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7일 서비스가 종료됐던 <던전스트라이커>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피로도 시스템을 도입하고 아이템 방식과 액션, 콘텐츠 등을 모두 개편한 사실상의 ‘새로운 던전스트라이커’다. <뉴 던전스트라이커>의 영상부터 확인하자.
액토즈소프트와 아이덴티티게임즈는 3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뉴 던전스트라이커>의 정보와 일정 등을 공개했다. <뉴 던전스트라이커>의 개발을 총괄하는 아이덴티티게임즈의 장중선 이사는 먼저 무대에 올라 사과의 말을 전했다.
지난해 나온 <던전스트라이커>는 6만 명 이상의 최고 동시접속자 수와 90만 명 이상의 유저를 확보하는 등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지 않아서 콘텐츠는 고갈됐고 유저들은 아이템 획득에서 어려움을 느꼈다. 전체적으로는 파티플레이를 하기도 어렵고 외로운 게임이라는 인식을 얻었고, 최소 30분이 넘는 던전은 길고 지루했다. 주어지는 스킬 포인트가 적다 보니 캐릭터의 개성이 오히려 줄어들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보상이었다. 아이템 획득이 재료 방식이다 보니 최소 몇 달에 거쳐 아이템 하나를 얻는 방식이었고, 그 과정이 너무 어렵다 보니 갖은 불만이 쏟아졌다. 18시간 만에 최고 레벨에 도달한 이후로 시작되는 악몽 던전에서 유저들이 많은 불편함을 얻으면서 ‘악몽 스트라이커’라는 오명을, 소금을 구하는 데 시간을 다 쓴다고 ‘염전 스트라이커’라는 오명을, 이 게임을 하려면 운이 좋아야 한다고 ‘될 놈 스트라이커’라는 오명을 얻었다.
장중선 이사는 “이전부터 사과를 드리고 싶었지만 단순히 무대에 올라서 사과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알려드리는 게 진정한 사과라고 생각한다”며 사과에 이어 <뉴 던전스트라이커>의 새로운 콘텐츠들을 공개했다.
<뉴 던전스트라이커> 소개에 앞서 머리 숙여 사과한 장중선 이사.
아이템부터 스킬, 성장, 던전까지 싹 고친다
<뉴 던전스트라이커>의 변화는 크게 아이템, 액션, 콘텐츠 세 가지 키워드에 맞춰 진행됐다. 먼저 아이템에서는 획득의 재미를 강조하기 위해 재료가 아닌 완성품이 떨어진다. 제작은 좋은 아이템을 얻지 못한 유저를 위한 차선책 정도로만 제공된다. 아이템 등급도 7가지로 늘었다. 주문각인과 잼스톤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옵션을 붙이거나 강화를 할 수도 있다. 특정 단계 아이템을 빼면 거래도 상당히 자유롭게 풀렸다.
스킬과 액션도 전면 개편됐다. 일단 직업마다 특징을 나타내는 고유의 액티브 스킬들이 생겼고, 패시브 스킬을 강화하면 액티브 스킬이 강화된다. 단순한 숫자 강화가 아니라. 패시브 스킬의 투자 수준에 따라 해당하는 액티브 스킬의 효과나 추가 스킬, 모션, 능력까지 싹 바뀌는 식이다.
태세변환을 이용한 스킬 전환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평소에는 워리어가 기본적인 질풍찌르기를 사용하지만, 워리어의 기본 액티브 스킬인 용기의 함성을 사용하고 나면 질풍찌르기가 달빛가르기로 바뀐다. 아래는 태세변환을 통한 스킬 변화 영상이다.
계승은 불필요한 부분을 줄이고 연계성을 늘렸다. 기존에는 13개 직업에서 계승 스킬을 갖고 오는 방식이었지만 효과가 확실하다 보니 천편일륜적인 부분이 심했다. 하지만 <뉴 던전스트라이커>에서는 다른 직업에서 각 2개의 액티브 스킬만을 가져올 수 있다. 대신 가져온 액티브 스킬의 효과는 확실하다.
예를 들어 메이지의 화염구를 계승하면 질풍찌르기 이후에 화염구를 발사하는 불꽃찌르기를 사용할 수 있다. 냉기돌풍을 계승하면 워리어의 기술과 섞여 서리해일이라는 새로운 기술로 변화된다. 아래 영상을 통해 직접 확인하자.
피로도 시스템 도입, 최고 레벨 이후도 전면 리뉴얼
성장과 콘텐츠 구성도 바뀐다. 기존에는 레벨 45까지 빠르게 성장하고 이후 천천히 캐릭터 레벨과 직업 레벨을 올리는 구조였지만, 이제는 직업마다 별도의 레벨을 올리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워리어 레벨을 50까지 올리더라도 레인저로 바꾸면 다시 레벨 1부터 시작하는 식이다.
그만큼 레벨업 자체는 원활해졌다. 기존의 층 단위 던전을 모두 잘게 쪼개서 5분 내외의 던전으로 바꾸었고, 난이도 선택 기능도 넣었다. 그만큼 던전의 개수는 늘어서 레벨업 과정에서만 총 80여 개의 던전이 등장한다. 이와 함께 액션게임의 피로를 감안해서 피로도 시스템도 도입됐다.
여기에 인스턴스 지역이던 캠프를 도시로 만들어서 다른 유저들과 만날 수 있도록 바꾸었다. 원활한 파티를 만들며 혼자 게임을 즐기는 일이 없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80개 던전이 끝난 이후에는 엔드 콘텐츠로 넘어간다. 처음으로 등장하는 엔드 콘텐츠는 ‘어비스 던전’이다. 어비스 던전에서는 100% 레어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으며 피로도 대신 어비스 포인트를 소비한다. 어비스 던전은 레벨 대마다 구성돼서 하나씩 깨나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후에는 ‘시간의 균열’과 ‘공간의 균열’에 도전하게 된다. 시간의 균열은 랜덤한 던전을 도는 방식으로, 돌면 돌수록 보상이 좋아진다. 여기서 나오는 입장권으로는 더 어려운 던전인 공간의 던전에 도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레벨 40에 ‘죽음의 요새’, 레벨 45에는 ‘검은 탑’ 등의 챌린지 던전이 열린다. 챌린지 던전은 난이도가 기존 던전과는 차원이 달라서 확실한 장비와 공략, 호흡이 맞는 파티원이 필요하다. 마지막 챌린지 던전인 ‘타천사의 옥좌’에서는 <던전스트라이커>의 인기(?) 보스인 베른슈타인이 왕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아이덴티티게임즈에서는 이 밖에도 ‘여명의 탑’과 ‘이상한 탑’ 등의 콘텐츠 등을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 전투 여기에 전투 이외의 콘텐츠인 채집과 낚시, 전문기술, 펫, 길드 시스템 PvP 등을 준비 중이고, 여름방학 이전에 차근차근 공개할 예정이다.
4월 17일 리미티드 테스트. 이르면 여름 이전에 오픈베타
<뉴 던전스트라이커>는 4월 17일부터 20일까지 테마 2까지로 한정된 콘텐츠를 공개하는 리미티드 테스트가 진행된다. 새로운 콘텐츠 방식을 점검하고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후 테스트에 문제가 없다면 이른 시일 안에 오픈 베타테스트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현재 액토즈소프트에서는 이르면 5~6월 중의 오픈 베타테스트도 염두에 두고 있다.
참고로 리미티드 테스트는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네이버게임과 액토즈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의 피망을 통해서 동시에 진행된다.
액토즈소프트는 기존의 문제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유저들의 피드백을 그대로 개발팀으로 전달하고 모든 업데이트나 패치를 사전에 공개하는 투명한 운영과 메신저나 다중영상을 활용한 정기적인 온라인 간담회 등을 준비하고 있다.
오픈과 동시에 PC방 서비스도 시작되며 PC방 혜택을 받기 어려운 유저들을 위해 1만 원 상당의 프리미엄 계약서를 통해 PC방 이상의 혜택을 주는 서비스도 나올 예정이다. 아래는 <뉴 던전스트라이커>와 관련된 일문일답이다.
왼쪽부터 아이덴티티게임즈의 장중선 이사, 박상준 디렉터. 액토즈소프트의 최정해 팀장, 허준 PM.
리뉴얼은 좋지만 초기화를 할 필요가 있었을까? 기존 유저들을 위한 혜택은 있나?
허준 PM: DB 이관도 생각해 봤지만 많은 개편이 필요하더라. 많은 부분이 바뀌다 보니 DB 관련해서도 너무 많은 개편이 필요했고 결국 이관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보상 역시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DB 이관을 하지 않음으로써 누가 기존 유저인지 알 수 없게 됐다. 일단 이 부분은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 다만 <뉴 던전스트라이커>에 찾아올 유저들은 대부분 기존 <던전스트라이커> 유저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픈 시 접속 유저들에게 3만 원 상당의 패키지를 제공하거나 기존 <던전스트라이커> 유저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해서 칭호 등으로 명예심을 주는 등의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장중선 이사: 많은 유저들에게 민감한 이슈이고 나도 유저의 한 명으로서 다시 한 번 사과를 드린다. 스킬부터 체계가 너무 많이 바뀌었다. DB가 이전이 안 돼서 실망하는 부분도 많겠지만 기존보다 더 재미난 <뉴 던전스트라이커>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리뉴얼 발표 후 기간이 짧다. 문제점 인지가 언제쯤 된 거고 준비 과정은 어땠나?
장중선 이사: 지난해 9월부터 이대로 가기엔 사상누각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다만 내부적인 이슈들로 생각보다 늦어진 부분도 있고, 새로운 론칭, 퍼블리셔도 바뀌는 큰 결정을 하게 됐다. 본격적으로 파악하고 준비한 건 지난해 9월부터다.
액션에서 보여주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박상준 디렉터: 액션에서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 다만 예를 들면 이전 버전에서는 스킬이 참 많았다. 이 부분도 호평이긴 했는데 ‘키가 많으니까 조작이 번거롭고 복잡해요.’라는 의견도 나왔다. 그래서 이후에는 스킬의 수를 줄이고 액션을 시원시원하게 바꿨다.
양쪽 다 장단이 있고. 어디가 좋다고는 못한다. 그래서 지금 나온 버전은 태세변환을 통해서 단순하게 하고 싶을 때는 단순하게 하고, 더 파고들고 싶은 유저들은 깊게 파고드는 부분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으로 개발 중이다.
앞으로의 일정은 어떻게 되나?
최정해 팀장: 큰 이상이 없다면 정말 이른 시점에 OBT를 할 생각이다. 공교롭게 비슷한 시기에 좋은 게임들이 많이 테스트를 할 것 같지만 그래도 더 재미있는 모습으로 유저들을 찾아 뵐 생각이다.
과거의 <던전스트라이커>는 액션이 메인이었다. 이번에도 액션이 메인인 건가?
박상준 디렉터: 기존에는 너무 단순하지 않았나 싶다. 초반과 후반 지표만 봐도 콘텐츠 부족이 티가 났다. 부족함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계단 형태로 일자진행이라서 지겨워지면 주변을 돌아봤을 때 아무것도 없었다는 게 문제점이었다. 이번에는 그 부분을 강화했다. 액션의 강점은 살릴 것이다. 대신 친구들과 더 어려운 곳에 가고 싶은 유저들을 위해서 챌린지를 추가했다. 선택의 여지를 늘린 셈이다. 당연히 솔로플레이도도 되니까.
여기에 더해 비전투 콘텐츠 부분을 지금 집중 개발 중이다. 액션이 강하다는 건 그만큼 스트레스가 높다는 건데, 그 때 할 수 있는 콘텐츠 거리들을 만드는 데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