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게임즈가 500만 ‘골퍼’들을 잡기 위해 나섰다.
네오위즈게임즈는 17일 서울 청담 CGV에서 온라인 골프게임 <온 그린> 발표회를 가졌다. 온라인게임 유저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의 콘텐츠나 재미보다는 ‘골퍼’들을 위한 사실성과 멤버십 서비스 등의 사업방향에 초점을 맞춘 독특한 발표회였다. 행사의 성격만 보자면 오히려 네오위즈게임즈의 신사업 방향에 대한 설명회에 가까웠다.
온라인게이머가 아닌 필드 골프나 스크린 골프를 즐기는 ‘골퍼’를 겨냥한 게임, <온 그린>의 게임성과 향후 사업방향을 디스이즈게임에서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온 그린>, ‘실제’ 골프를 최대한 살렸다
<온 그린> 소개 영상
<온 그린>은 특별한 콘텐츠나 시스템을 강조하지 않는다. 행사 내내 <온 그린>이 강조하는 것은 얼마나 실제 골프와 유사하느냐였다.
게임은 크라이엔진3를 통해 실사풍 그래픽으로 구현되었다. 기존에 추구하던 SF 콘셉트는 완전히 버렸다. 대신 골프존이 운영하는 골프장 ‘안성Q’같은 실제 장소를 구현해 사실성을 적극 어필할 계획이다. 또한 이러한 사실성을 강조하기 위해 게임의 UI도 최대한 화면을 가리지 않는 방향으로 설계되었다.
골프존엔터테인먼트의 김운형 개발총괄 디렉터가 게임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은 것도 사실성, 정확히는 실제 스크린골프에 쓰이는 물리엔진의 성능이었다. 게임은 기존의 온라인 골프게임과 달리 바람이 실시간으로 변화하며, 기상에 따라 필드에 물이 흐르고 고이는 효과, 같은 종류의 필드라도 임의로 마찰력이 달라지는 등 세세한 디테일을 강조한다. 사실상 게임의 주요 메커니즘은 스크린골프에 뼈대를 둔 셈이다.
조작도 게이머보다는 골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온 그린>의 기본적인 조작법은 기존 골프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샷은 기본적으로 공의 어디를 치느냐의 ‘임펙트’와 공을 얼마나 강하게 치느냐의 ‘파워’ 2가지 요소에 의해 이뤄진다. 다른 골프게임처럼 커브나 스핀 갓은 다양한 효과를 지닌 샷도 존재한다. 다만 <온 그린>이 다른 것은 이 샷들이 단축키나 커맨드 입력이 아니라, 파워와 임펙트 지점 조절이라는 ‘이론’을 통해 구현된다는 것이다.
물론 <온 그린>이 ‘시뮬레이션’에만 집중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게임의 캐릭터는 경험을 쌓음에 따라 주요 능력치가 성장하고 3레벨부터는 ▲ 비거리 긴 ‘히터’, ▲ 샷이 안정적인 ‘스윙어’ ▲ 다양한 구질을 다루데 특화된 ‘테크니션’으로 전직(?)하는 등의 게임적 요소도 존재한다. 하지만 캐릭터 성장보다는 게임 자체에 집중하게 하려 함인지, 이러한 요소 자체는 최대한 간략하게 구성되었다.
여기까지는 기존 골프게임과 큰 차별성이 없었던 발표회였다.
“기존 골프게임, ‘온라인게임’으로 접근해서 문제였다”
행사의 핵심은 뒤에 이어진 사업방향 설명회였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사업방향 설명에 게임 소개시간의 절반가까이를 할애했다. 일반적인 온라인게임 행사에서는 보기 힘든 시간 배정이었다.
발표를 맡은 네오위즈게임즈의 김보성 사업부장은 온라인 골프게임 시장을 설명하며 “기존에 온라인 골프게임은 온라인게임이라는 틀 때문에 오래 살아남지 못했다. 우리는 오히려 이 틀을 버리려 한다”며 강하게 발언했다.
네오위즈게임즈가 꿈꾸는 <온 그린>의 포지션은 온라인 골프게임이 아닌 스크린골프와 같은 또 하나의 ‘골프 플랫폼’. <온 그린>이 왜 그렇게 사실성을 집요하게 강조했는지 나타나는 부분이었다. 실제로 네오위즈게임즈가 밝힌 타깃층은 온라인게임 유저나 기존 온라인 골프게임 유저가 아닌, 필드에 나서고 스크린골프를 즐기는 ‘골퍼’들이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이를 위해 ‘피망’ 포털은 물론, 골퍼들에게 유명한 골프존의 홈페이지에서도 게임을 채널링하며 인지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후 사업방향이다. <온 그린>의 서비스 방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정확히는 <온 그린>과 골프존 각종 사업모델의 융합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이를 위해 골프존과 연계해 <온 그린>의 재화를 실제 골프존의 장비나 필드 이용권 등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온 그린>과 골프존 서비스가 연동되는 VIP 멤버십, 유저와 ‘실제로 같이 골프를 치는’ 등의 골프존 인프라를 이용한 오프라인 유저 관리 등을 계획 중이다. 네오위즈게임즈가 온라인에서 <온 그린> 운영에 집중한다면, 오프라인에서는 골프존이 모객에 집중하는 구조다.
이러한 모델이 성공적으로 운영될 경우, <온 그린>은 단순한 온라인 골프게임이 아닌 골프존 회원들이 머무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거듭나게 된다. 골프존 서비스와 <온 그린>의 재화가 적극 연동되는 만큼, 유저들도 오프라인에서는 골프존의 서비스를 즐기고 온라인에서는 <온 그린>을 즐기는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네오위즈게임즈는 <온 그린>을 통해 스크린골프 점유율 1위인 골프존의 유저풀, 정확히는 골퍼풀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조금 더 멀리 보면, 이 때의 경험을 발판으로 골프 관련으로 새롭게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과연 이러한 네오위즈게임즈의 노림수는 성공할 수 있을까? 그 첫 분수령인 <온 그린> 1차 CBT는 7월 31일 시작된다.
왼쪽부터 네오위즈게임즈 김종창 부사장, 이기원 대표, <온 그린> 홍보모델 박한별, 골프존엔터테인먼트 김효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