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스타의 잔혹게임 <맨헌트2>(ManHunt2)가 영국에서 판매금지, 미국에서 성인전용 등급 처분을 받으며 진퇴양난의 위기에 처했다.
영국 영상 분류협회(British Board of Film Classification, BBFC)는 지난 19일 “수위 조절 없는 비이성적인 살인이 지속되어 게이머의 잔학적인 성향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 성인용으로 등급을 분류해도 대중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맨헌트2>의 등급분류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맨헌트2>는 합법적인 방법으로 영국에서 출시할 수 없게 됐다. 사실상 판매금지나 다름 없는 것이다.
<맨헌트2>는 정신이상 범죄자가 수용시설을 탈출하면서 벌이는 잔혹한 살인극을 그린 게임이다.
BBFC의 데이비드 쿠케 디렉터는 “(분류를) 거부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조치이며, 절대 가볍게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다. 가능하면 장면 삭제나 게임 내용의 변화를 기준에 맞춰 진행하지만 이 게임은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아이러니한 것은 <맨헌트2>가 영국에서 새롭게 구성된 ‘록스타 런던 스튜디오’의 데뷔작이라는 사실이다. 영국의 개발 스튜디오에서 만들었지만 정작 영국에서 출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영국에서 등급분류 거부 판정이 내려진 것은 1997년 <카마게돈> 이후 <맨헌트2>가 처음이다.
문제는 이런 결정이 영국에서만 끝날 일이 아니라는 데 있다. 심의 기준이 더욱 엄격한 독일 같은 인근 유럽 국가에서도 비슷한 ‘분류 거부’ 판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록스타에서는 BBFC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맨헌트2>는 미국에서도 ‘성인전용’(Adult Only) 등급을 받아 소매점이나 게임 쇼핑몰에서 판매가 불가능해졌다. 베스트바이, 게임스탑, 월마트 등 주요 배급처에서 게임을 진열하거나 판매하는 행위는 모두 불법으로 간주된다.
한편, 록스타는 영국와 미국의 등급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미국의 성인전용 등급 결정에 대해서는 "원래 M(17세 이상) 등급을 기대했는데 충격이다"라고 입장을 표현했으며, 영국의 분류 거부 결정에 대해서는 "살인을 다룬 다른 엔터테인먼트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며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계속 강조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맨헌트2>는 PS2와 Wii, PSP용으로 개발중이며 오는 7월 11일에 북미에서 발매될 예정이다.
<맨헌트2>의 게임 플레이 스크린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