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정신과 의사가 ‘4대 중독법’(이하 중독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중앙대학교병원 정신의학과 이영식 교수는 15일 한겨레신문에 기고한 ‘게임중독법 신중해야한다’는 칼럼을 통해 게임을 중독물질로 규정하는 중독법에 대해 ‘신중하지 못한 접근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칼럼에서 “미국정신의학회 정신장애 진단 매뉴얼 연구그룹은 흔히 한국에서 ‘인터넷게임 중독’이라고 지칭되는 개념을 중독이 아닌 ‘장애’라고 지칭한다. 중독이라는 표현 자체가 논의 대상인 셈이다. 실제로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된 ‘세계 정신의학협회 연차회의’에서도 주제발표로 인터넷과 게임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내용이 다뤄졌다”며 섣불리 게임을 중독물질로 몰아가는 일부 의학계와 정치권의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국내의 중독성 논란에 대해도 “게임 문제라며 병원에 찾아오는 청소년 대부분이 게임 문제보다는 학교 부적응, 부모와의 애착장애 등이 복잡적으로 연관돼 있다. 게임은 1차적인 원인이라기보다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출구 혹은 결과물이다”며 현상 자체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칼럼의 말미에 “사회적 관심이 높은 문제에 정부가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법제화를 논하기 전에 충분한 추적 연구로 과학적으로 실체를 밝혀나가야 할 것이다”며 게임 문제에 대한 정부와 의학계의 충분한 연구조사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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