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취재

[WGL] 피 말리는 강습전 끝에 최강자 입증, 러시아 대표팀 ‘나비’ 우승

‘버쳐스 프로’와의 승부 결정전에서 극단적인 기동전술로 짜릿한 승리

전승목(아퀼리페르) 2014-04-07 02:25:55
나투스 빈체레(Natus Vincere, 나비)가 <월드오브탱크> 전 세계 일인자의 자리를 지켰다.

7일 러시아 대표팀 ‘나비’는 <월드오브탱크> 그랜드 파이널(WGL) 결승전에서 EU팀 ‘버쳐스 프로’를 맞이해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나비 팀은 명실상부한 <월드오브탱크> e스포츠 글로벌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우승 과정은 험난했다. 예상보다 버쳐스 프로의 기량이 출중해 무승부가 반복됐고, 최종 승자를 가르는 ‘강습전’을 치러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때 버쳐스 프로가 4세트까지 나비보다 높은 대미지 스코어를 획득하는 바람에, 나비는 진영 선택권을 빼앗기는 처지에 내몰렸다.

이때 버쳐스 프로가 수비 진영을 선택했으면 나비가 우승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강습전의 수비팀은 제한 시간 동안 본진을 지키기만 하면 이긴다. 반면 공격 팀은 ‘제한 시간 안에’ 수비 팀 섬멸 혹은 ‘본진 점령을 시도해야 이긴다. 수비 팀이 극단적인 방어전술을 사용하면 공격 팀이 이기기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버쳐스 프로는 수비 대신 공격을 선택했다. 이번 WGL에서 강습전을 펼친 팀 중 수비 쪽을 선택해 이긴 팀이 하나도 없었다는 통계 기록을 의식한 탓이다.

버쳐스 프로의 선택은 나비에게 득이 됐다. 나비는 ‘AMX 13 90’이란 6연발 클립식 발사장치를 갖춘 공격형 경전차를 5대나 투입, 버쳐스 프로가 본진을 점령하러 오는 동안 반대쪽 언덕을 신속하게 확보했다. 이후 나비는 언덕 밑의 버쳐스 프로를 공격해 점령을 방해하는 데 성공했다. 

불리한 처지에 빠진 버쳐스 프로는 후퇴해서 나비가 자리를 잡은 언덕으로 돌격했지만, 나비는 대회용 전차 중 가장 빠르다는 AMX 13 90의 기동력을 활용해 후퇴했다. 시간만 허비한 버쳐스 프로는 다시 나비의 본진을 점령하려 시도했지만, 이미 나비가 본진으로 쳐들어올 버쳐스 프로를 맞이할 준비를 끝낸 뒤였다.

민첩한 기동전을 펼친 나비는 버쳐스 프로를 섬멸하고 WGL 우승팀이 됐다. 이후 나비는 강철판을 연상시키는 우승 트로피 ‘모노리스’를 번쩍 들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우승 트로피 모너리스를 들어올린 나비 선수와 이를 축하해주는 버쳐스 프로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