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노게임즈의 <데빌리언>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2차 CBT의 피드백을 적극 받아들여 그래픽을 대대적으로 고쳤고, 게임의 핵심인 아이템과 데빌리언 시스템도 간단명료하게 개선했다. 여기에 20대 20의 PVP와 PVP와 PVE가 뒤섞인 필드 레이드, 9인의 파티레이드 등도 선보인다.
‘<디아블로> 방식의 전투를 MMORPG로 구현하겠다’는 목표에서 시작한 게임인 만큼 태생적인 한계는 있지만, MMORPG에서만 가능한 대규모 콘텐츠를 도입해 그동안 논란이 됐던 <디아블로>시리즈의 유사성도 최대한 덜어내겠다는 목표다.
2014년 여름시장을 조준한 <데빌리언>과 개발사 지노게임즈를 디스이즈게임에서 만났다. 먼저 새롭게 바뀐 파티플레이 영상부터 확인하자.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NHN엔터테인먼트 서효원 PM(왼쪽)과 지노게임즈 김창한 PD
모든 맵을 다 뜯어고쳤다. 그래픽 전면개편
지노게임즈의 <데빌리언>은 지난 2013년 9월 2차 CBT를 진행했다. 1차 CBT에서 인정받은 액션에 이어 성장방식과 아이템의 성장, 엔드콘텐츠 도입, 파티플레이, PVP 등 MMORPG의 요소들을 점검받겠다는 목표였다.
결과는 딱 절반의 성공. 콘텐츠의 진행방식이나 파티플레이의 재미는 인정받았지만, 지나치게 세분화된 아이템 성장은 득템의 재미를 떨어트렸고 데빌리언 변신 이후에 진행되는 PVP는 조작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불만들이 나왔다. 게다가 게임 개발기간이 길어지면서 그래픽에 대한 지적들이 대폭 늘어났다.
결국 지노게임즈와 NHN엔터테인먼트에서는 대대적인 그래픽 리뉴얼을 결정했다. 원색 위주의 색감을 어둡지만 선명하게 바꿨고, 이펙트의 추가와 재작업을 통해 전투에서의 연출도 끌어 올렸다. 캐릭터의 외형부터 오브젝트, 전 맵의 디자인까지 바꾼 전면 리뉴얼이다.
그 과정에서 기존에 <디아블로>와 비슷해 논란이 되던 부분도 최대한 들어냈다. 사실 <데빌리언>은 2차 CBT에서도 같은 이유로 많은 리소스를 제거했다. 하지만 여전히 논란이 되는 부분은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인터페이스부터 들어냈다.
2차 CBT와 OBT 버전의 같은 지역 비교 스크린샷
TIG> 그래픽이 상당히 달라졌다?2차 CBT가 끝나고 꽤 오래 고민을 거쳤다. 지금 시장에 이 그래픽이 맞는가 싶더라. NHN엔터테인먼트와 지노게임즈 양쪽이 거의 매일 회의를 거쳤다. 아트디렉터까지 참가하며 열흘 넘게 회의를 이어간 결과 내놓은 해답이 그래픽을 바꾸자는 거였다. 원색을 줄이고 캐릭터를 보다 잘 보이게 만들고, 이펙트도 툴을 새로 만들며 전부 고치고 추가했다.다행히 고치고 난 그래픽은 꽤 마음에 든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의 그래픽만 보여주고 ‘게임브리오 엔진’이라는 걸 맞추라고 한다면 맞출 사람이 거의 없을 거다. 내부에서도 그래픽과 관계없는 사람들 보여줬을 때 반응은 ‘어? 엔진 바꿨어요?’였다(웃음)TIG> 솔직히 원색을 빼고 나니까 <디아블로3>의 느낌이 더 난다.<디아블로3>와 비슷하다는 평가는 괜찮다. 액션으로는 최고인 게임이고, <디아블로>같은 전투를 MORPG가 아닌 MMORPG에서 해보자고 생각해서 개발을 시작한 거니까 태생적으로는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느낌이나 분위기’의 이야기지, 그래픽적으로 같아 보이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2차 CBT에서도 꽤 많은 부분을 제거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지적받은 부분이 많아서 싹 뜯어고쳤다. 인터페이스부터 고쳤고 몬스터나 오브젝트, 지형 등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건 최대한 빼자고 결정했다. 다행히 플레이해 본 유저들은 아예 다른 게임이라고 인식해주는데, 플레이하지 않은 유저들에게도 그렇게 보일 필요가 있다. 계속 고쳐나갈 부분이다.TIG> 데빌리언 변신의 외형도 싹 달라졌다이유가 몇 가지 있다. 일단 그래픽 퀄리티를 올리다 보니 거기에 맞춰 변신 그래픽도 바꿀 필요가 있었고, 데빌리언으로 변신했을 때 스킬이 전직업 공통으로 바뀌는 탓에 오히려 직업 특색을 느끼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직업별로 데빌리언 변신을 넣었다. 새로운 디자인에 맞춰.TIG> 잠깐 보니까 데빌리언 사이에 신규 캐릭터도 보인다.아직은 비밀이다. OBT 이전에 다시 한 번 공개할 자리가 있을 것이다. 그때 상세히 밝히겠다.
2차 CBT의 데빌리언 남,녀와 새롭게 바뀐 직업별 데빌리언. 세 번째 작은 여성이 신규 캐릭터의 데빌리언으로 추정된다.
MMORPG만의 재미를 살리는 게 목표. 대규모 콘텐츠 추가
콘텐츠에서도 많은 변화가 생긴다. 핵심은 ‘대규모 인원이 플레이 가능한 콘텐츠’들의 추가다. 적게는 9명, 많게는 수십 명까지 한곳에 모여서 즐기는 대규모 콘텐츠를 통해 온라인게임이라는 특성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목표다.
일단 3인의 파티플레이 던전인 ‘대악마 던전’이 추가되고, 3개 파티(9명)가 동시에 공략해야 하는 레이드 던전과 최종보스도 OBT에서 선보인다.
특정 아이템을 사용해서 필드에 보스를 소환하고 이를 처치하는 필드 보스전도 도입된다. <데빌리언>의 필드 보스전은 크게 협동과 쟁탈로 나뉜다. 협동은 말 그대로 해당지역에 있는 유저들끼리 몬스터를 처치하는 방식이다. <데빌리언>의 모든 필드는 오픈 필드기 때문에 누구나 자유롭게 합류가 가능하다.
반면 쟁탈전은 보스 몬스터 부근에 다가간 유저들이 자동으로 데빌리언으로 변신하고, 서로 PVP가 가능해진다. 자연스럽게 유저끼리 전투를 벌이면서 보스를 처치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PVP에서는 20대 20의 전장이 도입된다. 아래는 필드 보스전의 영상이다.
남은 과제도 많다. 새로운 그래픽에 대한 평가와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평가를 들어야 하고,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 <디아블로>의 그림자에서도 최대한 벗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더 했지만 이미 눈 밖에 난 첫인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걸 아는 만큼 재미 부분에서도 최선을 다하기 위해 매주 쉬지 않고 내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TIG> 바뀐 부분이 상당히 많은데, 재미에 대한 확신은 찾은 것 같나?그 때문에 전장만 해도 NHN엔터테인먼트와 매주 테스트를 하는 중이다. 튜닝하고 플레이하고, 룰 바꾸고, 다시 플레이하고. 그러다 보니 이제는 슬슬 재미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더라. 아까도 말했지만 MMORPG만의 감수성이란 게 확실히 있더라.이제 액션은 충분히 했으니까 그 부분을 살리기 위해서 노력하자고 판단한 거고. 확실히 플레이한 유저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은데, 플레이하지 않은 유저들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TIG> 올해 경쟁작이 상당히 많다. 걱정되진 않나?솔직히 MMORPG 유저는 여전히 많은데 신작은 확 줄어들었다. 많다고는 해도 예전보다는 많이 적으니까.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한다.TIG> 그럼 앞으로의 일정은 어떻게 되나?일단 7월 정도에 다시 한 번 테스트를 할 거고, 오늘 공개하지 않은 신규 캐릭터와 카드 관련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가 한 번 더 있을 거다. 원만히 진행된다면 그 이후에는 OBT를 해야겠지. 아마 월드컵이 끝날 때쯤 되면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