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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한지붕 두 가족이 된 다음과 카카오, 화두는 ‘글로벌’

다음-카카오,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 대응하기 위함”

김진수(달식) 2014-05-26 16:22:45
“다음과 카카오가 IT 모바일 역사에 남을 결정을 했다. 서로의 역량을 이용해 글로벌 모바일 시대에 대응하겠다”

26일,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과 카카오가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인수합병에 대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양사가 꺼낸 화두는 ‘시너지’와 ‘글로벌’이다.



다음과 카카오는 인수합병을 통해 다음이 카카오를 흡수하며 연내에 통합법인 ‘다음카카오’를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먼저 다음 최세훈 대표는 “다음과 카카오는 각자의 부족한 점을 장점으로 가지고 있어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 확신한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다음의 콘텐츠가 만나 전략적인 합병을 선택하게 됐다”고 인수합병 이유를 설명했다.

최 대표의 말처럼, 다음과 카카오는 각자가 가지지 못한 뚜렷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카카오는 다음이 마이피플로 실패한 모바일 메신저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다음은 카카오에 없는 검색 서비스 및 각종 생활형 콘텐츠들을 보유하고 있다.

다음과 카카오가 인수합병을 결심한 이유는 바로 ‘글로벌’이다. 카카오 이석우 공동대표는 “매출 기반보다는 유저에게 줄 수 있는 가치로 합병을 결정하게 됐다. 해외에서는 다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우리가 가진 것만으로 대응하기에는 느리다. 다음과 함께라면 더 빠르게 좋은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 모두 해외시장을 노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다음은 국내 검색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국내에서는 네이버의 독주를 무너뜨리기 힘든 상황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카카오는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서비스하고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NHN의 라인에 밀려 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하나가 되면서 전체적인 모습은 네이버와 동등한 입장이 된다.

하지만 두 대표는 앞으로의 전망이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두 대표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지금은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고, 합병 후에 구체적인 이야기를 차차 해 나가며 결정하겠다”고 일축했다.

아래는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이어진 주요 질의응답을 정리했다.


왼쪽부터 다음 최세훈 대표, 카카오 이석우 공동대표

합병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카카오는 당장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업공개 대신, 최종적으로 다음과 합병하기로 결정한 이유가 궁금하다. 

이석우 공동대표: 매출 기반보다는 유저에게 줄 수 있는 가치에 대한 관점으로 접근했다. 우리가 자생적으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겠다는 공감은 있었다. 힘들게 직원을 선발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해외에서는 다들 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이런 속도로는 세계 경쟁에서 뒤쳐질 것이라 생각했다. 다음과 함께라면 시간도 단축하고 더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기업공개보다 더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양 사가 합병 후 어떤 시너지를 내게 될까? 구체적인 전략에 대한 이야기 부탁한다.

이석우 대표: 구체적인 방법을 말하고 싶지만, 지금은 합병절차가 우선인 상황이라 말할 수 없는 점 양해 바란다. 시너지를 내려면 결국 인적 자원 등이 들어가는데, 앞으로 심도 있는 논의를 해야 전략이 나올 것 같다. 



현재 다음은 제주에 본사를, 카카오톡은 서울에 본사가 있다. 합병 후 어디가 본사가 되나?

최세훈 대표: 존속 법인인 다음커뮤니케이션 본사가 제주고, 통합 법인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또 제주와 판교에 있는 사무실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두 회사가 합병하는 만큼, 직원들 간의 ‘화학적 결합’이 중요할 것 같은데.

이석우 공동대표: 경영진은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며 인수합병을 결정했기에 ‘연애결혼'인데, 직원 입장에서 보자면 중매결혼이다. 합병 후 각자 직원들의 결합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찾아볼 계획이다.

최세훈 대표: 같은 생각이다. 특히 합병 후 양사의 조직문화가 중요하다. 다음과 카카오 모두 소통을 중요시하고, 수평적으로 일하는 데 대한 가치를 높게 두고 있다. 조직문화가 비슷한 두 회사의 합병인 만큼, 화학적 결합이 빠르게 일어날 것이라 본다.



주요 사업 중 하나가 게임사업이다. 합병으로 게임사업의 변화가 예상된다. 이를테면 다음 아이디로 카카오 게임을 할 수 있는 것 등을 예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합병 후 게임 사업 전망에 대해 말해달라.

이석우 공동대표: 아까도 말했지만, 구체적인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 다양한 것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카카오가 모바일게임에서 강점이 있는데, 광고 등에서도 성장하고 있는 만큼 다음이 가진 콘텐츠를 잘 활용할 수 있다면 모바일 이후에 올 시대에 대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다음 게임부문이 분사됐는데, 합병의 맥락 속에 이뤄진 결정인가?

최세훈 대표: 다음게임의 분사는 합병과는 관계가 없다. 다음게임을 분사한 이유는 게임콘텐츠 전문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독립법인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다음게임은 다음카카오 합병 법인의 자회사가 될 것이고, 게임 전문회사로 독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를 걸고 있다.




텐센트가 중국의 경쟁사이자, 카카오의 투자자다. 한국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 우려된다. 내부에서는 어떻게 처리할 계획인가?

이석우 공동대표: 주주이자 이사회 멤버로서 합당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서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다. 합병에 대해서도 지지하는 입장이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양사 모두 글로벌이라는 화두를 들고 왔는데, 카카오 지분 13%를 텐센트가 보유하고 있고, 주요 주주이자 이사다. 앞으로 해외시장 중 큰 시장인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텐센트와 교감이 없으면 힘들 것 같다.

이석우 공동대표: 텐센트가 주주라는 게 중국시장 진출하고 크게 상충이 되거나 문제가 될 부분은 없다고 본다. 어느 주주나 이사는 의무가 있기에 방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 본다. 당장 카카오가 중국 진출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고, 중국 말고도 더 큰 시장이 많다.


최근 중국 자본이 한국에 유입되면서 한국 IT산업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고 본다. 이번 합병에도 텐센트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아 우려된다.

이석우 공동대표: 우리도 중국 자본으로부터 수혈을 받은 회사다. 중국계 자본 덕분에 큰 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기에 그런 것을 부정적으로 봐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다음의 이재웅 창업주가 대주주 지위를 상실하는 것에 대한 사전 합의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최세훈 대표: 이재웅 창업주는 다음카카오의 주주로 남을 것이다. 합병 후 최대주주가 될 카카오 김범수 의장과 이재웅 창업주도 사전에 이야기를 했고, 동의했다.


앞으로 카카오의 목표는 무엇인가? 가입자 수 확보일까?

이석우 공동대표: 카카오가 목표로 삼았던 가입자 수 1억 명 확보는 작년에 끝났다. 장기적 목표는 작년에 발표했던 ‘수익을 내는 100만 파트너’와 ‘연관 매출 10조’다. 새로 생긴 모바일 생태계가 잘 성숙할 있도록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다음과 함께 어떻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지는 합병 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