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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아들은 내가 지킨다!” 아빠와 아들의 훈훈한 우승

버블파이터 4차 챔피언스컵 가족부 우승팀 윤희용, 윤성현 부자

이재진(다크지니) 2013-12-21 17:50:10
온라인게임 대회 결승전에서 아빠와 아들, 엄마와 아들이 각각 팀을 이뤄 만났다. 중계진이 부성애와 모성애의 대결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아빠가 연속으로 점수를 따고, 이에 질세라 엄마도 잇따라 상대를 쓰러트리는 흥미로운 경기가 펼쳐졌다.

넥슨은 21일 서울 청담동 엠큐브에서 자사가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온라인 슈팅게임 <버블파이터>의 4차 챔피언스컵 대회를 개최했다. 이벤트전으로 열린 가족부 결승은 ‘플레이어’(레드, 아빠와 아들) 팀과 ‘노을빛하늘’(블루, 엄마와 아들) 팀의 대결로 진행됐다.


왼쪽부터 
‘플레이어’(레드, 아빠와 아들) 팀과 ‘노을빛하늘’(블루, 엄마와 아들) 팀.

관전 포인트도 흥미로웠다. 중계진은 상대편 부모를 노리는 전략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2:2 대전이라 서로 ‘헬프’를 해주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버블파이터>에서는 공격을 받아 체력이 바닥나면 물방울에 갇히며(버블), 이 상태에서 아군이 터치해 주면 풀려난다(헬프). 만일 적이 버블을 터뜨리면(팡) 점수를 빼앗긴다.

5판3선승제로 진행된 경기는 이색적인 팀 구성만큼이나 재밌게 흘러갔다. 아들이 앞장서면 아빠가 뒤에서 엄호해줬고, 아빠가 ‘더블팡’으로 잇따라 점수를 따더니, 이내 상대편 엄마가 벽 뒤에 숨어서 날카로운 사격으로 적을 버블로 만들었다.

경기 내용은 부모사랑으로 가득했다. 2:2 대전이었기에 더욱 끈끈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었다. 플레이어 팀은 아들이 공격을 당해 물방울에 갇히면 아빠가 맹렬히 물총을 쏘며 아들을 살리려 했고, 노을빛하늘 팀 역시 아들이 위기에 빠지면 엄마가 나서서 보호해주었다.



결승전의 최연소자인 플레이어 팀의 아들(윤성현 군)은 펄펄 날았다. 아들이 상대를 버블로 만들면 아빠가 달려가 이를 터뜨렸고, 아들은 홀로 전장을 누비면서 상대편 엄마와 아들을 공격해 점수를 올렸다.

결과는 세트스코어 3:0, 플레이어 팀의 완승이었다. 노을빛하늘 팀도 잘 싸웠지만 점수 결과에서 뒤처지며 준우승했다. 우승한 플레이어 팀에게는 부상으로 백화점상품권(30만 원)이 제공됐다.




우승한 뒤 아들의 손을 올려주고 무대 앞으로 나와 포즈를 취한 
윤희용 씨.

플레이어 팀의 아빠 윤희용 씨는 아들이 올바로 게임을 이용하도록 지켜주고 싶어 함께 <버블파이터>를 즐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 결승전에서는 아들의 뒤를 지켜주는 든든한 파트너 역할을 했다. 가족부에서 기분 좋게 우승한 부자를 만나 봤다.


왼쪽부터 윤희용(45), 윤성현(10) 부자.

TIG> 호흡이 잘 맞던데, 연습을 많이 했나요?

윤희용: 지난 18일 밤에 대회에 나오라는 통보를 받았는데, 다른 일이 있어서 따로 연습은 못했어요. 아들은 일곱 살 때 <버블파이터>를 시작했습니다.(3년 전) 아들이 어떤 게임을 하는지 지켜보다가, 게임이 건전해 보여서 게임 매너나 요령을 알려주려고 같이 하게 됐어요. 사실은 아들을 이겨 보고 싶어서 ‘아들이기자’라는 아이디를 만들어서 썼는데, 지금은 아들이 그 아이디로 게임을 하고 있네요.(웃음)

저는 이벤트 위주로만 <버블파이터>를 해요. 아들이 못한다고 잘 안 시켜줍니다.(웃음) 고수 채널에 가면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도 아들 아이디가 있으니까 그걸로 연습하고 있습니다.


TIG> 일주일에 어느 정도 같이 게임을 하나요?

윤희용: 하루에 한 시간 정도 합니다. 아들이 <버블파이터> 하는 걸 제가 지켜봐주거나, 제가 이벤트에 참여하는 걸 아들이 봐줘요. <버블파이터>에는 이벤트가 많거든요. 주변을 보면 다들 캐시를 많이 사서 쓰는데, 저는 가급적이면 이벤트 참가 등을 통해 노력해서 캐릭터를 키우도록 유도합니다.


TIG> 아빠가 처음에 <버블파이터>를 같이 하자고 했을 때 어땠나요?

윤성현: 처음 시작했을 때요? 좋았어요. (혼자 하면) 지루한데 옆에서 같이 해주니까 좋았어요.

윤희용: 게임을 하지 말라고는 안 합니다. 자기가 할 일이 있으니까 그걸 끝내고 나면 자유롭게 하고 싶은 걸 하게 해줘요. 요즘은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기 때문에 밖에서 놀 시간이 없어요. 그러다 보면 집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게임이 중심이 되죠.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면 욕설이나 음담패설에 노출되기 쉽잖아요. 그래서 제가 직접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아들에게) 알려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놔 두면 자기네들끼리 쓰는 용어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막 써요. 그런 걸 자제하도록 옆에서 많이 이야기해주는 편입니다.


TIG> 아무래도 부자 간에 대화가 많아지겠네요.

윤희용: 남들은 대화가 많이 없다고들 하는데, 저희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자면서도 <버블파이터> 게임이나 이벤트에 대해 이야기하죠.(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