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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패러디? 도용? WoW 세계관의 ‘마스터탱커’ 논란

중국의 WoW 팬무비를 기반으로 개발된 모바일게임, 국내 출시

안정빈(한낮) 2013-11-28 16:14:50
패러디다. VS 지나친 도용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패러디한 모바일게임 <마스터탱커>가 논란이 되고 있다.

쿤룬코리아는 지난 27일 <마스터탱커>를 국내 오픈마켓에 출시했다. <마스터탱커>는 ‘코믹 RPG’를 콘셉트로 내세운 모바일게임으로, 중국에서는 3,000만 회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문제는 <마스터탱커>의 세계관과 설정이다. <마스터탱커>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의 팬무비인 <워짜오MT(我叫MT: 나는 메인탱커)>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이다. 때문에 게임 곳곳에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거의 그대로 접할 수 있다.

<WoW>의 종족 중 하나인 ‘타우렌’은 ‘타우린’이라는 이름으로, ‘멀록’은 유명한 울음소리를 본따 ‘아옳옳옳옳’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통곡의 지하(WoW에서는 통곡의 동굴)’나 ‘죽음의 광산(죽음의 폐광)’, ‘그림자 이빨 성채(그림자 송곳니 성채)’ 등 <WoW>의 유명 던전도 이름을 약간만 바꿔 등장한다.

서버 이름은 달아나서스(WoW에서 다르나서스), 캐릭터 이름은 타우린이다. 친숙한 멀록(?)도 등장한다.

설정과 스토리도 비슷하다. 예를 들어 ‘죽음의 광산’은 ‘서부 황야’에 위치하고 있으며, 어떤 도적 형제들이 이 곳을 아지트로 삼아 인간왕국에 대한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 서부몰락지대에 있는 죽음의 폐광에서 데피아즈 도적단이 반란을 계획 중이라는 <WoW>의 설정과 일치한다. 심지어 몬스터의 등장 순서도 유사하다.

참고로 원작 애니메이션 <워짜오MT> 역시 <WoW> 카툰으로 유명한 ‘썅또끼’의 캐릭터와 비슷한 그림체로 인해 논란의 대상이 됐다.

쿤룬코리아에서는 원작 <워짜오MT>부터가 <WoW>의 팬 무비로 제작된 영상인 만큼, <마스터탱커> 역시 일종의 패러디로 생각한다는 입장이다. 쿤룬코리아 관계자는 “<마스터탱커>는 <WoW>보다는 <워짜오MT>의 인기에 힘입어서 개발된 게임이다. <워짜오MT>가 <WoW>를 소재로 한 만큼 비슷한 내용이 많아 보이지만 패러디의 선에서 즐겨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애니메이션 <워짜오MT(我叫MT)>의 캐릭터들. 배경은 실제 <WoW
>의 맵이 사용됐다.

실제로 <WoW>와 유사한 캐릭터나 설정이 나오는 점을 제외하면 <마스터탱커>의 게임 진행방식이나 시스템은 크게 다르다. 쿤룬코리아에서는 <WoW>의 패러디 캐릭터와 익숙한 인터페이스를 <마스터탱커>의 장점으로 내세울 정도다.

반면 게임이 다르더라도 상업적으로 다른 게임의 설정을 이용하는 이상 단순한 패러디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모바일게임을 개발 중인 한 업체의 관계자는 “관심을 끄는 게 가장 중요한 모바일게임에서 <WoW>라는 유명한 IP를 패러디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상업적으로 <WoW>를 이용한 셈이 된다. 저작권 인식이 아직은 약한 중국시장이라면 몰라도 한국에서 출시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블리자드코리아 관계자는 <마스터탱커>에 대한 대응을 묻는 디스이즈게임의 문의에 “현재 관련내용을 파악하고 있으며 이후 대응방향을 결정하게 될 듯하다”고 답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 항목에서 <마스터탱커>의 유사성에 대한 쿤룬코리아 운영팀의 답변.

<WoW>와 비슷한 던전이 순서대로 등장한다. 타우린을 <WoW>의 원래 종족명인 타우렌으로 적은 오타(?)도 보인다.


각 던전의 보스 몬스터들. 등장하는 순서도 <WoW>와 비슷하다.


아옳옳옳옳과 신록의 수호자 등 <WoW> 유저라면 낯익은 이름들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