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제작발표회를 통해 처음 공개했던 <프로젝트 블랙쉽>, 주변 사물을 파괴하는 등의 상호작용을 내세운 액션 게임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공개된 내용은 그리 많지 않다. 그나마 공개한 내용은 지난 4월에 게임테크 2014 강연에 나와 매번 똑같은 결과를 내는 액션을 탈피하기 위해 물리를 넣었다는 방향성을 드러낸 정도다. (☞ 기사보기)
<프로젝트 블랙쉽>의 방향성은 기존 액션 게임을 탈피하는 것. 그래서 더 궁금하다. 어떻게 ‘반복으로 귀결되는’ 기존 액션 게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까? <프로젝트 블랙쉽>의 방향성은 크게 두 가지다. 정밀한 타격판정과 물리효과가 적용된 액션을 통해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게 하는 것.
두 번째는 이런 물리효과를 이용한 함정 등을 이용하는 재미를 주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정밀한 타격 판정을 이용한 PvP와 함께 유저가 직접 타워나 함정 등을 설치하는 샌드박스의 재미요소까지 담는다는 계획이다. /베이징(=중국)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네오위즈 CRS 박성준 PD.
물리효과와 정확한 타격판정으로 만드는 다양한 상황
<프로젝트 블랙쉽>이 추구하는 액션성은 유저의 타격에 대한 판정이 정확하게 이루어지고, 그에 따른 반응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도입한 게 바로 물리효과다. <프로젝트 블랙쉽>은 기존 게임들이 서버 부담이나 기술적인 한계에 부딪혀 구현하지 못했던 정밀한 타격 판정과 물리효과를 도입했다.
물리효과를 정밀하게 도입하니 액션에 따른 다양한 반응이 생겨났다. 유저의 공격이 몬스터의 몸을 맞췄을 때와 팔을 때렸을 때 밀려나는 거리나 방향이 달라졌다. 주변 사물을 파괴하는 등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한다.
이런 요소를 강화하는 건 조작 타이밍을 이용한 액션이다. 몬스터의 발을 잡고 두어 바퀴 돌려서 던지는 스킬의 경우, 입력 타이밍을 조절해 던질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 또 몬스터의 몸 위로 뛰어올라 폭탄을 심고 빠져나가는 스킬의 경우, 어떤 타이밍에 어떻게 조작하느냐에 따라 폭탄을 심을 수 있는 위치가 달라지는 식이다.
당연히 그에 따른 결과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보스의 탈진 게이지나 피격 게이지를 넣은 것도 다양한 결과를 내기 위해서다. <프로젝트 블랙쉽>이 강조하는 액션의 재미도 여기서 나온다. 바로 ‘다양하게 발생하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를 액션의 핵심 재미로 삼은 것이다.
단적인 예를 들어 쌍검을 사용하는 ‘템페스트’의 경우, 몬스터를 때리며 전진하는 액션을 보여준다. 다수의 몬스터를 상대하면 자연스럽게 몬스터 무리 속으로 파고들게 되고, 그에 따라 후방이 노출되는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이때 유저는 여러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뒤로 점프해 위험한 상황을 피할 수도 있고, 도리어 몬스터가 따라오지 못할 만큼 빠르게 전진하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 <프로젝트 블랙쉽>은 이렇게 유저의 조작에 따라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는 액션, 그리고 그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며 액션으로 대처하는 재미를 핵심으로 삼고 있다.
“예전 게임들은 미리 만들어진 스킬 때문에라도 어느 정도 콤보가 결정되어 있잖아요? <블랙쉽>은 실제 물리를 적용한 덕에 충돌만 하게 되면 그에 따른 결과를 보여줍니다. 점프한 캐릭터는 무언가로 맞추기만 하면 떨어지는 식입니다.”
물리효과를 가지고 노는 콘텐츠, 모드 스테이지
사실 <프로젝트 블랙쉽>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던 개발자가 한 둘은 아니었고, 물리효과를 게임에 도입한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이런 게임에서 일반적인 유저의 반응은 ‘효율적인’ 것을 추구하면서 점차 패턴화된 플레이를 하게 된다.
‘똑같은 몬스터에게 같은 스킬을 사용하는’ 상황을 피하고자 물리효과를 도입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프로젝트 블랙쉽> 개발진 역시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패턴화된 플레이로 이어지게 되면 추구하는 액션의 재미가 반감될 수 있다. 박성준 PD 역시 이런 고민을 토로했다.
“유저에게 꼭 하고 싶은 말 중 하나는 바로 ‘우리도 게이머입니다’는 말이에요. 귀찮지 않고, 방해되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하면서도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고민 끝에 내놓은 콘텐츠 중 하나는 ‘물리효과를 가지고 노는’ 모드다. 이왕 물리효과를 제대로 구현했으니, 가지고 놀아보자는 것. <프로젝트 블랙쉽>은 크게 스토리를 진행하며 보스를 공략하고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는 ‘스토리 모드’와 스테이지마다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진행하는 ‘모드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모드 스테이지에서는 몰려오는 몬스터로부터 수정탑을 지키는 디펜스 모드뿐 아니라 ‘출발 드림팀’처럼 함정으로 가득 차 있는 지형을 돌파하는 맵 등이 등장한다. 특히 물리효과를 십분 활용한 설치물이나 함정을 다양하게 준비했다. 밟는 사람을 날려보내는 발판부터 야구방망이가 튀어나와 몬스터를 날리는 함정, 투석기, 파이어볼이나 아이스볼을 쓰는 포탑 등이다.
물론, 이런 모드 스테이지는 캐릭터 성장 과정에서 꼭 거쳐가야 하는 건 아니다. 물리효과를 가지고 놀아보고 싶은 유저들이 선택적으로 즐길 수 있게 한 콘텐츠다.
“함정으로 가득 찬 맵 같은 건 물리 기반이 되니까 가능한 시도입니다. <스타크래프트2>처럼 리플레이 기능도 지원되니, 물리효과를 가지고 놀다 웃긴 자세로 날아가는 것처럼 재미있는 상황을 공유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거로 생각해요”
완전 동기화 자랑하는 PvP, 그리고 샌드박스의 ‘창의적인 재미’ 담는다
<프로젝트 블랙쉽>이 내세우는 장점 중 하나는 ‘완전 동기화’ 방식이라 PvP에서 정확한 판정을 낸다는 점이다. 각 유저의 PC가 연산을 하기 때문에 ‘렉 때문에 안 맞았어’ 같은 억울한 상황을 피할 수 있는 것. 박성준 PD가 중국 서비스를 발표하며 강조했던 것도 이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물리효과만 들어간 PvP는 아니다. 여기서 물리효과와 더불어 유저의 창의성을 직접 발휘할 수 있는 방식도 도입했다. 물리효과를 가지고 노는 ‘모드 스테이지’의 발전형이라고 할까? 결국, AI로 움직이는 몬스터 대신, 유저끼리 대결하며 물리효과를 가지고 노는 ‘샌드박스’ 게임 같은 콘텐츠를 넣은 셈이다.
<프로젝트 블랙쉽>가 만든 PvP 모드 중 하나는 바로 ‘PvP 디펜스’다. 유저가 양 팀으로 나뉘어 서로의 수정탑을 지켜야 하는데, 수비하기 쉽도록 유저가 직접 타워를 땅에 설치할 수 있다. 유저가 직접 타워의 위치를 지정해 짓는 만큼, 아예 상대 본진 근처에 타워를 심는 등의 의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방식이다. 여기에 추가로 폭탄을 던지거나 지뢰를 설치하는 등의 물리효과를 이용한 기물을 활용하기도 한다.
“직접 설치물을 심을 수 있는 기능을 발전시켜 볼 생각도 있습니다. 최근 추세이기도 하고, 유저들이 원하는 방향이니까요. 앞으로 내놓는 모드 스테이지에는 이런 요소를 많이 넣어 볼 생각입니다”
이렇듯 <프로젝트 블랙쉽>은 액션으로 시작해 물리효과를 이용한 다양한 결과와 대응, 더 나아가서는 유저들이 만들어내는 플레이까지 품는다는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이게 바로 액션 게임 팬들이 <프로젝트 블랙쉽>을 기다리는 이유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