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손인춘 의원이 주최한 ‘인터넷 게임중독 문제, 대안은?’ 토론회가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손 의원은 이번 토론회가 자신이 발의한 ‘인터넷게임 중독예방에 관한 법률안’과 ‘인터넷게임중독 치유 지원에 관한 법률안’(일명 손인춘법)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중독 전문가들만 패널로 선정해 게임업계의 우려를 샀다.
토론회는 게임을 ‘중독을 유발하는 악의 축’으로 몰아간 일부 패널의 발제와 중독 문제에 대해 입시 교육 문제와 가정의 역할을 강조하는 발제 및 토론으로 양분돼 진행됐다.
이영초 두레마을 청소년인터넷중독치유센터장은 ‘인터넷 게임중독의 위험성과 피해사례’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게임에 빠져 살인을 저질렀다는 등 인과관계가 잘못된 사례를 나열한 영상을 보여주며 게임중독의 폐해를 일상적인 사례로 몰아가는 식으로 발언했다.
게임중독의 근본적인 원인을 지적하는 의견도 나왔다. 이창호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청소년들이 바라본 인터넷게임중독의 원인 및 해결방안’ 발표에서 “청소년이 생각하는 인터넷게임 중독의 원인은 입시 위주의 교육이다. 청소년들이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정말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지면 해결된다”고 지적했다.
뒤이어 발제한 조현섭 강서아이윌센터장은 “게임업계도 (인터넷게임중독의) 책임이 있으니, 협의체를 만들어 중독요인을 최소화하고 인터넷게임중독 문제 해결을 위해 부담금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 중독의 근본적인 원인인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제자로 참석한 이창호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방청객으로 참석한 게임개발자연대 김종득 대표는 “굉장히 상식적인 이야기가 나와서 반가운 토론회 같다”는 소감을 밝혔고, SNS에서도 상식적인 정도로 논의가 오갔다는 점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하지만 일부 패널이 게임을 악의 축으로 몰아가는 발언을 하기도 했고, 게임업체의 매출 1%를 징수하는 부담금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와 불안감을 남겼다. 손인춘 의원실이 ‘손인춘법’ 입법을 위한 절차를 본격적으로 밟을 예정인데다 4월에 게임중독 2차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손인춘법에 공동 발의자로 참여하고 ‘4대 중독법’을 발의한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이번 토론회에 참석해 두 의원이 각자의 법안 통과를 위해 연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불을 지폈다.
토론회에서 손인춘 의원(아랫줄 맨 왼쪽)과 마주보며 웃는 신의진 의원(사진 맨 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