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청소년층에서 발생하는 게임 중독은 성인이 빠지는 술∙마약 중독보다 더 심각하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서상기 의원(새누리당)이 29일 상암에서 열린 한국 콘텐츠 진흥원 국정감사에서 게임에 대한 비판의 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과몰입측정지표’ 도입 등 더 적극적인 조처를 하라고 요구했다.
서 의원은 “게임은 창조경제의 핵심이지만, 커지는 산업규모 못지않게 그 부작용도 날로 늘고 있다. 게임에 빠져 아이를 굶기는 부모나, 중학생이 어머니를 살해하는 등 충격적인 사건이 날로 더해지고 있다. 게임중독은 청소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만큼 술∙마약 중독보다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서 의원의 발언에 홍상표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향후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 하지만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부처별로 제각기 추진되어 업계가 느끼는 불안이 크다. 정부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게임 관련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
게임업계 “교문위원의 편향된 인식에 실망”
한편 서 의원의 이러한 발언이 알려지자 업계 종사자들은 당혹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그의 발언에 담긴 인식이 지난 10월 7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발표한 ‘4대 중독 척결’ 발언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당시 황 대표는 게임을 술, 마약, 도박 등과 같은 선상에서 언급하며, “이 사회를 악에서 구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날 황 대표의 발언은 게임중독이라는 개념이 술, 마약, 도박과 달리 의학∙학술적으로 질병이나 장애로 분류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가 이를 무분별하게 동일시했다는 점에서 게이머와 관계자들에게 많은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이 한콘진 국정감사에서 게임정책에 관여하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의 입에서 다시 한 번 나왔다. 서 의원의 발언은 게임의 부정적인 여건에 대한 해법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그가 열거한 사건들이 무조건 게임 때문이라고 규정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스이즈게임과의 통화에서 “교문위원이라는 사람이 명확하지도 않은 사실을 공적인 자리에서 발언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하다 못해 그가 예로 든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만 했더라도 그 같은 발언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실망감을 표했다.
한편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이하 K-IDEA)는 지난 24일 성명서를 통해 게임을 술, 마약과 동일시하는 것은 “쇄국정책의 2013년 버전”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공식 홈페이지에 ‘근조’ 마크를 내걸었다. 황우여 대표의 발언과 신의진법(일명 4대 중독법)을 반대하기 위해 K-IDEA가 계획한 온라인 서명운동은 28일 시작해 하루 만에 39,000여 명이 동참했다. (☞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