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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KGC] “성공? 실패?” ‘모두의 게임’의 빛과 그림자

핫독 스튜디오 김민우 대표, 갑작스럽게 온 성공과 대응 미숙

정우철(음마교주) 2013-09-28 05:15:42

모두 성공을 꿈꾸면서 모바일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성공을 꿈꾸지 않는다면 오히려 말이 되지 않으니까. <모두의 게임>을 개발한 핫독 스튜디오도 마찬가지다.

 

세 번의 실패, 한 번의 성공. 하지만 성공의 단맛은 오래가지 못했다. 한때 잘나갔지만, 어느 순간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졌다는 것이 핫독 스튜디오 김민우 대표의 이야기다. 그는 한마디로 ‘빛과 그림자라고 표현하면서 <모두의 게임>은 아쉬운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준비되지 못한 성공이었다는 것. 27일 KGC 2013에서 <모두의 게임>의 탄생과 성공, 그리고 지금의 상황에 이르기까지 김 대표의 솔직한 강연이 진행됐다. 지금 모바일게임을 개발하고 있다면 들어봐야 할 이야기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핫독 스튜디오 김민우 대표


<모두의 게임>이 만들어지기까지, 3번의 실패


핫독 스튜디오도 처음부터 간단한 미니게임을 준비한 것은 아니었다. 남들처럼 코어한 RPG를 준비했었고 개발 기간이 길어지면서 모두들 지쳐갔다. 그러던 2011년 어느 날, 정말 쉬운 게임을 빠르게 만들고 싶다는 욕구에 휩싸였다.

 

김민우 대표가 떠올린 것은 고등학교 시절 누구나 손목에 차고 있었던 전자 손목시계를 이용한 게임이었다. 스톱워치를 이용해 38초를 맞추는 땡놀이, 전자계산기를 그냥 머리로 눌러서 가장 높은 숫자가 나오면 이기는 게임 등 간단하면서도 재미있게 즐기던 놀이를 게임으로 만들 수 없을지 생각했다.

 


 

2011년 9월, 쉽고, 가벼운 그래픽으로 만들기 시작한 <플래저 게임>은 <모두의 게임>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미니게임 모음집이었다. 그런데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게임들은 막상 만들고 보니 재미가 없었다. 너무 가볍게 만든 탓이었다. 그래서 <플래저 게임>은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졌다.

 

이후 핫독은 미니게임 모음집이라는 시스템은 살리고 재미를 보강한 <타이니 배틀>을 만들어 론칭했지만, 플랫폼 이용 유저가 적어서 또 실패를 경험했다.

 

그리고 또 다시 도전, 재미와 시스템을 보강한 <포켓매치>로 사용자가 많은 모바게를 통해 일본 진출을 시도했다. 이번에는 성공했을까? 복잡한 모바게의 결제 시스템 때문에 실제로 게임을 이용하는 유저는 거의 없었다. 세 번째 실패.

 

‘이제는 안 되나…’ 싶던 시기에 카카오 게임하기가 론칭됐고, 카카오와 만날 기회를 잡았다.

 



핫독이 세 번이나 도전했던 미니게임 모음집은 카카오가 원하던 게임이었다. 여러 워낙 많이 만들어 봤기 때문에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을 십분 이용, 한 달 반 만에 <모두의 게임>이 만들어졌다. 이 때, 카카오에서 기존 게임의 복잡한 UI(유저 인터페이스)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고, 핫독에서는 대전 모드를 빼자는 결론을 냈다.

 

그렇게 카카오 게임하기에 <모두의 게임>이 출시된 첫날 7만 명, 다음 날 20만 명이 몰렸다. 시간이 갈수록 유저들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난 14개월 동안 3번의 실패를 경험한 끝에 드디어 첫 성공을 경험하는 듯했지만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첫 성공의 경험이 가져온 빛과 그림자

 

<모두의 게임>은 수치상으로 보면 큰 성공을 거두었다. 1,000만 다운로드 돌파까지 2개월 남짓, 서비스 국가는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1일 최고 가입자 58만 명(중국은 63만 명). 최고 하루 사용자는 430만 명. 미니게임의 플레이 횟수는 9억6,000만 번, 플레이 시간의 총합은 약 3,050년.

 

“숫자로 보면 대박입니다. 당시 하루에 2,000만 원만 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하루에 억 단위의 매출을 올리는 게임도 많은데 소소한 바람이었고요. 그런데 그렇게 뜰 줄 몰랐기 때문에 대응이 미숙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모두의 게임>이 많은 이들의 뇌리에서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크게 성공할 줄 몰랐기에 서버와 운영에서 문제가 생겼다. <모두의 게임>은 클라우드 서버를 사용해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온라인게임과 달리 서버 증설은 배수가 아닌 자승으로 늘어나야 했다. 3대에서 시작한 서버는 결과적으로 200대로 증가했지만, 안정화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갔다.

 

운영도 마찬가지였다. 별도의 운영팀이 없었던 탓에 게임 관련 문의 대응에 개발자들이 모두 투입됐고, 콘텐츠 업데이트에 차질이 생겼다. 카카오의 요구였던 시스템 단순화에 대응하면서 아이템 시스템을 뺀 것도 아쉬웠다. 매출이 좀처럼 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부랴부랴 아이템 시스템을 넣었더니 유저 평점은 1점으로 도배되고, 리뷰에는 ‘핫독이 돈독 올랐다’는 식의 비난이 난무했다.

 


 

“물론 아이템 시스템 적용 이후 매출은 10배로 뛰었습니다. 하루 2억8,000만 원까지 기록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운영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면서 추가 개발 타이밍을 놓쳤고, 소규모 개발팀이 모든 대응을 하기에는 업데이트 속도를 맞출 수도 없었죠.

 

핫독은 성공하기 전까지는 몰랐던 일에 대한 대응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성공의 유지가 힘들어졌다. 김 대표가 <모두의 게임>을 ‘아쉬운 성공’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그는 <모두의 게임>의 한계도 명확히 알게 됐다.

 

“<모두의 게임>은 성장형 게임이 아니다 보니 경쟁의 극대화가 장점이자 단점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오래 즐기기 어려운 게임이기에 자본과 인력의 싸움인 대형 퍼블리셔들과 경쟁하기 힘들였죠. 그래서 먼저 해외 시장을 선점하기로 했습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한 이유입니다.

  


 

<모두의 게임> 중국 진출기. 막연한 정보와 부푼 기대감

 

“<모두의 게임>이 미끄럼틀을 탄 것처럼 정점을 찍고 계속 내려가는 상황에서 중국 텐센트와 접촉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위챗이 론칭하기 전이었고 여기에 게임을 넣을지 말지 고민했죠. 많은 유저들로 엄청난 가능성을 내포한 중국 시장. 진출만 하면 대박을 칠 줄 알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모두의 게임>은 텐센트의 위챗이 아닌 네오차이나의 360 마켓을 통해 중국에 발매됐다. 핫독은 당시 위챗에서 <애니팡>과 비슷한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정보를 얻었고, 자칫 잘못하다간 <모두의 게임>과 비슷한 게임을 만드는 데 이용될까 걱정했던 것이다.

 

위챗이 나오기 전에 먼저 선점하자는 전략으로 선회해 360 마켓의 버디리스트와 서버를 이용해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네오차이나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었고, 정책 지원도 많이 받았다. 당연히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에 부풀었는데, 그때 주변에서 ‘큰 기대는 하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다.

 

“사실 차이나조이 2013을 통해 처음 중국에 갔습니다. 그때만 해도 기대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부러워서 하는 소리인 줄 알았죠. 그런데 7월에 <모두의 게임>을 중국에 출시해 보니 ‘기대하지 말라는 말 그대로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중국에 도착해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됐죠. 시장조사를 먼저 철저하게 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시장조사의 중요성! 말과 글이 아닌, 직접 느껴라

 

<모두의 게임>의 중국 누적 다운로드는 270만이다. 그런데 누적 가입자는 50만 명에 불과하다. 더 놀라운 결과는 친구가 1명 이상 있는 유저는 전체의 약 4%고, 20명 이상 보유한 유저는 0.03%라는 사실이다.

 

하루 평균 이용자는 약 2,500 명. 유저들의 레벨 분포를 보면 레벨 1이 많고 그 뒤로는 거의 없다. 이는 곧 중국 유저들이 다운로드하던 중에 그만두거나, 플레이를 시작해도 초반에 그만둔다는 뜻이었다. 도대체 왜? 이유를 몰랐다.

 


 

중국에 가보니 현지 네트워크 사정도 좋지 않았고, 소셜 친구가 필수적이지도 않았으며, 빌링 시스템도 애매했다. 특히 휴대폰 통화요금이 비싸기 때문에 3G를 이용하는 네트워크 게임을 거의 하지 않는 유저 속성을 몰랐다.

 

게다가 360 마켓의 버디리스트는 말 그대로 랜덤 채팅에 가까웠다. <모두의 게임>에서는 자신과 가까운 사이의 친구들과 경쟁하며 재미를 얻는데, 중국에서는 모두가 ‘남에게 가까운 리스트 속 친구였을 뿐이었다.

 


 

김 대표는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지만,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중국에 처음 게임을 론칭한다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부끄럽지만 시장은 말과 글이 아닌 몸으로 직접 느껴봐야 한다는 것을 비싼 수업료를 내고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중국은 상시 네트워크를 이용한 한국의 카카오 게임이 아직 활성화될 수 없는 구조다. 론칭 전에 한 번이라도 중국에 가봤으면 하는, 시장조사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꼈다. 한국에서 잘됐다고 중국에서도 잘될 거라고 여긴 것이 얼마나 건방진 생각이었는지 알게 됐다”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