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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대리의 전설’ 만든 신혼부부 개발사, ‘1506호’에 가다

스마트탐방: 1506호에 사는 인디 개발사 ‘1506호’

주재상(버징가) 2014-02-11 02:40:44

[스마트탐방] 오늘 소개할 곳은 모바일게임 <대리의 전설>을 개발한 ‘1506호입니다. 90년대 고전 게임을 연상시키는 레트로풍의 <대리의 전설>은 공장 자동화 프로그래머였던 남편과 팬시 캐릭터 디자이너를 꿈꾸던 아내의 합작품입니다. ‘1506호’의 개발자는 두 사람이 전부. 결혼한 지 1년을 갓 지난 신혼이라네요.

 

직접 1506호를 찾아가 <대리의 전설>과 그들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알콩달콩하더군요. 아이고~ 배야! 먼저 어떤 게임인지 영상부터 보시죠. /디스이즈게임 주재상 기자



<대리의 전설> 플레이 영상



용과 사투를 벌이는 총잡이 아저씨

 

<대리의 전설>은 ‘레트로 월드에서 펼쳐지는 통쾌한 액션’을 표방하는 게임입니다. <슈퍼 마리오>나 <원더 보이> 등 1990년대 고전게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복고풍 그래픽과 16비트 사운드로 무장하고 있고요. 다양한 발판 사이를 점프로 뛰어다니며 진행하는 ‘플랫폼’ 장르입니다.

 

‘대리’는 김 대리, 박 대리 같은 직책명이 아니라 주인공의 이름입니다. ‘드래곤의 뿔을 구해 오면 공주와 결혼시켜 주겠다’는 왕의 약속을 철석같이 믿고 길을 떠나는 털보 대리 아저씨의 전설이죠. 용이나 마법이 등장하는 판타지 세계지만, 대리는 기관총을 쏘고 탱크나 ‘슈퍼 보드’를 타고 적을 쓸어버리기도 합니다.

 

실제 게임은 각종 함정을 극복하고 적을 쓰러뜨리면서 열쇠를 찾아 골인 지점에 도착하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일반 스테이지는 딱히 플레이하는 데 제한이 없지만, 보스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스테이지마다 숨겨진 ‘별’을 모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첫 보스를 상대하려면, 17개 스테이지에서 36개의 별을 모아 와야 스테이지 잠금이 풀리는 식입니다.

 

적을 쓰러뜨리거나 필드에 흩어진 동전을 모으면 무기를 구매하거나, 보유한 무기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무기는 쌍권총부터 기관총, 화염방사기까지 다양합니다. 또는, 기본 캐릭터보다 훨씬 능력이 좋은 새 캐릭터를 구매해서 게임을 더 쉽게 풀어나갈 수도 있습니다.

 

푸근한 인상의 대리 아저씨를 조작해서 각종 함정을 돌파해야 합니다.


판타지 세계관이지만, 화염 방사기도 등장합니다.


“<대리의 전설> 2편도 제작할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1506호’에 같이 살고 함께 일하는 박성필, 최신애 부부.


TIG> 만나서 반갑습니다. 소개 부탁할게요.

박성필·최신애: 안녕하세요, 저희는 결혼한 지 1년이 갓 넘은 신혼부부 개발자입니다. <대리의 전설>은 저희가 처음으로 같이 개발한 게임이에요. 회사 이름인 1506호는 저희가 사는 아파트 호실이기도 합니다.


TIG> 다소 독특한 형태(?)의 개발사인데요, 이전에 어떤 일을 했나요?

박성필: 저는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했고, 공장 자동화 시스템 관련 회사에서 프로그래머로 근무하면서 틈틈이 개인 개발자 생활을 해왔어요. <메이데이> <잉여맨> 등 게임 앱도 만들었고, 가계부 앱 <M-Story>, 메모 앱 <리얼 메모>도 만들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처음 만든 앱은 <와이즈비>라는 다이어리 앱인데요, 여기서부터 그래픽 품질이 급격하게 향상됐죠.

최신애: 저는 게임과 관계없는 일을 하면서 취미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그림을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팬시 캐릭터 회사 입사를 준비했는데, 어쩌다 보니 큰 게임회사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거기서 1년 6개월 동안 근무하다 보니, 원래 게임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자연스레 생기더라고요. 결혼하면서 회사를 나왔고, 지금은 남편을 돕고 있습니다.


신혼방에 마련된 부부의 작업실. 이렇게 나란히 앉아서 게임을 만든다고 합니다.


TIG> <대리의 전설>은 어떻게 개발하게 됐나요?

박성필: 어렸을 때 즐겼던 <슈퍼마리오> 같은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발판을 기반으로 점프하며 진행하는 플랫폼 장르 게임이죠. <랜덤히어로즈>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 제작하다 보니, 초반엔 <랜덤히어로즈>와 비슷한 면이 많은데요, 후반으로 갈수록 다른 점을 많이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최신애: 그래픽도 옛날 플랫폼 게임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레트로풍으로 제작했고요. 음악도 직접 가상 악기를 구해서 16비트로 제작했습니다. 일본 쪽 공개 소프트웨어를 활용했어요.


TIG> <대리의 전설>을 개발하면서 생긴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박성필: 사실, 부부가 함께 호주에서 2달 동안 여행을 다니다가 갑자기 유저들 반응이 궁금해져서 당시 한창 개발 중이던 <대리의 전설>을 앱스토어에 등록했어요. 딱히 잘될 거란 기대도 없었는데 론칭 3일 후에 갑자기 해외 포털에 소개되고 북미 앱스토어 베스트 뉴 게임즈’ 리스트에 소개되는 등 예상 외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그런데 하필 이 소식을 접했던 곳이 인터넷 환경이 열악하기로 소문난 뉴질랜드였어요. 아차 싶어서 음식점에서 밥 먹고 얻는 인터넷 30분 이용권이나 민박집의 인터넷을 통해서 급하게 유저들의 요구에 대응해봤지만, 준비된 콘텐츠가 적어서 그런지 유저들의 호응이 빠르게 식었습니다.(웃음) 일단 출시하고 유저들의 반응을 보면서 게임을 완성하려고 했던 의도가 엇나간 거죠.


현재 <대리의 전설>은 총 70 스테이지와 최종 엔딩까지 업데이트를 마쳤습니다.


TIG> 올해 1506호의 계획은요?

박성필: <대리의 전설> 속편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여름 출시를 목표로 잡고 있어요. 전작이 북미 유저 취향에 맞춘 게임이라면, 속편은 조금 더 우리나라 유저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려고 합니다. 그래픽도 예쁘게 다듬고, 펫 시스템도 추가할 예정입니다.


TIG>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박성필<대리의 전설>은 저희가 만들었지만, 저희가 봐도 정말 재미있는 게임입니다.(웃음) 특히 난이도 좀 있는 게임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인 앱 구매 없이 끝까지 플레이해 보시면 진짜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곧 2편도 제작할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대리의 전설>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배경 오브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