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가 게임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완화 필요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성남시는 23일 성남시청에서 대변인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 게임산업 규제에 대한 시의 입장을 표명했다. 성남시 한승훈 대변인은 이날 자리에서 “국가경쟁력을 위해서라도 게임산업 등 첨단 콘텐츠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며 정부와 국회의 기조 변화를 촉구했다.
국가 경쟁력을 위해 게임 규제 완화 필요
한승훈 대변인은 정부의 국정기조인 ‘창조경제’의 핵심은 게임과 같은 종합 창작물이라고 강조하며, 국가경쟁력을 위해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와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한 대변인은 이에 대한 근거로 지난해 게임산업이 달성한 성과를 들었다. 2012년 한국의 지적재산권 수치는 49억5,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콘텐츠 산업과 관련된 지적재산권은 8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고 그중 게임은 8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수출 성과만 하더라도 게임산업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추정 올해 상반기에 1조5,011억 원의 성과를 거뒀다. 이는 콘텐츠 산업 수출액의 62.4%를 차지하는 수치다.
한 대변인은 “게임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정치인과 정부 부처는 매출 1%를 기금으로 걷고 게임을 사회악에 포함시키는 등 산업의 역기능과 부정적 이미지만 부각시켰다. 이는 게임 산업과 국가 경쟁력을 위축시킴은 물론, 창조경제를 이룩하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국가정책과도 어긋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의 게임규제에 대한 완화와 부정적 인식 전환을 요구했다.
성남시는 올해 1월에도 “미래창조성장동력인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 법안 철회를 요구한다”며 정부와 국회에 대해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전환을 요구했던 적이 있다.
전문인력 양성과 국제적인 게임쇼로 게임산업 육성
현재 성남시는 넥슨, NHN엔터테인먼트, 엔씨소프트 등 100여 개가 넘는 게임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지방행정 차원에서도 게임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성남시는 앞으로도 게임산업 육성을 위해 국내 게임사들이 밀집해 있는 판교 테크노벨리 인근에 ‘게임·IT·SW 융합과학고’를 신설하고, 국내 최고 수준의 이공계 대학원을 유치해 게임산업 전문인력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올해 1월 발표했던 ‘세계적인 규모의 게임쇼 추진’에 대해 성남시는 물론, 성남시의 각 게임사와 연계해 민간협의기구를 만들어 게이머는 물론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게임축제’를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성남시는 이를 위해 ‘판교 알파돔시티’ 내에 대규모 컨퍼런스 공간 준공을 계획 중이다.
한 대변인은 브리핑을 끝마치며 “창조경재의 화두는 콘텐츠 산업이다. 실제로 영국은 콘텐츠 산업을 집중 육성해 장기화된 경기침체에서 벗어난 적이 있다. 성남시도 이러한 모델을 받아들여 게임 등 첨단 콘텐츠 산업을 육성함으로써 국가 경쟁력 발전에 이바지하고, 성남에 입주한 한국 게임 개발자 60% 모두가 행복한 개발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규제로 인해 한국 게임산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다음은 기자회견 말미에 있었던 한 대변인과의 일문 일답이다.
성남시 한승훈 대변인
이번 기자회견을 개최하기 전에, 판교 등지에 위치하고 있는 게임업체와 서로 소통이 있었는가?
한승훈 대변인: 성남에서는 한국 게임업체의 60%가 자리하고 있다. 성남시만큼 게임산업에 관심이 많은 지방행정 기관은 없을 것이다. 성남에 위치한 게임업체뿐만 아니라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와는 지속적으로 만남을 갖고 있다. 오늘 발표 또한 그에 대한 연장선 상에서 준비된 것이다.
성남시에는 한국 게임업체의 60% 이상이 입주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혹시 시 차원에서 게임규제로 인한 업체의 피해에 대해 분석한 자료가 있는가?
규제로 인해 얼마의 손해를 보았다고 파악한다는 것은 정성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과 같다. 때문에 손해액 자체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바가 없다.
하지만 최근 셧다운제 등 지속적인 게임규제로 인해 국내 게임산업이 침체된 것은 사실이고, 시 또한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게임시장은 시장의 규모는 커졌지만, 그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리그 오브 레전드>나 <피파 온라인 3>와 같은 외산 게임이다. 이처럼 게임산업의 규모는 커졌을지 몰라도, 산업 자체의 경쟁력은 날로 떨어지고 있다.
어떤 산업이든 역기능만 있을 수 없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성남이 게임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역기능에 대해서도 대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게임의 순기능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늘 자리는 정부나 국회가 게임의 역기능만을 편향적으로 부각시킨다고 생각해 시에서 이를 환기하고자 준비한 자리다. 게임의 일부 역기능에 대해서는 성남시도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이에 대한 예방책도 마련 중이다. 실제로 현재 국책 공공기관과 협의해 게임 과몰입 예방과 치유를 할 수 있는 ‘힐링센터’를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시에 위치한 게임업체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업계 스스로가 이러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아 게임에 대한 그릇된 인식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늘 같은 자리가 생기지 않으려면 업계 스스로도 적극적으로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해서도 널리 알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