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오큘러스 VR을 인수했다는 소식에 해외 개발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25일(미국시간) 페이스북이 가상현실 헤드셋 ‘오큘러스 리프트’의 개발사 오큘러스 VR을 약 21억 달러(약 2조 2,581억 원) 규모의 조건으로 인수했다. 이를 두고 해외 게임 개발자들은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편과 부정적으로 편으로 나뉘었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편은 오큘러스 리프트를 더욱 다양한 방향으로 쓸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이들은 가상현실로 구현한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체험시키는 새로운 소셜 활동, 가상현실에서 결성되는 색다른 모임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오큘러스 VR이 독립된 팀으로서 오큘러스 리프트를 개발하며 조직 개편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소식에 안도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오큘러스 리프트의 개발 계획이 페이스북의 인수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발표에 만족했다.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했다. ‘프로톤 펄스’의 개발자 저스틴 모라베츠는 “지금까지는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오큘러스 리프트용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개입하면서 오큘러스 리프트가 폐쇄적인 플랫폼으로 변할까 염려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페이스북이 서비스한 게임과 오큘러스 리프트가 어울리지 않아 상상이 가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큘러스 리프트용 게임 <사운드셀프>를 만든 로빈 아넛은 “가상현실을 활용할 미래의 모습이 기대된다. 굉장히 놀라울 것 같다. 하지만 바보 같은 부분유료 방식의 페이스북게임을 가상 현실로 즐기는 현상까지 기대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마인크래프트>를 만든 모장의 마커스 페르손 대표는 강한 반발을 보였다. 그는 페이스북의 목적은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닌 유저를 모으는 것뿐이라며 페이스북과 가상현실 게임 개발사가 상생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페이스북과 엮이기 싫다며 오큘러스 리프트용 <마인크래프트> 개발을 취소하기까지 했다.
마크 저커버그의 페이스북에도 오큘러스 VR 인수 소식을 둘러싼 의견들이 다수 등록됐다. 이 중 마크 저커버그를 희화한 캐릭터가 “모든 기업들을 살거야!”라고 외치는 이미지가 6,000 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는 상황도 일어났다.
한편 페이스북은 오큘러스 VR은 독립된 팀으로서 활동하며, 조직 개편 및 개발 계획 변경 없이 오큘러스 리프트를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