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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카카오 게임에 대해선 모두 개발사에 맡긴다”

안정성과 자유시장의 논리가 핵심, 카카오 게임하기

남혁우(석모도) 2013-10-07 15:53:16
올 한해 다양한 게임을 선보이고 흥행시킨 플랫폼인 카카오 게임은 유명세만큼이나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카카오 게임하기 입점 심사와 주 1회에서 2회로 늘어난 게임출시 일정, 매출 기준에 따른 무심사 입점 등 정책 관련 이슈는 언제나 뜨겁다. 

같은 정책이라도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한쪽에서는 환영하고 다른 쪽에서는 불만을 표출한다. 이는 카카오가 수많은 개발사와 퍼블리셔 그리고 유저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한 쪽의 입장을 대변할 수 없기에 카카오는 일부의 의견에 흔들리지 않는 정책수립 기준을 세웠다. 

하나는 모든 연령의 유저가 사용하는 플랫폼인 만큼 부적절한 콘텐츠를 걸러내 유저 신뢰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플랫폼의 핵심인 유저를 잃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게임업체의 개발자유를 보장하는 대신 결과도 개발사가 책임지는 자유시장 논리를 따른다는 것이다.




■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둔 크로스 프로모션

카카오는 자사 플랫폼으로 서비스하는 게임끼리만 크로스 프로모션을 허용하고 있다. 이벤트를 실시할 때에도 이벤트 페이지에 비 카카오 게임이 포함되는 것을 막고 있으며 다른 사이트의 로그인을 요구하는 것도 제재하고 있다.

게임 내 광고도 비슷하다. 카카오와 제휴한 4개 대행사의 광고는 제약 없이 게임에 넣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대행사와 계약을 맺을 때에는 추가 검수가 필요하다. 이로 인해 개발사가 카카오 게임만을 위해 별도로 이벤트 페이지를 새로 제작하거나 게임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해당 정책을 유저에게 검증된 자료를 제공하고 사행성 게임이나 성인 광고 등 카카오의 인지도를 떨어트릴 수 있는 콘텐츠와 연관될 수 있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한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은 한 차례 부적절한 콘텐츠를 걸러냈고, 서비스 중에도 확인 후 조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저에게 안정적이다. 하지만 비 카카오게임은 검증되지 않았기에 만에 하나라도 부적절한 콘텐츠일 가능성이 있고, 이를 카카오가 제어하기 힘들다는 것이 이유다.

카카오 관계자는 “해당 조항은 어린 유저가 부적절한 콘텐츠에 접근하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조항이다. 그러다 보니 의도치 못한 피해 사례가 생긴 것에 대해서 사과한다. 또한, 이런 정책으로 카카오 플랫폼의 유저를 다른 플랫폼이나 비 카카오게임으로 유도하려는 시도를 견제하는 것도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은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자사의 IP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크로스 프로모션을 실시하는 CJ E&M 넷마블.


■ 게임에 대해선 모두 개발사에 맡긴다

카카오는 입점 제안을 위해 선보이는 게임버전은 핵심 재미 요소 및 시스템이 구현된 프로토타입 이상의 빌드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매우 주관적인 기준이다. 그래픽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도 타격감이나 액션연출이 잘 묘사된 액션 게임이라면 통과할 수 있다. 반면 이미지가 중요한 TCG라면 카드 일러스트나 UI가 통과기준에 포함되는 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게임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어디를 얼마나 구현해야 한다고 정량적으로 말하긴 어렵다. 대신 개발사에서 유저를 대상으로 테스트하기 위해 준비하는 버전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결국은 개발사가 이 정도면 충분히 재미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게임심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차별화와 게임성이다. 같은 런게임이라고 해도 <쿠키런>과 <윈드러너>의 재미와 특징이 다르듯, 심사를 신청하는 게임만의 특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비슷한 게임이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내부 법무팀을 통해 표절 여부를 확인하기도 한다.

주요 퍼블리셔들은 카카오 오픈 초기 적게는 50개에서 많게는 100개의 게임을 연내에 출시한다고 밝혔던 만큼 많은 게임을 심사 요청한다. 대형 퍼블리셔의 물량공세에 중소 개발사의 게임이 묻힐 수 있기 때문에 카카오는 공정한 경쟁을 위해 한 게임업체는 1주일에 하나의 게임만 출시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꿨다. 즉 1개의 게임업체는 매주1개씩 1년에 최대 약 50여 개의 게임을 카카오 게임을 통해 출시할 수 있다. 

심사를 3번 통과하지 못하면 그 게임을 카카오에 서비스할 수 없는 삼진아웃 제도도 사라졌다. 대신 재심사는 1달 뒤에 가능하다. 간격이 없으면 매주 심사에서 탈락한 게임의 재심사로 인해 신규 게임의 심사와 출시가 뒤로 밀리기 때문이다.



심사에서 떨어지면 카카오는 간단한 답변만 메일로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 업체 게임에서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수정해야 할 부분을 자세하게 알려달라고 카카오에 요구하기도 하지만 돌아오지 않는 답변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우리는 퍼블리셔가 아니고 플랫폼일 뿐이다. 약간의 의견을 줄 수는 있겠지만 정확한 방법을 알려줄 만큼의 능력과 자격은 우리에게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게임을 더욱 발전시킬 능력을 개발사가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한다.

이어서 실제로 수정한 게임이 굉장히 재미있어진 경우도 많다. 그리고 이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게임에 문제점을 지적하면 딱 그것만 수정하는 개발사가 많다. 수정사항이 세밀하면 할수록 더 심해진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은 개발사에 맡기고 있지만, 게임 심사방식과 심사원의 정보는 절대 공개하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만약 심사원의 정보가 알려지고 그들이 비리와 연루되게 되면 카카오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게임을 심사하는 방식에 대해 많은 소문이나 루머가 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알려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최대한 공정하게 심사하고자 한다. 심사 내용을 비밀에 부치는 이유도 심사위원에게 뇌물을 제공하는 등의 비리를 막기 위해서다. 또한 심사는 한두 명에게 뇌물을 준다고 해서 통과할 수 있는 방식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게임 수정이나 패치, 업데이트는 카카오가 아닌 게임업체가 판단하고 정해야 한다.


■ 개발사와 검수 상황에 따라 정해지는 출시일정

카카오는 개발사가 원하는 시기에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매주 화요일인 출시일에 금요일을 추가한 것도 개발사가 원하는 선택지를 늘리기 위함이다. 화요일에만 출시했을 때는 iOS 플랫폼 검수가 늦어지거나 마케팅 일정이 맞지 않아서 개발사들의 일정 조절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출시일정은 iOS 검수의 영향이 크다. 월요일 오후 5시까지 iOS와 안드로이드 마켓에 게임이 올라오면 화요일 오전 11시에 카카오게임에 출시된다. iOS 검수가 늦게 끝났을 경우에도 개발사가 요구하면 오후에 출시하는 경우도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만약 우리가 출시일과 수량을 조절한다면, 매주 비슷한 양의 게임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것이 유저들에게 안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추석 등 연휴기간에 게임이 몰리고 그 기간이 끝난 다음 주에는 상대적으로 출시 게임 수가 줄어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 카카오 입점, 심사 기준 완화도 고려 중

카카오는 게임에서 발생한 게임 내 결제 외에도 광고 등 카카오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공유한다. 수익의 30%를 가져가면서도 자사게임을 알릴 수 있는 홍보나 마케팅 등에 대한 노력 부족에 불만을 가지는 개발사도 있다. 

특히 중소규모 개발사는 최근 TV, 지하철, 버스에 광고를 도배하는 대기업에 비해 자사의 게임을 알릴 기회가 적다는 불만을 내비친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인기는 많지만 게임 결제 매출이 나지 않는 경우는 서버 등의 유지비 지출로 인해 오히려 손해를 보기 때문에 카카오게임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익을 바탕으로 분배한다고 밝혔다. 

또한, 카카오는 200여 개의 게임을 대상으로 동일하게 마케팅하는 것이 답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플랫폼 내에 워낙 다양한 게임업체가 있기 때문에 카카오가 제안하는 프로그램이 모두의 마음에 들 수는 없을 것이고, 결국 어떠한 답을 내놔도 결국은 대기업만 위한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대신 카카오는 마케팅 지원이 아닌 서버, 리더보드 API 지원 등으로 중소 개발사들이 개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을 모색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서비스하면서 느낀 것은 결국은 게임성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대형 퍼블리셔에서 TV광고 등 대규모 마케팅을 하고 인기 게임을 바탕으로 크로스 프로모션을 하고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CPI마케팅을 해서 사람을 모아도 게임이 재미없으면 금방 식는다. 반면 게임이 재미있으면 어떻게든 사람을 끌어 모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많은 분이 카카오가 폐쇄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초기에는 인력이 부족해서 대응이 힘들었다. 지금은 오히려 개방적인 편이고 유저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부분을 제외하면 게임업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가능한 한 막지 않으려 한다. 상대적으로 여유도 생겼고 기준도 마련됐기 때문에 심사기준도 완화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마케팅이 아닌 게임성만으로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는 쿠키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