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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WCG2013] 장재호, 마지막 워크래프트3 결승에서 ‘석패’

물오른 기량 뽐낸 중국대표 후앙시앙이 금메달, 한국 엄효섭이 동메달

오경택(뉴클리어) 2013-12-01 17:51:37
WCG(월드사이버게임즈) 마지막 <워크래프트 3> 금메달의 주인공이 가려졌다. 최근 물오른 기량을 뽐냈던 중국의 랜덤 플레이어 후앙시앙이다. 우리나라의 장재호는 분전했지만 은메달에 그쳤다.

1일 중국 쿤산 국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WCG 2013’ 그랜드 파이널 <워크래프트 3> 결승전에서 한국대표 장재호(Moon, 나이트엘프)와 중국대표 후앙시앙(TH000, 랜덤/휴먼)이 3판2선승제로 대결했다.

1경기가 시작되자마자 경기장을 터질 듯하게 메운 중국 관중들이 술렁거렸다. 랜덤을 선택한 후앙시앙의 종족이 ‘언데드’로 나왔기 때문이다. 후앙시앙은 세계적인 랜덤 유저지만, 상대적으로 언데드 실력은 덜 알려져 있다. 후앙시앙의 메인 영웅 데스나이트는 경기 중반에 접어들 때까지 2레벨도 못 찍은 반면, 장재호는 아이템과 텔레포트를 적절히 활용하며 상대의 두 번째 영웅 나가씨위치를 잡아냈다. 핵심 영웅의 성장에서 차이가 크게 났다.

후앙시앙은 세 번째 영웅까지 갖추며 특유의 ‘3영웅’ 체제로 나섰고, 장재호는 레벨3이 된 데몬헌터와 판다렌브류마스터 조합으로 맞섰다. 결과는 장재호의 완승. 후앙시앙은 데스나이트와 리치 등을 잃은 반면, 장재호는 한 번도 영웅이 죽지 않았다.

장재호는 원하는대로 경기를 풀어 나갔다. 후앙시앙의 사냥을 지켜보다 아이템을 잇따라 빼앗았고, 그 사이 판다렌브류마스터도 빠르게 레벨을 올리며 아이템을 갖췄다. 맞사냥 운영이 이어지던 중, 장재호는 후앙시앙의 본진 테러에서 자원채취를 방해하는 등 계속 재미를 봤다. 후반의 대규모 한 타 싸움에서 밀린 후앙시앙은 항복을 선언했다.




<워크래프트 3> 한중전을 보기 위해 경기장 문 밖까지 몰려든 중국 관중.

2경기, 후앙시앙은 랜덤이 아닌 휴먼을 선택했다. 사냥 도중 후앙시앙의 확장기지를 알아챈 장재호는 일꾼을 잡으며 확장을 방해했고, 끈질기게 상대를 쫓아다니며 괴롭혔다. 두 번째 영웅 판다렌을 뽑은 장재호는 빠르게 키워야 하는 상황이 됐고, 후앙시앙은 휴먼 특유의 타워 짓기로 ‘우주방어’ 체제에 들어갔다.

후앙시앙은 맵의 주요통로인 다리에 타워를 도배하는 동시에 공성 유닛 ‘모타팀’을 뽑으며 전략을 걸었다. 장재호는 방어 업그레이드를 하며 맞섰지만 후앙시앙은 이미 다리를 장악하고 건너와 장재호의 본진 건물을 타격하기 시작했다.

장재호는 후방 드롭을 섞은 한타 교전으로 치고 나갔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데몬헌터가 잡히면서 경기가 기울었다. 장재호는 자원과 병력에서 밀리는 열세를 영웅의 활용으로 극복하려 했지만, 후앙시앙의 빈 틈 없는 병력 운영 앞에 GG를 쳤다.

3경기에서도 후앙시앙은 휴먼을 골랐다. 장재호가 첫 영웅으로 워든을 선택한 가운데, 후앙시앙은 팅커를 골라 장재호의 허를 찔렀다. 작전을 건 후앙시앙은 장재호의 본진에 타워 러시를 감행해 완성까지 시켰다. 벼랑 끝에 몰린 장재호는 본진에서 상대에게 건물을 내주면서 후앙시앙의 영웅 팅커를 한 차례 잡아냈다.

하지만 후앙시앙은 결국 타워 이어 짓기로 장재호의 본진을 장악했고, 장재호는 다른 확장 지점에서 새로운 본진을 꾸리기 시작했다. 후앙시앙은 장재호의 본진을 자신의 확장기지로 삼으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장재호는 끝까지 버티면서 역전을 도모했지만, 후앙시앙의 물오른 컨트롤과 운영에 막히며 항복을 선언했다.

이로써 지난 2003년 WCG에서 시작된 <워크래프트 3> 종목은 11년째인 올해를 끝으로 WCG에서 퇴장하게 됐다. 한국은 WCG 마지막 <워크래프트 3>를 은메달(장재호)과 동메달(엄효섭)로 마무리했다.


WCG 마지막 <워크래프트 3>를 기념하기 위해 특별한 이벤트가 진행됐다. 올해 출전한 한국과 중국의 모든 선수에게 특별 반지가 수여됐다. 우승 트로피도 특별 제작됐다.

왼쪽부터 장재호(은메달), 후앙시앙(금메달), 엄효섭(동메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