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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중독법은 청소년 인권 탄압” 공대위 발족식 말말말

‘게임규제개혁공대위’ 발족식 대표 관계자 발언 모음

송예원(꼼신) 2013-11-21 15:00:23
2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는 ‘게임 및 문화콘텐츠 규제 개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의 발족식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게임관련 단체뿐만 아니라 영화만화 음악 등 다양한 문화예술단체와 시민단체의 대표가 함께해 신의진 의원이 발의한 4대 중독법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혔다.  

게임개발자연대 김종득 대표와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김성곤 사무국장과 같은 게임관련 단체의 인사와 ▲공대위 위원장이자 만화가인 한국예술종합학교 박재동 교수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배장수 상임이사 ▲문화연대 권금상 집행위원 ▲청소년인권행동 아나수로 ‘호두악마’ ▲고려대학교 법학전문 대학원 박경신 교수 등 공대위 발족식에서 나온 각 분야 전문가들의 중독법에 대한 의견을 정리했다. 





 “게임 규제, 과거 만화나 영화 규제와 다를 바 없다

 

박재동 게임규제개혁공대위원장

 

■ “놀이 행위를 범죄 행위로 만들고 있

공대위의 위원장을 맡으며 한국예술종합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만화가 박재동 교수는 먼저 집 앞에서 공놀이도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중독법에 대해 “유일한 즐길 거리인 게임을 마약과 같이 취급하며 모든 놀 거리를 범죄행위로 만들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한 박 위원장은 과거 만화산업이 규제로 인해 힘들었던 것을 언급하며, 게임 산업에 종사자들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번 중독법으로 인해 생산자들이 마약 제조업자가 됐다며, 사회의 부정적 시선으로 인한 위축감과 치욕감은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다고 호소했다. “개구리 돌 던지듯 규제만 남발하면 맞는 개구리는 그냥 죽을 수 밖에 없다”는 게 박 위원장의 의견이다. 

따라서 그는 게임이든 만화든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면 부모, 이용자, 기업인 등이 모두 모여 이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이런 과정을 위해 공대위에 함께 하게 됐다는 참가 의의도 덧붙였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배장수 상임이사

■ “한 쪽은 육성, 한쪽은 규제. 정부 여당 엇박자로 가고 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배장수 상임이사도 과거 영화산업에 대한 규제를 언급했다. 그는 “현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한국 영화는 90년대 초 우리 국민에게도 외면을 받았다. 그 당시 한국영화는 온갖 규제에 묶여있어서 문화로서는 물론 산업적 측면에서도 기를 펼수 없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일례로 <투캅스>는 ‘멸치 어장’이라는 대사 한 마디에 18세 이하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고, 임권택 감독의 <알래스카의 개>라는 영화는 ‘알래스카’가 함경도를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로 <왜 그랬을까>라고 제목을 바꿔야만 했다.

이와 함께 통일 되지 않은 당정청의 불협화음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배 이사는 “지금 정부와 여당은 한쪽에서는 게임 육성을 주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게임을 중독물질로 규정하고 규제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엇박자로 노는 정부 여당의 행보에 대해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청소년을 내세워 선동하지 말라




문화연대 권금상 집행위원

■ “게임 반대 부모, 공부하며 밤 새우는 건 괜찮나?”

아동 청소년 문제로 상담활동을 해왔던 문화연대 권금상 집행위원은 학부모 입장에 서서 중독법의 ‘낙인효과’에 대해 지적했다. 중독법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정상적이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모든 아이들을 부모에 의해 중독자라는 집단으로 낙인 받는다는 것이다. 

권 위원은 결국 중독법은 아이들과 청소년을 위한다고 말하지만, 이들을 피해자로 내세워 부모 입장만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독자가 누구인지, 어느 시점이 중독에서 벗어난 것인지 객관적 연구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부모의 입장에서 사람을 통치하려고만 하는 법안이라는 게 권 위원의 의견이다. 

그는 “상담 받는 학부모 대부분이 ‘아이가 게임 대신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 ‘밤 세워 게임하는 시간에 공부했으면 좋겠다’ 고 말한다. 아이들의 학습권과 수면권에 대해 논하지만 근본적으로 아동청소년을 위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나수로의 ‘호두악마’

■ “법조인, 청소년을 이렇다 저렇다 멋대로 판단 말라”

시민단체 청소년인권행동 아나수로의 대표로 나선 ‘호두악마’는 중독법으로 인한 청소년 인권침해에 대해 비판했다. 현재 시행중인 셧다운제는 청소년의 게임 플레이 시간을 친권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했는데, 중독법은 학교 선생님에게도 보고하도록 되어있어서 청소년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인권 탄압이라는 것이다.

‘호두악마’는 “청소년을 위한다는 이유로 모든 놀이 문화를 막고 있다. 정말 청소년의 심신을 생각한다면 과도한 업무나 일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지 않나”고 문제를 제기하며, “법조인은 청소년이 이럴 것이다 저럴것이다 멋대로 판단하지 말고, 청소년의 말을 들어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독법, 게임만이 아닌 문화 콘텐츠 전반의 문제”



게임개발자연대 김종득 대표

■ “중독법, 후크송인 케이팝도 규제하겠다는 의도”

중독법 공청회를 비롯해, 중독법과 관련하여 TV와 라디오 등 토론회에 적극적으로 참석하고 있는 김종독 게임개발자연대 대표는 중독법은 단지 게임을 규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문화 콘텐츠 전체를 규제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중독법은 만화, 애니메이션 심지어 유튜브 콘텐츠와 확대하면 케이팝도 규제할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 콘텐츠들을 중독물질로 규정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문화 콘텐츠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향후 적극적인 대응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그는 “지난 2011년 셧다운제 발의 당시 지금처럼 법안의 실효성과 근거 부족 등 똑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반발했지만 무력하게 당했던 기억이 있다. 적어도 이번에는 그렇게 당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게임개발자연대로서, 공대위로서 적극적으로 움직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인터넷디지털미디어 협회 김성곤 사무국장

■ “중독법, 이제 게임산업 문제가 아닌 사회 문화적 문제”

한국인터넷디지털미디어 협회 김성곤 사무국장은 현 시국에 대한 사과로 입을 뗐다. 더불어 게임 중독문제는 산업적, 의학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 아니라 사회 문화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사무국 장은 “게임 규제법으로 인해 나라가 들썩이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 생각해보니 이는 게임 산업적 문제 뿐만아니라 사회문화적 이슈이자 인권의 문제이기 때문인 것 같다. 앞으로는 산업계나 의학전문가가 아니라 문화 예술인들과 사회 문화 전문가들이 게임 부작용에 대해 진단하고 나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박경신 교수

■ “중독법은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위반하는 법안이다”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박경신 교수는 게임은 마약, 알코올과 같이 물질 자체에 해악성이 내제돼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헌법적으로 유지되기 어려운 법안이라고 주장하며, 미디어 콘텐츠를 아우르는 중독법은 결국 표현의 자유를 막으려는 의도가 의심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중독법이 대상으로 하고 있는 미디어 콘텐츠는 표현물 그 자체와 같다. 인터넷 게임 및 인터넷 콘텐츠를 규제한다는 것은 결국 인터넷을 통한 표현의 행위를 막겠다는 의지다. 이는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행사를 막겠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다”고 말하며 중독법이 내포한 위험성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