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7일 오전 9시, '인터넷 셧다운제 폐지 법률안 발의'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게임유저라면 좋아할 만한 화끈한 이슈를 들고 이른바 '서프라이즈'를 한 셈이다.
그리고 2시간 후인 오전 11시에 공개된 크레이지파티 홈페이지에 공개된 '김상민 의원의 게임관련법안 발의 대담이라는 제목의 인터넷 동영상이 공개됐다. 그 동영상에서 김상민 의원은 셧다운제 폐지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내 페이스북에 들어와서 '좋아요'를 많이 눌러달라"고 호소했다.
정치인이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한 것은 당연한 노릇. 하지만 그 시기가 문제다. 오는 7월 14일로 예정된 새누리당 정당대회를 일주일을 앞두고, 후보로 출마한 김상민 의원의 법안 발의와 동영상 공개가 '정치적인 쇼'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며 그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셧다운제 폐지 발의한 김상민 의원, 페이스북 '좋아요' 호소
김상민 의원은 셧다운제 폐지와 함께 ‘중독’ 대신 ‘과몰입’이라는 단어사용을 골자로 한 ‘청소년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김상민 의원은 보도자료와 크레이지파티 인터뷰 영상을 통해 “셧다운제는 실효성이 없을 뿐 아니라 규제만능주의적 사고에서 나온 법이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 게임 중독은 의학적으로 밝혀진 바 없어 중독 대신 과몰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한다”며 개정안 발의의 취지를 소개했다.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아주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 의원으로, 새누리당 청년희망공약단 위원, 새누리당 대통령선거 중앙대책선거본부 청년본부장 등을 거쳐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22번으로 뽑힌 행운의 인물이다.
김 의원은 5월 28일, 6월 11일 새누리당 크레이지 파티 토론회 참석하는 등 그간 새누리당에서 20대~40대 젊은 세대의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활동을 해 왔다. 그리고 그는 “법률은 동의해주는 국민이 많을수록 힘을 얻게 된다. 내 페이스북에 들어와서 ‘좋아요’도 많이 눌러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상민 의원, "젊은 150만 표를 가져오겠다"
김상민 의원은 지난 6월 11일 새누리당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새누리당의 크레이지 파티 2회 토론회에 참석한 그 날이다.
9번째 후보가 된 그는 '새누리당 필승전략 보고서 제출, 청년당원 3만 명 확보, 2040세대 지지율 10% 향상, 청년 새누리당 건립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전당대회 출마선언문에서 "20, 30대를 넘어 40대까지 새누리당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1년 6개월 안에 청년당원 3만 명을 모집을 목표로 이번 전당대회부터 흥행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목표는 20~40대 지지율 10% 견인"이라면서 "젊은 150만 표를 가져와 향후 10년 동안 안정적 승리를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전당대회 출사표에서 젊은 유권자 150만 표를 확보하겠다고 밝힌 그가 '셧다운제 폐지'를 발의한 것에 대해 게임 유저들이 진정성을 의심하며 불안한 눈초리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지스타 유치와 게임 규제 및 육성에 대한 정치인들의 '쇼타임'이 늘어나자, 젊은 세대의 관심사로 떠오른 셧다운제를 정치적인 목적에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익명을 요청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김상민 의원의 개정안 발의가 정치적 행보를 위한 도구인지 아닌지는 전당대회 이후에 알게 될 것 같다. 김 의원이 전당대회와 보궐선거 이후에도 진정성 있는 행보를 이어가지 않는 한, ‘보여주기식 입법’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