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개발자 축제, GDC 2014(Game DevelopersConference 2014)에서 가상현실 전쟁이 시작됐다.
GDC 엑스포(전시관)가 시작되는 19일 10시(미국시간). 각 게임사의 신제품이 전시되는 모스코니 센터 사우스홀은 가상현실 디스플레이를 체험하려는 참석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18일과 19일 잇따라 발표된 가상현실 디스플레이 신제품 때문이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이하 소니)였다. 소니는 GDC 엑스포가 시작되기 하루 전, 신규 가상현실 디스플레이 ‘프로젝트 모피어스’(이하 모피어스)를 발표했다. 발표회장은 시작 한 시간 전부터 100명 이상이 몰려들었고, 소니가 모피어스를 발표하자 회장은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모피어스는 1080p의 풀HD 해상도와, PS4 아이(eye) 카메라와 연동해 몸의 움직임까지 인식하는 포지셔널 트래킹, 그리고 PS 무브(move)를 이용한 체감형 조작이 특징이었다.
그리고 GDC 엑스포가 시작된 19일 오전 10시, 소니의 부스는 모피어스를 체험하려는 참석자들로 ‘포위’됐다. 소니는 쏟아지는 체험 신청자를 정돈하기 위해 대기표를 발급하기 시작했지만, 그나마도 오전 11시가 되기 전 당일 예정된 모든 체험기회가 소진됐고, 대기표를 늦게 받은 일부 신청자는 체험 기회가 다음 날로 미뤄졌다.
모피어스를 체험하기 위해 소니 부스에 줄 선 관람객들.
2012년 가상현실 디스플레이 붐을 불러 일으킨 ‘오큘러스 VR’(이하 오큘러스)도 가만 있지 않았다. 오큘러스는 19일 9시 가상현실 디스플레이 ‘오큘러스 리프트’의 최신 버전인 DK2를 공식 발표했다. 모피어스처럼 1080p 풀HD 해상도에 포지셔널 트래킹 방식의 동작 인식, 그리고 줄어든 잔상 효과가 특징이었다.
19일 오전 10시 30분, 오큘러스 VR 부스 앞은 DK2을 체험하려는 관람객들이 50명 이상 몰려 있었다. 부스에 배치된 데모 버전의 평균 체험시간은 1~2분. 어떤 이는 한 시간 이상의 기다림을 각오하고 체험을 신청한 셈이었다. 체험 신청자들은 공통적으로 신제품 DK2와 가상현실 디스플레이에 최적화되어 개발 중인 게임 <이브 발키리>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브 발키리>는 그동안 소수의 인원에게만 제한적으로 공개된 게임이다.
오큘러스 리프트 DK2와 <이브 발키리> 체험을 위해 오큘러스 부스로 몰려든 사람들.
GDC 엑스포에서는 소니와 오큘러스 외에도 10여 개의 업체가 다양한 체감형 컨트롤러를 들고 나왔다. 킥스타터를 통해 소셜펀딩을 진행 중인 업체도 있었고, 성공적으로 투자를 받아 시제품을 전시하기 위한 업체도 눈에 띄었다. 대부분 오큘러스 리프트 개발자 키트(DK1)와의 연동을 강조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GDC 2014의 가상현실 경쟁에 대해 “그동안 가상현실 이슈를 주도한 오큘러스와 많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경험을 가진 소니의 경쟁이 기대된다. 한쪽은 지난 1년 동안 많은 업체에게 영감을 주었고, 다른 한쪽은 풍부한 개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두 회사가 좋은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샌프란시스코(미국)=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