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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최삼욱 교수, 게이머가 일반인보다 부정적 감정에 취약하다

인터넷게임장애 진단기준의 적용 주제로 발표

김승현(다미롱) 2014-05-22 19:21:50
“20~40대의 7.4%가 인터넷게임 중독 위험군으로 추정된다. 국가의 개입이 필요하다”

을지대학교 강남을지병원의 최삼욱 교수는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독예방관리치료를 위한 안전망과 국가법제도체계 구축을 촉구하는 범종교시민사회 200인 선언 및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20~40대의 7.4%가 인터넷게임 중독 위험군


최 교수의 주장은 강남을지병원에서 올해 3월 실시한 ‘온라인게임 이용 현황에 대한 조사’를 근거로 한다. 해당 조사는 20~40대 온라인 게임유저 3,000여 명을 대상으로, DSM-5의 인터넷게임 관련 조항을 기준으로 진행했다.

그의 발표에 따르면 조사대상 중 인터넷게임 중독 위험군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비율은 13.8%다. 2013년 한국정보화진흥원이 20~40대 국민의 53.4%가 온라인게임을 이용한다고 발표한 것을 감안하면, 20~40대의 7.4%가 인터넷게임 중독 위험군으로 추정된다는 계산이다.

최 교수는 2013년 개정된 DSM-5(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에서 인터넷게임 중독과 관련된 제안이 추가됐고, 인터넷게임 중독과 유사한 특성을 지닌 ‘도박 중독’도 이미 행동장애에서 중독으로 재분류되었다며, 인터넷게임 중독이 무시할 수 없는 위험으로 다가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올해 출간된 DSM-5에는 인터넷게임 중독은 아직 정신장애로 분류되지 않아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사안으로 분류됐을 뿐이다. 즉 아직 연구결과가 미비해 정식으로 인정하기 힘들어 계속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수준이다.




“게임 자체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최 교수는 이와 함께 인터넷 게임중독 위험군이 다른 게이머보다, 그리고 대부분의 게이머가 일반인들보다 부정적인 감정에 더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강남을지병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피나 대처 등 게임을 하는 부정적인 이유는 일반군이 9~10%인 것에 반해 위험군인 13%대로 약 3% 더 높고, 평소 이유 없는 공포나 공황에 빠지는 비율이 24.8%로 일반군보다 10배 더 높다. 

그는 이 밖에도 인터넷게임 시간을 조절하지 못하거나,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할 때의 스트레스 등 총 7개 항목에서 위험군이 일반군보다 적게는 1~2%에서 많게는 20% 이상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일반인들과 비교하면 게이머들의 부정적인 감정 취약도가 일반인들보다 더 높게 나타난다. 

최 교수는 강남을지병원의 조사결과와 영국의 심리센터 이용자의 부정적 감정 취약도를 비교했다. 비교 결과, 인터넷게임 중독 위험군은 부정적 감정 취약도가 평균 9.03, 일반군이 2.30을 기록하는 데 반해, 영국 일반인들의 취약도는 1.66을 기록했다.

최 교수는 이러한 사례를 근거로 “게임을 즐기는 이들의 취약도가 일반인들보다 높게 나타났다. 인터넷게임 중독이 아니더라도, 게임 자체가 사람에게 (부정적인) 심리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이 조사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결과다. 충동성 조절이 힘든 아동 청소년은 이것보다 더 심각한 결과를 보여줄 수도 있다. 인터넷게임 중독을 위한 국가 차원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교수가 마지막에 발표한 게이머와 일반인의 부정적 감정 취약도는 사회 환경이 다른 한국과 영국을 직접 비교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사람의 부정적 감정은 그가 어떤 문화를 누리느냐 뿐만 아니라 그가 어떤 환경에서 살아왔느냐도 중요한데, 이를 무시하고 환경이 다른 양국의 조사집단을 직접적으로 비교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