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페이스북이 2조 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오큘러스VR을 인수했다는 소식이 게임계를 강타했습니다.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의 누리꾼들이 활동하는 거대 SNS 플랫폼과 ‘가상현실’이라는 화두를 주도하고 있는 신생회사의 결합은 게임계는 물론, IT에 관심이 있는 사람 모두에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과연 국내 누리꾼들은 둘의 결합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SNS 반응을 모아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 도대체 왜?”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VR 인수 소식이 나오자 가장 먼저 부각된 사람들의 반응은 "도대체 왜?"였습니다. 국내에서 이 소식이 알려지기 시작한 오전 7시경부터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VR 인수 의도를 알 수 없다는 트윗이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대부분 SNS 플랫폼인 페이스북과, 가상현실 디스플레이인 오큘러스 VR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지 의문을 나타냈죠.
시간이 흐르자 누리꾼들의 물음표 사이로 조심스럽게 양사의 의도를 짐작하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측으로는 페이스북이 ‘가상현실’이라는 미래에 투자(혹은 도박)를 했다는 것입니다. 누리꾼 대부분 오큘러스 VR이 선점한 가상현실이라는 이슈의 파괴력을 부정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그동안 SNS로 성장한 페이스북이 가상현실을 품음으로써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었죠.
오큘러스 VR 측의 내심을 짐작하는 의견은 훨씬 간단했습니다. 오큘러스 VR이 이번 거래를 통해 페이스북이라는 ‘보호막’을 얻었다는 이야기죠. 사실 오큘러스 VR은 아직 창립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스타트업입니다. 아무리 파괴적인 이슈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연구·개발 자금이라는 면에서 적지 않은 이들이 불안감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이제 이 우려 혹은 변수가 페이스북이라는 거대 자본과 만나 해소될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거대자본이 그들을 망가트릴 것이다”
두 회사의 결합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오큘러스 VR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뛰어난 기술력, 그리고 소셜펀딩 모금이라는 삼박자가 뭉쳐 만들어낸 ‘인디 개발의 롤모델’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오큘러스 VR이 페이스북이라는 거대자본에게 ‘인수’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적지 않은 네티즌들이 우려했죠. 자본의 논리가 오큘러스 VR이 그동안 표방했던 실험정신에 해를 끼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이러한 우려가 나오게 된 까닭은 거대자본이라는 페이스북의 위치도 위치였지만, SNS와 가상현실 게임이라는, 양립하기 힘들어보이는 두 키워드가 만났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많은 누리꾼들이 쉽사리 접점을 찾기 힘든 두 업체의 만남이 서로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표시했죠. 특히 규모가 작은 피인수 업체 오큘러스 VR에 대한 걱정이 많았습니다.
“가상현실 SNS가 나올까?”
한편으로는 둘의 결합이 가상현실을 기반으로 한 ‘사이버 스페이스’를 만들지 않겠냐며 기대하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현재 페이스북이 서비스되고 있는 웹 대신, 앞으로 다가올 ‘가상현실’이라는 플랫폼을 노린 거래가 아니겠냐는 의견이죠.
이러한 논의는 가상현실판 <세컨드 라이프>나, 영화 <매트릭스>와 같은 사이버 스페이스로까지 구체화되었습니다. 과거 <세컨드 라이프>가 3D 공간에 가상사회를 구현했던 것처럼, 오큘러스 VR과 페이스북이 만난 만큼 가상현실 속에 또 하나의 사회망을 만들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