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열릴 ‘중독법’ 관련 공청회가 법안통과를 위한 '요식행위'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29일 공개된 공청회의 참가자와 시간표가 행사 주최 측(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에 편향되게 배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기사: 게임은 중독 물질? 중독법 공청회 열린다
발표된 명단에는 게임이 중독 대상이라고 주장하는 인사가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공개된 12명의 참가자 중에서 중독법에 찬성하는 인원이 8명, 반대하는 인원은 4명에 불과하다. 특히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인 게임업계 인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공청회에서 가장 많은 시간(1시간)을 차지하는 '주제발표' 시간은 모두 중독 지지 성향 인사의 발표로 구성돼 있다. 주제발표 시간에는 발표자가 자신의 주장을 반대 없이 계속 이야기할 수 있다. 반면 6명의 패널이 참가하는 패널토의는 30분만 배정돼 있다.
주제 발표자는 모두 중독법 찬성론자
29일 신의진 의원실이 공개한 참가자 명단(아래 표)에 따르면, 축사를 하는 4명 중 한 명(남경필 의원)을 빼고는 중독 지지를 명확히 밝힌 인사들이다. 특히 새누리당 대표인 황우여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게임을 '4대 악'으로 규정해 업계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주제 발표자로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윤명숙 교수와 의정부 성모병원 정신의학과 이해국 교수가 나선다. 이들은 중독법 찬성자로 형평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윤 교수는 지난 8월 중독 예방 관리 관련 공청회에서 “인터넷 게임을 포함한 4대 중독 관리법 제정이 필요하다”며 중독법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이 교수 역시 지난해 ‘중독포럼’ 세미나에서 게임을 4대 중독에 포함시킨 '탈중독사회의 비전을 묻다-4대 중독에 대한 국가종합대책 제안'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스마트폰의 중독성을 강조하면서 게임의 중독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왔다.
윤명숙 교수와 이해국 교수는 이번 공청회에서 ‘중독의 폐해와 그 사회경제적 파급’이라는 주제와 ‘중독폐해 예방과 감소를 위한 법제도 방향’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
지정토론 패널, 게임업계 입장을 대변할 사람이 부족
한편 지정 토론자로 아이건강국민연대 김미선 사무국장, 강남을지병원 정신의학과 방수영 교수, 보건복지부 이중규 정신건강정책과장, 인터넷문화콘텐츠협동조합(이하 PC방 협동조합) 최승재 이사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 문화체육관광부 이수명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이 참가할 예정이다.
중독법 찬성 패널인 김민선 사무국장은 셧다운제 확대 등 강력한 게임 규제를 주장해 왔으며, 방수영 교수와 이중규 과장은 ‘중독 포럼’ 회원으로 4대 중독법에 대한 연구에 참여해 왔다. 이들은 초기부터 게임의 규제를 강력히 찬성한 인사들이다.
한편 중독법 반대 패널로 나서는 인사 중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가 눈에 띈다. 이 교수는 “중독이라는 공포담론이 게임을 즐기는 행위에 관해 부정적인 선입관을 유포한다. 청소년 보호담론은 게임을 남들보다 지나치게 즐기면 이를 즐거움의 지속행위가 아닌 무조건 중독으로 간주하려 한다"고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외에 PC방 협동조합의 최승재 이사장과 문화부 이수명 콘텐츠산업 과장도 중독법에 대한 반대 입장이지만, 게임업계의 입장을 직접 대변할 수 있는 협회나 업체 관계자가 참가하지 못 한데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은 지난 4월 ‘중독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을 제출했다. 법안은 게임을 알코올, 마약, 도박과 함께 4대 중독으로 포함해 게임업계에서 논란이 되어왔다. 신 의원은 법안에 대한 의견 수렴 및 제도 개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31일 국회 의원회관 제 2 세미나실에서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온라인 서명이 진행되고 있는 K-IDEA 홈페이지(//www.k-idea.or.kr/signature/signature.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