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file.thisisgame.com/upload/nboard/news/2013/10/12/20131012220905_1633.jpg)
12일 2.28 공원에는 도심 RPG에 참여하기 위해 총 198개 팀 611명이 모였습니다. 이런 대규모 행사에서 기념 티셔츠를 빼놓을 수 없겠죠? 글로벌 이펀을 상징하는 주황색 티셔츠를 입은 600여 명의 용사입니다.
‘글로벌 게임 문화 축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외국인 참가자들도 많았습니다. 대구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고 있는 로라와 카린은 페이스북을 통해 도심 RPG를 알게 되었다고 하네요. 자기소개 정도는 가능하지만 아직 한국어는 서툴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한국인 동료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한 외국인 팀은 공원에 흘러나온 싸이의 젠틀맨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공식 공연팀인가 싶었는데, 단지 흥에 겨웠던 참가자였답니다. 출정식 이전 어수선한 분위기를 단번에 정리해 준 분위기 메이커였습니다. :D
이번 도심 RPG는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했습니다. 미션의 지도는 물론, 퀘스트 수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보상이나 특수 카드까지 모두 글로벌 이펀 공식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진행됐습니다. 출발 전 ‘시작 QR코드’를 스캔하면 게임머니 100fun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fun’은 미션을 참가할 때마다 필요한 게임머니이기도 하지만, 우승을 가리는 중요한 척도입니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은 동성로에 위치한 <엘소드> 미션지입니다. 글로벌 이펀 참가 업체 KOG에서 마련한 부스로 퀘스트는 간단합니다. <엘소드>에서 운영자를 이기는 거죠! 단시간에 끝날 수 없는 미션이기 때문에 줄은 길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보니 도심RPG 비 참가자들의 관심도 많았습니다. 남녀노소 참가자들은 모두 진지한 표정으로 게임에 임했습니다.
동성로 안쪽에는 라온엔터테인먼트의 <테일즈 런너> 미션지가 있습니다. 참가비 없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일종의 ‘충전소’같은 곳이죠. 3개의 다트를 던져 8점이 상을 얻으면 무려 50fun을 얻을 수 있습니다.
RPG에서 전투를 빼놓을 수 없죠. 장가단을 쫓는 신천조와의 한 판 승부! 대결 미션입니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던가요. 외나무(?)에서 무기를 이용해 신천조(라고 주장하는 스태프)를 밀어내면 성공입니다. 남자 용사에는 남자가, 여자 용사에는 여자가 싸워주는 매너있는 신천조더군요.
한 참가자는 “타격감이 나쁘지 않은데?”라며 대결 미션에 만족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앞선 미션을 수행하면 게임머니인 fun을 획득할 수 있었지만 장가단의 은신처를 찾는 힌트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는데요. 그 첫 번째 힌트는 ‘R맨을 찾아라!’, 바로 돌발 미션에 있었습니다.
일정 시간이 되면 동성로 일대에는 신발에 방울을 단 R맨이 돌아다닙니다. 이 R맨을 찾아 ‘장가단’을 외치면 장가단이 숨어있는 장소의 힌트가 담긴 메시지를 주죠.
R맨은 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중앙파출소에서 한일극장 사이 구간 여기저기에서 방울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돌발 미션은 참가자에게 일괄적으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시차를 두고 랜덤하게 메시지가 전송되기 때문에 어떤 참가자는 방울소리를 듣고도 태연하게 지나치지만, 카메라로 담을 수 없을 만큼 전속력을 다해 R맨을 쫓는 참가자도 있었답니다.
방울 소리를 듣고 쫓는다, 어디서 많이 본 내용이죠? SBS 인기 예능프로그램 <런닝맨>과 흡사해 보이지만, 돌발 미션은 처음 도심 RPG가 시작되던 2007년부터 시작됐다고 합니다. 도심 RPG 기획을 담당한 한 관계자는 “<런닝맨>이 도심 RPG를 보고 따라 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기획한 것과 흡사한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는 것을 보고 괜히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R맨을 잡으면 낱말 카드 한 장을 받습니다. 이후 도구를 활용해 콩을 옮기는 ‘인내 미션’과, 제한시간 동안 제시카드 그림대로 블록을 쌓는 ‘지혜미션’, 마지막으로 압정이 장착된 헬맷을 착용해 음악과 함께 공중에 매달린 풍선을 터뜨리는 ‘빠빠빠 미션’까지 수행하면 다른 낱말 카드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카드를 전부 모을 필요는 없어요. 세 장 이상만 모으면 힌트는 충분합니다. 장, 거, 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대구 시민이라면 대부분이 쉽게 눈치채셨을 거에요. 북성로 자전거 골목에 위치한 자전거 카페 ‘장거살롱’입니다. 장거란 자전거를 뜻하는 대구 사투리입니다. 이름에 걸맞게 자전거 수리나 리폼도 하고, 커피 등 음료도 판매하는 곳이죠.
장가단의 은신처는 바로 ‘장거살롱’ 이었습니다. 저 멀리 장가단의 모습이 보이네요. 대구에 살지 않는 타지 참가자들은 장거살롱을 몰라 한참을 헤맬 수밖에 없었습니다. 종종 옥상에 등장하는 장가단의 모습을 보고 찾아내기도 하죠.
하지만 이곳의 미션은 숨어있는 장가단을 찾아서 함께 ‘셀카 인증샷’을 찍는 것입니다. 너무 꼭꼭 숨어있네요. :D
마지막 힌트카드를 받을 수 있는 ‘빠빠빠 미션’은 북성로 끝자락에 위치하기 때문에 장가단을 만나기 위해서는 반대편에 위치한 장거살롱까지 되돌아야만 하는 코스입니다. 되돌아오는 대부분의 참가자는 기쁜 마음에 다시 뛰기 시작합니다. 자전거나 오토바이 등 탈것을 이용하기도 하죠.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닙니다. 글로벌 이펀이 진행되고 있는 대구예술발전소에서 마지막 미션이 참가자들을 기다리고 있죠. 지금껏 온몸을 다해 미션을 수행했다면, 이제 두뇌를 써야할 때입니다.
마지막 미션은 바로 퀴즈였습니다. 난이도가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대구예술발전소는 순식간에 도심 RPG 참가자들로 점령됐습니다. 혹여 다른 팀이 엿들을세라 머리를 맞대고 소근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많은 참가자가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덕분에 행사장이 소란스럽지도 않았고요.
퀴즈는 1번부터 4번까지 차례로 풀어야 했는데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글로벌 이펀 행사를 돌아볼 수 있었답니다. 도심 RPG도 참여하고 글로벌 이펀도 둘러보고 일거양득이라고 할 수 있죠.
네 개의 퀴즈를 모두 맞추면 1, 2, 6, 9라는 숫자를 얻게 됩니다. 마지막 미션은 이 숫자를 조합해 암호를 유추해내야 하죠. 너무 막연한가요? 하지만 힌트는 사실 행사 도입에서 전해졌습니다.
‘1926’ 낯설지 않은 연도죠? 바로 장거단이 돌아가야 하는 과거의 시점이랍니다. RPG의 꽃은 역시 스토리죠. 도심 RPG의 스토리만 제대로 이해했다면 누구나 쉽게 유추할 수 있는 정답이었습니다.
장거단을 1926년으로 보낸 최고의 용사는 누구였을까요? 2인으로 구성 된 ‘나의 멘탈을 지켜줘’ 팀이 1등을 차지했고 300만 원의 상금이 전달됐답니다.
도심 RPG가 진행된 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