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우수한 의사를 육성하기 위해 가상현실 헤드셋을 이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오큘러스 리프트를 이용해 수술 과정을 생생하게 체험하는 프랑스 의대생들을 영상으로 만나보자.
지난 6월 30일, 프랑스 파리 소재의 유럽 조르쥬 퐁피두 병원에서는 의대생을 대상으로 한 색다른 훈련이 실시됐다. 바로 오큘러스 리프트를 착용하고 수술 과정을 1인칭 시점으로 살펴보는 훈련이다. 이 훈련 영상은 7월 29일 최초로 공개됐으며, 8월 14일 의료 전문 매체와 게임 전문 매체의 보도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오큘러스 리프트를 의대생 훈련 기구로 개조하는 작업은 '레미 루소' 엔지니어가 맡았으며, 수술 시연은 '토마 그레고리' 의사가 맡았다. 프로젝트 실행에 필요한 지원은 '무비오 파운데이션'(Movieo Foundation)이 제공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베테랑 의사가 자기 머리에 장착된 HD 카메라로 수술 과정을 촬영한다. 그 다음에는 촬영한 영상을 의대생이 착용한 오큘러스 리프트로 실시간 전송을 한다. 이렇게 하면 의대생은 베테랑 의사의 시점으로 수술 과정을 빠짐없이 볼 수 있게 된다.
이 훈련 방식은 의사 곁에서 수술 과정을 지켜보는 방법보다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의대생이 의사 옆에서 수술과정을 지켜보면 시야 각도에 따라 수술 과정을 놓칠 우려가 있다. 그렇다고 의대생이 좀 더 자세히 수술 과정을 지켜보려 하면 수술하는 의사가 방해를 받게 된다.
그러나 오큘러스 리프트를 이용하면 의사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수술 과정을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다. 환자의 수술 부위는 어떻게 생겼는지, 의사가 메스와 가위를 어떤 식으로 잡고 다루는지 사소한 사실도 놓치지 않을 정도다.
무비오 파운데이션은 오큘러스 리프트로 의대생을 훈련하는 프로젝트를 확산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를 위해 공식 홈페이지(//www.fondation-moveo.com/)를 운영하면서 프로젝트 성과를 계속 알리겠다고 밝혔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당초 가상현실 게이밍을 위해서 만들어진 기구이지만, 점차 일반 산업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의료분야 외에도 건축, 디자인 등의 분야에서도 가상현실을 이용해 실감 나는 사전체험을 할 수 있다. 이에 처음에는 가상현실 게임기로 구분되던 오큘러스 리프트는 이제 가상현실 기기로 거듭나고 있다.
수술 시연을 한 토마 그레고리 의사. 머리 위에 HD 카메라를 장착해 의대생들이 오큘러스 리프트로 볼 수술 과정을 촬영했다.
의대생들은 오큘러스 리프트를 이용해 의사 시점으로 수술 과정을 보고 배울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