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취재

중독법 다룬 MBC 방송, “검증 안 된 사례 제시가 아쉽다”

시사매거진 2580, 극단적인 과몰입 사례와 게임 뇌 가설도 검증 없이 방송

전승목(아퀼리페르) 2013-11-25 14:48:33

공중파 방송에서 게임 중독법 논란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방영돼 SNS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MBC시사매거진 2580’은 24일 방송에서 게임산업과 중독법 논란을 다뤘다. 방송은 차세대 성장 동력이자 창조 경제의 핵심인 게임산업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게임에 과몰입하는 사람들의 예시를 보이며 관련 사례를 방송했다.

 

게임산업의 빛과 그림자, 극단적 사례 제시는 논란


방송 초반부는 지스타 2013의 현장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며 게임이 젊은이들의 대중문화로 자리 잡았음을 강조했다. 동시에 게임 시장 규모는 10 7천억 원에 이르렀으며 K-POP을 비롯한 다른 대중문화보다 많은 수출액을 기록하고 있다며 게임 산업의 위상을 알렸다.

 

하지만 뒤이어 게임 강국 뒤에 어두운 면이 있다는 지적과 함께 게임에 과몰입한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첫 번째 사례로 밤낮을 바꿔 게임을 하는 21살의 청년이 게임을 하면서 시력이 나빠지고 성인병합병증 우려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두 번째로는 게임에 과몰입한 중학생 최군이 게임을 못하게 말리는 누나를 상대로 칼을 들고 협박하고 가구를 부순다는 일화가 뒤를 이었다시사 매거진은 정신과 치료를 받는 최군이 전두엽 기능이 저하됐고 단기 기억 능력이 떨어졌다는 정신과 의사의 진단을 받는 모습도 방송에 내보냈다.

 


사례를 소개한 시사매거진 2580은 게임을 술, 마약, 도박과 같은 중독물질로 보고 통합 관리하자는 중독법을 둘러싸고 일어난 사회적 이슈도 다뤘다. 이 과정에서 마약 중독에 대한 뇌 반응 사진과 인터넷 게임 중독에 뇌 반응 사진을 영상에 포함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방송은 게임 중독을 의학적으로 중독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중독법에 반대하는 네오위즈 인터넷 최관호 대표 이사의 주장과, “게임에 중독된 사람들의 뇌 반응이 마약과 알코올에 중독된 뇌와 같다는 정신과 의사의 주장을 소개했다. 

 




아이들이 게임에 몰입하는 이유는 어른의 책임


중독법 논란과 관련해서 게임을 중독물질로 규정하는 법은 결국 게임산업에 타격을 준다는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 김성곤 사무국장의 의견과 “(중독법이) 게임이 범죄 같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게임 포지의 카슨 반 후센의 의견을 다뤘다

 

이에 대한 반론으로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자고 해서 주류업계가 이미지에 타격이 가고 산업에 지장이 많다는 이야기는 안 한다. 게임도 마찬가지란 신의진 의원의 주장도 소개했다.

 

시사매거진 2580은 마지막으로 게임에 중독됐다고 주장하는 아이들을 지도하는 대안학교를 소개하면서 중독법 논란의 원인을 지적했다. 게임이 산업적 문화로서의 가치를 인정하자는 주장과 중독물질이기에 규제 대상이라는 논란에 대해서 아이들이 게임에 몰입하는 이유는 결국 어른들에게 있다는 이야기다.

 

방송은 두레마을 숲속창의력 학교 김병삼 교사의 인터뷰를 통해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고 힘들어서 도망치듯 게임에 몰입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이들이 게임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결국 어른들의 책임"이라고 마무리를 지었다.

 



  

중도 입장의 방송 내용, 하지만 검증 안 된 사례에 문제제기


시사 매거진 2580이 방송된 후, 일부 시청자들은 SNS를 통해 방송의 내용에 대해서 지적했다. 먼저 뇌 사진을 비교해 마약 중독과 게임 중독을 동일시하는 분석이 타당하지 않고 일반 가설을 이론처럼 포장했다는 점이 논란이 됐다. 

 

이른바 '게임 뇌' 논란이 의학적 검증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반화 된 논리로 방송된 것이 문제가 됐다. 일부 누리꾼은 프로게이머의 전두엽이 일반인보다 더 발달했다는 연구 결과를 들어 게임을 하면 전두엽이 나빠진다는 예만 든 것은 일반화의 오류다고 비판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게임에 지나치게 과몰입한 사람들만 골라서 극단적인 사례만 취재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로 MBC는 시사매거진 2580에서 인터뷰할 사람을 찾습니다” 게시물을 통해 제보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극단적인 사례자를 대상으로 했다.

 

게시글을 확인한 시청자들은 게임을 정상적인 여가 활동으로 즐기는 사람들은 배제하고 극단적인 사례만 모은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게시날짜가 11월 14일로 돼 있는 글의 스크린샷. 
현재는 '글이 삭제됐거나 존재하지 않는 글'로 나타난다. 

 

 

또 다른 시사 매거진 2580의 출연자 섭외 게시글 스크린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