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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GDC 2014] 스즈키 유, “올바른 기회가 주어 진다면 쉔무3를 만들고 싶다”

‘고전 게임 포스트모텀’에서 ‘쉔무’ 시리즈의 개발비화 공개

홍민(아둥) 2014-03-20 12:28:27
1999년 세가 드림캐스트용 게임 <쉔무>를 개발한 스즈키 유(Yu Suzuki)가 GDC 2014 강단에 서서 숨겨진 개발 이야기를 공개했다. 현재 YsNet 대표인 그는 <쉔무> 이전에 <스페이스 해리어> <아웃 런> <버추어 캅> <버추어 파이터> 등 아케이드 게임을 개발했다.



<버추어 파이터> 시리즈로 개발됐던 <쉔무>

아케이드 게임 전문이었던 그는 훨씬 길고 폭넓은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 <쉔무> 개발을 위해 1980년대 어드벤처 게임과 1990년 RPG를 연구했다. 하지만 그는 이들 게임의 캐릭터 상호작용에 만족하지 못했고, 시험적으로 <노인과 복숭아 나무> (The Old Man and the Peach Tree) 란 게임을 세가 새턴용으로 개발했다. 이 게임은 1950년대 중국을 배경으로 플레이어는 ‘류’라는 이름의 쿵푸 마스터를 찾아야 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추후 <쉔무>의 기반이 됐다.

<쉔무>는 원래 <버추어 파이터 RPG: 아키라의 이야기>란 타이틀로 개발됐다. 이 게임은 <버추어 파이터> 시리즈의 전투와 그래픽 엔진을 사용한 대형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었다.




목표는 영화와 게임의 융합

스즈키는 <쉔무>를 기획하면서 “장벽없는 개발”(Borderless development) 방법을 시험했다. 게임 스토리 창작에 개발자들 뿐 아니라 영화 시나리오 작가, 영화 감독, 극작가들을 참여시킨 것이다. 시나리오가 완성됐을 때, <쉔무>는 11챕터로 결정됐다.

또한 그는 게임의 전체적인 구조 작업에 매우 세세했다. 5시간 분량의 영상, 4시간 분량의 전투, 4시간 분량의 추리와 단서 찾기, 4시간 분량의 던전, 스토리와 여정을 이어줄 4시간 분량의 중간 챕터, 12시간 분량의 기타 활동 등 전체적으로 45시간의 플레이시간을 갖는 게임을 목표로 했다. 그는 “난 게임플레이에 지치지 않고 오랜 시간 동안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 생각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스즈키는 1997년 세가 새턴 대신 차세대 기기인 ‘드림캐스트’로 플랫폼을 결정하고, 이듬해인 1998년 <버추어 파이터 RPG>란 타이틀도 <쉔무>로 바꿨다. 타이틀을 교체하면서 그는 “여유있게, 완전하게, 부드럽게”란 원칙에 따라 디자인을 재고했다. 스즈키는 “<쉔무>의 목표는 게임플레이와 영화의 융합이었다”고 전했다. 실시간 CG와 게임플레이를 통합하는 것이 그에겐 매우 중요했다.


기억에 남는 ‘편의점 버그’ 

스즈키는 <쉔무> 개발 당시 발견한 몇 가지 흥미로운 버그와 힘들었던 과정도 공개했다.

그는 <쉔무>를 드림캐스트 디스크에 담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새로운 압축법을 적용하지 않았더라면, 게임 디스크가 5~60장에 이르렀을 수도 있었다고.

그는 기억에 남는 버그로 ‘편의점 버그’를 꼽았다. <쉔무>의 게임 내 NPC는 인공지능이 있어 그들 각자의 삶을 살 수 있었다. 스즈키와 그의 팀은 게임을 테스트하는 중에 어떤 지역이 텅 비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발견했는데, 그 지역은 어떤 NPC도 있지 않았다. “이유는 편의점이었다. 아침에 창고 지역의 모든 NPC들은 특정시간에 편의점에서 아침을 구입하도록 했는데, 다수 NPC들이 서로 부딪혀 좁은 편의점에서 나올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린 편의점에 자동문을 설치하고 이용객 수에 제한을 두어 이 문제를 해결했다”며 그는 웃었다.

또한, <쉔무>는 캐릭터간에 모션 데이터를 공유해서 버그가 발생하기도 했다. 덩치 큰 남자 캐릭터들도 마릴린 먼로같이 걷고, 같은 뼈대를 사용하는 바람에 고양이가 인간처럼 뒷다리로 서서 걸어 다니는 버그도 발생했다. 그는 ““우리 QA팀은 하루 24시간 일하면서 버그를 찾기 위해 항상 비디오를 녹화했다”고 전했다.




“올바른 기회가 주어 진다면 <쉔무3>를 만들고 싶다.”

스즈키는 프로젝트가 끝나갈 쯤 팀에는 300명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들 중 누구도 그런 큰 팀에서 일해 본 적이 없었다고. “그 당시 레드마인 같은 프로젝트 관리도구도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엑셀의 액션 아이템 리스트를 사용했다. 한때 이런 액션 아이템이 1만 개를 넘어가기도 했다. 몇 장의 종이만 주고받으면서 이 프로젝트를 관리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소름 끼친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수 년간의 개발 끝에 <쉔무>는 1999년 겨울 출시됐다. 강연이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에 참석자들이 가장 궁금해 한 것은 ‘<쉔무3>를 볼 수 있는가? 였다. <쉔무>는 원래 3개의 시리즈로 기획됐으나 <쉔무2>까지만 출시됐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일본어로 “올바른 기회가 주어 진다면 물론 나는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가마수트라와 디스이즈게임의 기사 제휴에 의해 제공되는 것입니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