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보드게임 규제안에 치명상 입은 NHN엔터테인먼트가 ‘비게임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한다.
NHN엔터테인먼트(이하 NHN엔터)는 7일 2014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성적은 매출 1,198억 원, 영업손실 73억 원, 순이익 21억 원이다. 지난 분기와 비교해 각각 21.3%, 132.8%, 86.0% 감소한 수치다. 이같은 실적악화의 주요 원인은 지난 2월 23일부터 실시된 웹보드게임 규제안 때문이다.
웹보드 규제안 직격타! PC온라인게임 매출 34.4% 감소
웹보드게임 규제안은 하루 이용가능 게임머니를 현금 3만 원 가치로 제한하고, 10만 원 가치에 해당하는 게임머니를 잃을 경우 24시간 접속을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NHN엔터는 지난 1분기에도 규제안 시행의 여파로 PC온라인게임 매출이 13.9% 감소했었다.
NHN엔터의 PC온라인게임 매출은 지난 분기 대비 34.4% 감소한 675억 원을 기록했다. 규제안 자체가 미친 영향은 유저 감소 40%, 매출 감소 60%로 1분기와 동일했다. 단, 이 변화가 1개월에 그쳤던 지난 분기와 달리 이번 분기는 3개월 모두 웹보드 규제안의 영향을 받은 것이 차이였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웹보드게임의 매출을 대체할 후속 사업도 찾지 못했다. PC온라인게임은 <에오스>나 <아스타> 등의 이용자 감소와 해외 서비스 게임의 실적 악화가 겹치며 1분기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보여줬다.
1분기 18.6% 상승한 모바일게임 매출도 이번 분기에는 0.9%로 답보상태였다. <가디언스톤>이나 <우파루사가> 등 흥행작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장기 흥행에 실패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 이러한 부진은 주가에도 영향을 끼쳤다.
NHN엔터는 지난 6일 시가총액이 컴투스에 밀리며 국내 게임업계 3위가 되었고, 실적이 발표된 7일 오전에는 전일 대비 시가총액이 약 160억 원이 낮아졌다. (오전 10시 30분 기준)
“매출 변동 적은 전자상거래에 진출하겠다”
이런 상황에서 NHN엔터는 비게임부문 사업을 확장해 실적을 향상시킨다는 정책을 내놨다. NHN엔터가 비게임부문 주력 사업으로 결정한 부문은 전자상거래였다.
NHN엔터의 정우진 대표는 신사업계획을 설명하며 “흥행기반 사업인 게임부문은 매출 변동성이 크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 변동성이 적고 안정적인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NHN엔터는 미국의 B2B 패션잡화 유통업체 ‘비쓰리스타즈’와 중국의 온라인 유통업체 ‘에이컴메이트’, 일봉 쇼핑몰 호스팅업체 ‘사바웨이’, 그리고 국내 쇼핑몰 호스팅 업체인 ‘고도소프트’에 투자와 지분 인수를 단행했다. NHN엔터는 이들 업체를 바탕으로 국가간 전자상거래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단, 이들 업체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힘들 전망이다. 4개 업체 모두 아직 NHN엔터 매출에 영향일 끼칠 만큼 수익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우진 대표는 “다들 매출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금세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 기대하진 않는다. 다만 거래량 자체가 크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사업에 집중하려 한다. 일단 이를 위해 당분간은 플랫폼 고도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NHN엔터는 4개의 전자상거래 업체 외에도 현재 ‘PNP시큐어’라는 국내 DB보안 업체에 투자를 단행했으며, 연내 1 ~ 2건의 비게임사업 부문 투자가 있을 예정이다.
NHN엔터가 인수한 업체 중 한 곳인 ‘에이컴메이트’의 홈페이지
답보 상태의 모바일게임, 글로벌로 풀겠다
성장세가 둔화된 모바일게임 사업에 대한 활로도 모색 중이다. NHN엔터가 현재 준비 중인 시스템은 ‘글로벌 원빌드’라 명명된 해외진출 최적화 계획이다.
글로벌 원빌드 시스템은 기획 단계부터 해외진출을 염두에 둬 개발과정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국내외 환경에도 맞게끔 최적화하는 것을 말한다. 즉, 처음부터 해외진출 준비를 시작해 현지화에 드는 추가 비용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원빌드가 처음 적용되는 것은 올해 하반기 예정된 다수의 미드코어 라인업이다. 현재 NHN엔터는 <라인팝> 후속작, <힘내세요, 용사님>, <도와줘, 잭>, <크루세이더 퀘스트>, <킬 미 어게인> 등 10여 종의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다.
대부분 소셜 요소보다는 액션 등에 집중한 미드코어 이상 라인업으로, 라인 등 플랫폼 연계보다는 독립적인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우진 대표는 “많은 이들이 현지화 등을 걱정하는데, 자체 테스트 결과 콘텐츠만 좋으면 서구권에서도 한국과 유사한 잔존율과 재방문율이 나타나더라. 각국의 환경이 변수는 줄 수 있지만 절대적이진 않다. 실제로 한국의 여러 모바일게임 퍼블리셔가 자신들의 게임으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단, 온라인게임 사업부문에 대해서는 별다른 계획이 공개되지 않았다.
일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라인팡>의 후속작도 출시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