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접속자 13만을 돌파하며 국민 액션게임으로 자리잡은 <던전앤파이터>에서 중국산 핵 프로그램이 기승을 부리면서 유저들이 일대 혼란에 빠졌다.
이번 핵 사태는 중국에서 제작된 자동 사냥 프로그램을 이용해 한 PC에서 캐릭터 수십 개를 거의 무한대로 돌려 막대한 양의 골드(게임의 사이버머니)를 벌어들이면서 발생했다. 이번에 등장한 중국산 핵은 피로도가 모두 소모될 경우 자동으로 계정을 바꾸고, 캐릭터의 HP와 MP가 소모되지 않고 무기의 내구도가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던전앤파이터> 유저들의 제보에 따르면 이번 중국산 핵은 한 달 전부터 돌기 시작했으며, 작업장 업자들이 그동안 꾸준히 골드를 모아오다가 지난 6일부터 한꺼번에 시중에 풀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덕분에 아이템 중개 사이트의 골드 시세는 6일 이후로 폭락하기 시작해 100만 골드 당 4천원 대였던 시세가 현재는 2천원 대로 절반이나 떨어졌다.
특정 판매자의 경우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 7일 이후 성사된 판매 회수가 수백 건에 달해 대략 하루에 천만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렇게 골드의 현금 거래 가격이 하락하면서 자연스럽게 인플레이션 현상마저 일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던전앤파이터> 유저들은 골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 될 경우 성실하게 플레이를 해 왔더라도 높아지는 아이템 가격에 자신이 원하는 장비마저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불안해 하고 있다.
최근 중개 사이트에서 골드를 구입해 본 유저들에 의하면 “거래를 시도한 사람의 부정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보아 중국인이 확실했으며, 어떤 판매자는 아예 거래자명이 중국 이름이었다. 등록된 전화번호 역시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고 발신제한으로 전화가 와서 통화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 작업장에서 해킹 프로그램을 돌려 골드를 모은 뒤 국내 중개 사이트에 파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이번 중국산 핵 사태를 성토하는 유저들의 게시물들이 <던전앤파이터>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가득 채우고 있지만 올라오는 즉시 삭제되어 유저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핵 유저 식별법이나 이에 대한 대책이 제대로 공지되고 있지 않아 유저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네오플의 한 관계자는 "현재 개발팀 내부적으로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최선을 다해 핵을 막고 있다. 10일(목요일) 오전 패치를 통해 이번 핵은 막을 수 있게 될 것이며, 부정 행위를 한 계정은 모두 적발해 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 중국 사이트의 해킹 프로그램 업로드 현황. 4월말 <던파> 핵이 등록되기 시작했다.
<던파>의 골드 시세는 6일부터 급격한 하락을 보이기 시작했다.
9일 현재 실제 거래 가격은 그래프보다 낮다.
해킹의 대책이 미흡한 점을 성토하는 던파 자유게시판의 유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