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8일 <리니지3> 핵심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려고 한 혐의로 엔씨소프트 전 개발실장 박 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이날 저녁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유출하려고 한 비밀이 영업상의 비밀인지 여부에 대해 피의자들이 소명할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또 피의자들이 그 동안 소환조사에 꾸준히 응해왔기 때문에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사유를 밝혔다.
당초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엔씨소프트 전 개발실장 박 모씨와 그 전에 퇴직한 직원 한 모씨에 대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박 모 개발실장보다 앞서 회사를 먼저 떠난 한 모씨에 대해 수사를 하는 와중에 추가로 밝혀낸 것이다.
사건은 퇴사한 개발자 한 씨가 회사를 나간 후 인가받지 않은 곳에서 <리니지3> 클라이언트를 시연했고 이로 인해 영업비밀이 흘러나가면서 시작됐다.
엔씨소프트 정보보안팀이 회사의 정보흐름을 모니터링하는 와중에 예상치 않은 곳에서 <리니지3> 프로젝트가 노출된 것.
이에 경찰은 지난 2월 말 엔씨소프트로부터 한 씨의 영업비밀 유출 의혹에 대한 진정을 받았고 통화내역을 분석하는 등 내사를 벌여왔었다.
공교롭게도 박 씨가 <리니지3> 개발방향을 놓고 회사와 갈등을 벌이다가 면직처분을 받았고 별도회사인 블루홀스튜디오를 차린다는 것이 외부에 알려졌던 시점과 거의 비슷하다.
결국 경찰은 한 씨 뿐 아니라 박 씨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수사를 진행하는 와중에 박 씨에 대해서도 새로운 혐의를 포착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은 한 씨가 <리니지3> 클라이언트를 무단으로 외부에서 시연한 것 외에도, 박 씨가 <리니지3> 프로그램 소스코드를 이메일로 전송하고 이동식 디스크로 복사해 유출한 후 일본 업체로 넘기려고 한 혐의를 새롭게 알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에서 신청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기는 했지만 <리니지3>와 관련된 조사는 계속될 전망이다.
* 8일 저녁 구속영장 신청이 기각됐습니다. 기사를 업데이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