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가 2014년 핵심 과제로 게임과몰입 예방·치료 사업을 내세웠다.
문화부는 14일 서울역 회의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지고 2014년 예산안을 공개했다. 올해 문화부의 게임 관련 예산은 전년 대비 37.1% 증액된 268억 원으로 확정됐다. 이중 온라인 및 모바일 콘텐츠 지원 사업 예산이 35억 원 늘었고, 그 뒤를 이어 게임과몰입 예방 및 해소 사업에 20억 원, e스포츠 활성화 지원 사업에 10억 원의 예산이 추가로 배정됐다.
문화부 예산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전년 대비 100% 증액된 게임과몰입 예방 및 해소 사업이다. 게임과몰입 예방 및 해소 사업은 문화부의 2014년 5대 핵심과제 중 하나로 문호부 게임콘텐츠산업고과 이수명 과장은 발표 시간 대부분을 이를 설명하는데 할애했을 정도다.
“주도적으로 게임과몰입 이슈에 대응하겠다”
올해 게임과몰입 예방 및 해소 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총 40억 원으로 지난해 배정되었던 20억 원에 비하면 100% 증가한 수치다. 문화부는 “2013년 게임과몰입 이슈에 대해 너무 수동적으로 대처했다”는 반성에서 비롯되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문화부의 핵심 과제는 게임물 등급분류 민간이양과 웹보드게임 사행화 방지였다. 두 이슈 모두 올해 상반기 본격적인 움직임이 나올 정도로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2013년 한 해를 뜨겁게 달궜던 게임과몰입 관련 이슈에 대해서는 의미 있는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때문에 문화부는 올해부터 그동안 시행되던 ‘게임과몰입 종합실태조사’의 범위를 넓히고, 과몰입 예방과 진단을 위한 프로그램을 확대, 중앙대학교에 한정되었던 게임과몰입 치유 병원을 늘리는 등 진단과 예방, 상담, 치유 4개 단계에 걸친 종합적인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수명 과장은 “그동안 게임과몰입 이슈를 수세적으로만 대처해 왔다. 문화부가 게임과몰입 문제에 대해 큰 그림을 제시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올해부터는 이러한 점을 반성하고자 게임과몰입의 모든 단계에 맞춰 관련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이를 기반으로 게임과몰입 이슈에 주도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게임과몰입, 의학뿐만 아니라 문화적 관점으로 접근
문화부의 게임과몰입 예방 및 해소 사업은 총 4단계에 걸쳐 시행된다. 먼저 지금까지 문제 진단과정에서 게임과몰입의 실태를 온라인게임에 국한되어 조사했지만, 앞으로는 모바일게임으로 넓혀 앞으로 재개될 모바이게임 강제적 셧다운 이슈에 대응한다.
조사 과정에는 의학적 조사 기법을 추가해 의학계에서도 인정할 수 있는 진단 자료를 축적할 예정이다. 또한, 의학적인 관점에서 접근되었던 치유 연구에 문화예술을 이용한 치유 프로그램을 추가해 게임과몰입에 대한 시각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예방과정에서는 그동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시행되었던 ‘찾아가는 게임문화교실’의 확대가 골자다. 2014년에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자율학기제와 연계해 게임관련 진로탐색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20개 학교에서 시범 운영될 이 사업은 게임사와 연계해 초청강연, 현장체험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체 게임과몰입 대상자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학생들에게 올바른 게임문화를 알리고, 게임을 놀이뿐만 아니라 진지하게 파고들 수 있는 진로 선택의 한 과정으로 인식시킨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학부모를 대상으로 게임문화 교실도 신설해 200개 학교, 1만 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게임문화에 대한 이해, 올바른 게임이용 지도방법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상담과 치유 문제에 대처 인력 늘이겠다"
상담·치유 단계에서는 게임과몰입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인력을 확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먼저 게임과몰입 상담을 담당하는 Wee센터 전문 상담사를 대폭 늘리고, 일선학교에 배치된 게임과몰입 상담 프로그램 Wee 클래스의 상담사들에게 전문 교육을 실시한다. 또한 일선 교사들을 위한 게임과몰입 상담 전문교육 교재를 배포해 직접 게임과몰입 조치를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치유 단계에서는 그동안 3개에 불과했던 게임과몰입 치료센터를 5개로 확장한다. 문화부는 이를 위해 기존에 문화부의 게임과몰입 연구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중앙대학교 병원을 허브센터로, 부산과 광주 등 전국 4개 지역에 지역 지정병원을 설립할 계획이다.
한편, 기존에 중앙대학교 병원과 함께 게임과몰입 치료를 하던 2개 치료센터는 지역 지정병원 설립 이후 폐쇄될 예정이다.
“학부모들에게 올바른 게임 인식 알리겠다”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 이수명 과장
다음은 문화부 게임 관련 예산안에 대한 일문일답이다.
찾아가는 게임문화 교실의 2013년 성과는 어땠는가? 어떤 연유로 프로그램 확대를 기획했는가?
이수명 과장: 2013년 한 해 동안 13만 명의 초등학생이 게임문화 교실을 경험했다. 초등학생용 게임문화 교실은 주로 ‘올바른 게임이용’에 대한 안내에 주력했는데 일선 학교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올해부터 이 프로그램을 확대하기로 한 이유는 이러한 성과 덕이 컸다.
또한, 중학생과 학부모는 게임과몰입 이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류다. 중학생은 국내 게임과몰입 인구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학부모는 게임에 대한 잘못된 지식으로 사회에 게임과몰입에 대한 불안감을 확산시킨다. 그래서 이번에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해 이 두 부류에 올바른 게임문화를 알릴 계획이다.
이미 많은 정부 부처가 게임과몰입 치유 활동을 하고 있다. 자원의 중복 투입이 우려된다. 특히 게임과몰입 치유센터는 게임문화재단의 자금으로 운영되는데 업계 부담이 커지지 않을까?
문화부가 게임 관련 주무부처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게임에 대한 모든 것을 떠안고 갈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하느냐다. 그래서 이번에 발표한 프로그램도 교육부 등 다양한 부처와 연계되어 있다. 게임과몰입 치유에 특정 부처만 참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모바일게임 육성 예산이 편성된 지 2년이 지났다. 현장에서는 ‘눈먼 돈’ 논란도 많은데 올해는 이를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한정된 예산으로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주려다 보니 미흡한 것도 많았고,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서도 우리가 예측지 못한 결과도 많이 발생했다. 이러한 점은 꾸준히 보완하며 개선해 나가겠다. 하지만 모두들 모바일게임 산업을 육성한다는 기본 취지는 모두 동의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올해는 지역 모바일게임 개발사 지원을 위해 20억 원 증액되었다. 대부분의 모바일게임 개발사들이 게임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견이 있어 이에 대한 프로그램도 추가했다. 부족한 점은 고치고, 좋은 점은 더해가며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많은 모바일게임 회사가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부분 플랫폼에 대한 문제인데, 이에 대한 투자 계획은 없는가?
현재 한국콘텐츠진흥원을 중심으로 공공 플랫폼 개발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플랫폼이라는 것은 시장의 영역인데 공적 자금을 투자하는 것이 옳은지, 그리고 투자하더라도 어떤 성과를 거둘지 등 적지 않은 지적들이 있는 상태다. 현재로서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논의하고 있다고밖에 할 수 없다.
지난해 아케이드게임 관련 지원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경과가 어떻게 되는가?
아케이드게임을 전시하고 테스트할 시범 게임장을 선정했다. 이후 시범 게임장에 설치할 게임물을 모집했는데, 안타깝게도 신청된 것이 하나도 없었다. 때문에 현재는 시범 게임장만 있는 상태다. 올해는 수시로 게임물 신청을 받아 최대한 빨리 이 사업을 궤도에 올리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