콘셉트 영상을 보자.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네오위즈 블레스 스튜디오 송민규 AD
■ 종족마다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블레스>의 세계는 현실 고증이 철저하면서도 가상의 존재와 세계에 감정이입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실제와 판타지의 비율은 대략 7:3으로 두고 있다.
캐릭터 콘셉트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대상을 감성적으로 풀어내면서도 실제로 있을 듯한 느낌을 주고, 실제 게임 데이터로 개발하기 위한 이성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이성적인 접근’의 대표적인 예는 비주얼과 함께 독자적인 스토리를 부여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백사자를 콘셉트로 한 ‘판테라’ 종족은 실제로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부족이 사는 방식, 습관, 의상, 등을 조사해 그들만의 스토리를 제작했다. 플레이어 캐릭터 외에도 그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나 NPC도 실존하는 문화나 환경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송민규 AD는 “단순히 그림만으로 생명력이 생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림과 함께 연관된 세밀한 스토리가 있어야 생명력이 살아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목표는 중세 유럽에 가까운 세계, 답사로 얻은 결실들
<블레스>의 목표는 중세에 가장 근접한 세계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유럽과 관련된 서적, 영화, 게임을 찾아보는 것 외에도 중세의 식생, 기후대 등 당시의 환경을 철저하게 조사하기 시작했다.
또한 서유럽과 북유럽의 콘셉트를 확실하게 검증하기 위해 이탈리아 등 유럽 8개국을 답사하며 문화와 자연을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블레스>에 나오는 ‘나바라 대초지’를 만들 때는 건조한 스텝기후와 사막 지역을 표현하기 위해 아라비아 반도, 데칸 고원, 스페인 안달루시아 등을 참고했다.
송 AD는 “답사를 하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책이나 영상으로 봤을 때는 접할 수 없었던 건축물의 디테일과 스케일이었다. 게임을 개발할 때 건물에 대한 스케일 논란이 있었는데 어떠한 규모로 만들면 되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가장 큰 수확은 중세 유럽에 대한 막연한 상상에서 벗어나 실제 중세 유럽에 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체험을 통해 개발팀에게 콘셉트 전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답사의 성과를 설명했다.
나바라 대초지 지역을 만들기 위해 답사를 가서 찍은 자료사진들.
배경을 사실적으로 구현한다고 해서 실제로 존재하는 구조물을 그대로 따오는 것은 아니다. 로마를 배경으로 한 성은 성벽의 높이 및 지형과의 조화를 비롯해 성벽의 실루엣, 외곽 디자인 등의 느낌을 살린다. 대신 성의 내부구조는 게임 플레이에 맞춰 다르게 제작된다. 이런 식으로 사실적이지만 게임에 맞춰 효율적인 콘셉트로 배경이 디자인된다.
송 AD는 “초기에 <블레스>의 그래픽 방향인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확립했기 때문에 수많은 작업물을 만들고 결과물의 통일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완성된 게임이 아니고 아직 개발 중이라 발표가 부담이 되기도 하는데 이런 강연을 통해 공유할 수 있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발표를 마쳤다.
스페인 남부 지방을 콘셉트로 성벽, 성문 외관 등을 디자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