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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게임명에 캔디 못 쓴다” 캔디크러쉬사가 상표권 논란

킹, ‘캔디’라는 단어에 대해 게임 및 의류 부문 상표 등록

홍민(아둥) 2014-01-21 12:40:54
애플 앱스토어에 나오는 모바일게임 명칭에 ‘캔디(Candy)’라는 단어를 쓰기 힘들게 됐다.

<캔디크러쉬사가>의 개발사 킹(King.com)이 지난해 2월 미국 특허청(United States Patents and Trademark Office)에 신청한 게임과 의류 부문에 대한 ‘캔디(Candy)’의 상표권이 지난 15일 승인됐다. 그동안 앱스토어에서 ‘캔디라는 단어를 게임 명칭에 사용해 온 개발사들은 게임명을 바꾸거나 상표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증명해야 한다.

실제로 <올 캔디 카지노 슬롯>(All Candy Casino Slots)을 비롯해 ‘캔디’라는 단어가 들어간 게임을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한 다수의 개발사가 애플로부터 킹의 상표권을 침해했다는 이메일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킹의 대표적인 게임 <캔디크러쉬사가>.

킹은 ‘캔디’라는 단어의 상표를 신청하고 게임명을 수정하라고 요구한 이유에 대해 상표권 침해에 따른 브랜드 혼란’이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내용이 전혀 다르면서 단지 캔디라는 단어를 게임명에 사용한 다수의 개발사들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올 캔디 카지노 슬롯>의 개발자 베니 수(Benny Hsu)는 “어이가 없어서 많은 개발자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게임과 <캔디크러쉬사가>의 공통점은 게임명에 ‘캔디’라는 단어가 들어있다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 킹의 IP 변호인 소피 홀스트롬(Sophie Hallstrom)은 “단순히 뒤에 ‘슬롯을 붙인 것만으로 혼란을 감소시켰다고 보기 어렵다. 킹이 게임 부문 상표권을 받은 단어 ‘캔디’를 게임명에 사용해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브랜드에 피해를 줬으므로 침해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어떻게 ‘캔디(Candy)’라는 단어가 상표가 될 수 있을까?


일반 명사로 사용되는 캔디라는 단어가 어떻게 상표권을 받을 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IP 법률회사 리슨 엘리스(Leeson Ellis)의 마틴 슈위머(Martin Schwimmer)는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에서 상표권을 요청한 회사가 해당 단어와 얼마만큼 강한 연결성을 갖고 있느냐의 문제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누구도 애플(Apple)이라는 과일을 지칭하는 단어를 거대 전자기기 업체가 차지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전자기기에 ‘애플’이란 이름을 붙여 사업을 시도하면, 그 후부터는 단어 ‘애플’에 변호사가 관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킹의 <캔디크러쉬사가>와 단어 ‘캔디’가 충분히 강한 연결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 특허청은 ‘있다’고 답한 것이다.

 

그렇다고 킹이 사탕 제조업체를 고소할 수는 없다. 사탕 제조업체는 캔디(Candy)라는 단어를 상표가 아닌 다른 상품으로부터 그들의 상품을 구별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표를 갖고 있다는 것과 상표권을 집행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암시적 상표와 독특한 상표는 분명 차이점이 있으며, 아주 특징이 명확한 단어와 달리 ‘캔디’처럼 일반적인 단어는 문제가 굉장히 복잡하다.

슈위머는 “킹이 얼마나 그들의 권리를 밀어붙이는가에 따라 캔디가 얼마나 강력한 상표가 되고, 어디까지 비슷한 이름이 허용될지 결정된다. 킹은 암시성, 발음과 이미지의 유사성에 있어 상표권을 주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게임명에 쓰인 단어 캔디’ 때문에 게임명을 바꾸게 될 처지에 놓인 <올 캔디 카지노 슬롯>.

그럼 <올 캔디 카지노 슬롯>의 개발사는 이 문제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답은 변호사를 고용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방법뿐이다. 하지만 애플 앱스토어에 게임을 출시한 개발사들은 소규모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변호사를 고용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올 캔디 카지노 슬롯>의 개발자 베니는 “우리를 포함한 다른 소규모 개발사들은 그들과 맞서 싸울 자금이 없다. 정 안 되면 게임 명칭을 바꿀 계획이다. 작년에 나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MEMORY’라는 단어가 상표권 등록이 되어 있어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젠 어떤 일반적인 단어들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상표에 해당되는지 궁금할 뿐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