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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러시아’ 길드 공격? 김연아 편파판정, 게이머도 분노

러시아 관련 콘텐츠에 적대행위 하거나 러시아 서버에 훼방

안정빈(한낮) 2014-02-21 12:06:01
소치 올림픽의 피겨 스케이팅 ‘편파판정 논란’이 온라인게임까지 영향을 미쳤다. 지나친 과열을 우려하는 유저도 있다.

21일 새벽 4시 소치 올림픽 중계가 끝난 후 <테라>에서 ‘러시아’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길드는 다른 수십 곳의 길드에게 전쟁선포를 받았다. 길드 이름에 러시아가 들어간다는 이유에서다. 마찬가지로 ‘러시아_Man’길드도 다른 길드로부터 전쟁선포를 받는 중이다.

러시아나 관련된 콘텐츠가 포함된 다른 게임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아키에이지>에서는 일부 유저들이 러시아 서버 접속을 시도 중이며, <리그 오브 레전드> 카페에서는 러시아 서버에서 트롤링(게임을 고의 방해하는 행동)을 하자며 러시아 서버 클라이언트를 공유하기도 했다.

<월드 오브 탱크>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일부 유저가 러시아 전차를 타면 공격하자는 게시물이 이어지자 다른 유저들이 ‘<월드 오브 탱크>는 러시아가 아닌 벨라루스의 게임이다’고 정정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온라인게임에서 러시아에 관련된 적대행동이 이어지는 것은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의 편파판정 논란 때문이다. 피겨스케이팅에서 김연아 선수는 기량을 충분히 발휘한 연기에도 불구하고 은메달에 머물렀고, 다소 불안한 연기를 보인 러시아의 소트니코바 선수가 높은 가산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하며 편파판정 논란을 빚었다.

다만 다른 유저에게 피해를 주는 지나친 장난을 비판하는 자정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커뮤니티에서 활동 중인 한 유저는 “경기를 보면서 욕을 하거나 화를 내면 충분하지, 굳이 러시아에서 게임을 하는 유저나 관련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분풀이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밝혔다.

<테라>에서 러시아 길드를 향해 전쟁선포를 했다는 다른 유저 역시 “서버 유저들을 위한 개그 차원에서 선포를 한 것일뿐 실제로 다른 유저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할 생각은 없다. 게임은 게임 차원에서 즐기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테라>의 전쟁선포 상황을 공개한 한 유저의 스크린샷. 러시아와 이름이 비슷한 러시앤캐시 길드도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