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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처벌을 받더라도 영장 거부하겠다” 카카오톡 프라이버시 조치 발표

영장 거부와 암호화, 보관기간 단축 등 향후 조치 공개

안정빈(한낮) 2014-10-13 19:24:20
다음카카오가 감청논란에 대해 머리를 굽혔다. 이석우 대표는 처벌을 받더라도 영장에 응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밝혔다.

다음카카오는 13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카카오톡의 프라이버시 논란에 대한 조치를 발표했다. 감청영장 불응과 서버보관기간 단축, 암호화가 가능한 프라이버시 모드 도입 등이 주요내용이다.

다음카카오의 이석우 대표는 논란이 된 감청영장에 대해 “더 이상의 감청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석우 대표는 10월 7일 이후부터 감청영장의 집행에 응하지 않고 있으며 향후에도 응하지 않을 계획이라 밝혔다.

이석우 대표는 감청영장에 불응하는 것이 실정법 위반이 될 수도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감청요청 불응이) 만약 실정법 위반이라면 대표이사인 내가 책임을 지겠다”고 강하게 답했다. 이석우 대표는 개인적인 각오나 감정적인 발언이 아니라 다음카카오 내부에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결정한 것이라 덧붙였다.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서비스개선도 도입된다. 서버보관기간을 2~3일로 단축했으며, 저장되는 대화내용은 암호화된다. 여기에 종단간 암호화 기법을 도입, 대화내용 확인을 원천차단하는 프라이버시 모드를 도입할 예정이다. 

카카오톡에서 도입하는 프라이버시 모드는 텔레그램의 비밀대화 기능과 비슷하며 현재 기획단계다. 1:1 대화방은 연내로, 그룹방은 내년 1분기, PC버전은 내년 2분기 중으로 프라이버시 모드가 도입될 예정이다.

이석우 카카오톡의 이용자 숫자감소와 진지하지 못했던 사과방식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이석우 대표는 이용자 숫자의 변화를 묻는 질문에 “아직 자세한 파악은 안됐지만 내부지표를 보면 약간의 하락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부 공지 사과는 인터넷과 모바일 감성에 맞춘 커뮤니케이션이었는데 진지하지 못 한 태도를 보인 듯 하다”며 다시 한 번 사과를 덧붙였다.

다만 전병헌 의원이 지적한 패킷감청 실태에 대해서는 감청설비가 사전에 서버에 접속돼야 하는데, 현재 서버에 설비가 없는 만큼 패킷감청은 지금도, 이후에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다음카카오의 긴급 기자회견에는 이석우 대표만이 참가했으며 김범수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아래는 다음카카오의 기자회견 발표문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다음카카오 대표 이석우입니다. 긴급하게 말씀드렸는데, 참석해 주신 여러 기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먼저, 최근 여러 논란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본인의 안이한 인식과 미숙한 대처로 사용자에게 불안과 혼란을 끼쳐드려서 대단히 송구합니다. 

보안을 철저히 하고, 관련 법제도를 따르는 것 만으로 이용자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있다고 자만하였습니다. 그동안 카카오톡을 아껴주신 사용자들의 불안한 마음을 더 빨리 깨닫지 못하고, 최근 상황까지 이른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반성합니다. 

이용자의 마음을 더 깊이 헤아리지 못하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 본인의 미숙한 대처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 드립니다.   

이러한 잘못을 다시 하지 않기 위해, 법과 프라이버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프라이버시를 우선하는 정책을 실시하겠습니다. 이에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은 조치들을 취하겠습니다.

첫째, 감청 영장에 대해, 10월7일부터 집행에 응하지 않고 있으며, 향후에도 응하질 않을 계획임을 이 자리를 빌려 밝힙니다. 

둘째, 영장 집행 과정에서 최소한의 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절차와 현황에 대해 외부 전문가들을 모시고 정보보호자문위원회를 구성, 검증 받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영장 집행 이후, 집행 사실을 해당 이용자에게 통지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들기 위해서 유관 기관과 논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셋째, 다음카카오는 투명성 리포트를 정기적으로 발간하겠습니다. 첫 보고서는 연말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넷째, 이미 한 번 말씀드렸지만,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서비스 개선 사항에 대해 다시 한 번 말씀드리겠습니다. 

1) 이미 서버 보관기간은 2-3일로 단축하였습니다. 서버에 2-3일간 저장되는 대화내용도 모두 올해 안에 암호화하겠습니다. 

2) 프라이버시 모드를 도입하겠습니다. 프라이버시 모드를 쓰면, 대화내용을 암호화하고, 수신확인된 메시지는 아예 서버에 저장하지 않겠습니다. 프라이버시 모드에서는 단말기에 암호화키를 저장하는 ‘종단간 암호화(end-to-end encryption) 기법을 도입해, 서버에서 대화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습니다. 

1:1 대화방은 연내, 그룹방은 내년 1분기내, PC버전은 내년 2분기 내에 지원하겠습니다. 수신확인된 메시지를 서버에 저장하지 않는 기능은 내년 3분기 내에 도입하겠습니다. 

이 외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방안들은 더 찾아서 개선하고 고쳐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카카오톡은 이용자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이용자의 신뢰를 되찾는 일은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야 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국내 뿐만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언제나 이용자 프라이버시를 우선하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그동안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